전국적으로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이후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집값은 전월 대비 0.06% 하락했다. 수도권(-0.01%), 지방(-0.10%), 5대 광역시(-0.16%) 모두 하락한 가운데, 서울 집값만 0.18% 상승하며 상승 폭을 키웠다. 이는 전월(0.04%) 대비 크게 확대된 수치다.

서울 매매, 전세, 월세 가격지수 변동률. (자료=한국부동산원)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송파구로, 지난달 0.94% 상승했다.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4차례나 신고가를 기록하며, 기존 최고가(27억7000만원)를 뛰어넘어 30억원에 거래됐다. 또한, 같은 지역의 '리센츠'와 '트리지움'도 신고가를 속속 경신하며 강남권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서초구와 강남구도 각각 0.74%, 0.68% 상승하며 강남권의 강세를 보였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116㎡는 지난달 80억원에 거래되며 기존 최고가(69억8000만원)보다 10억원 이상 상승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등도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노원구(-0.07%), 도봉구(-0.04%), 구로구(-0.03%), 금천구(-0.01%) 등은 여전히 약세를 보이며, 강남권과의 대비가 극명해졌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선호 단지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어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 매매 전세 자격지수 추이. (자료=한국부동산원)


전국 전셋값은 0.01% 하락했으나, 서울은 0.06% 상승하며 상승세로 전환됐다. 송파구(0.31%), 강서구(0.14%), 영등포구(0.14%) 등은 전세 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올랐다. 반면, 성동구(-0.14%), 동대문구(-0.11%)는 신규 입주 물량 증가로 전셋값이 하락했다.

월세 시장은 전국적으로 0.08% 상승하며 안정적인 상승세를 유지했다. 서울의 경우 0.12% 상승하며 상승 폭이 확대됐고, 서초구(0.33%), 중구(0.26%), 영등포구(0.24%), 송파구(0.23%)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대출 금리 부담이 지속되면서 월세 선호 현상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정주 여건이 양호한 역세권과 학군지 등에서는 전세 인기가 여전해 전셋값도 상승 전환했다"면서도 "대출 금리 등의 영향에 월세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월세는 상승 폭이 더욱 확대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