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에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천문학적 비용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제약업계가 날로 발전하고 있다곤 하지만, 현재까지는 혼자 힘으로 모든 인풋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몇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서로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제약사 간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본력은 부족하지만 기술력이 뛰어난 바이오벤처에 중견제약사가 자본을 투자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경쟁은 잠시 접어두고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에 국내 제약 산업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뷰어스는 창간 5주년을 맞아 이처럼 상부상조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흐름을 더듬어 본다.-편집자주-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은 한미약품(좌)과 GC녹십자(우) (자료=각 사 홈페이지) ■돈 안 돼도 희귀병 환자 위한 R&D 투자…라이벌과 협업도 OK 희귀·난치성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의료상 필요성이 크지만 시장성이 낮다는 이유로 국내 제약사는 희귀의약품 개발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다. 때문에 국내 희귀의약품 시장 점유율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부분인 상황이다.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희귀의약품 개발을 위해 손을 잡은 국내 제약사들이 나오고 있어, 국내 희귀의약품 시장의 밝은 미래가 기대된다. 이 같은 기대 심리를 견인하고 있는 주인공은 한미약품과 GC녹십자다. 이들은 지난 2월 리소좀 축적 증후군이(LSD)라는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한미약품은 업계에서 독보적인 신약 개발 역량을 보유한 제약사로 유명하다. 이 같은 한미약품의 축적된 R&D 역량과 GC녹십자의 차별화된 희귀의약품 개발 역량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는 이미 LSD의 일종인 헌터 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보유하고 있는 등 희귀질환치료제 개발 경험이 있다. 리소좀 축적 증후군은 희귀질환인 만큼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이름이다. 리소좀이란 체내에서 재활용 처리 시설과 쓰레기 소각장 역할을 하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체내에서 생성되는 많은 물질 중 필요한 물질은 체내 곳곳으로 분산시키고, 필요 없는 물질은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것이다. 이 리소좀이 역할을 하지 못 하면 필요 체내 불순물 축적으로 여러 대사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이를 ‘리소좀 축적 증후군’이라 부른다. GC녹십자가 보유하고 있는 헌터라제는 리소좀 축적 증후군인 뮤코다당증의 하나인 헌터증후군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헌터증후군을 앓는 환자들은 털이 많고 키가 작으며 독특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간과 비장이 커지고 요도감염이 반복되는 등 건강 이상도 동반된다. 녹십자는 이 같은 헌터증후군 치료제 개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다른 리소좀 축적 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이 같은 희귀의약품 개발에 나서는 제약사가 흔치 않을뿐더러, 경쟁사로 볼 수 있는 상위제약사들이 손을 잡는 일도 드물다. 이 같은 고정관념을 깬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물적, 인적자원 교류와 연구 협력을 통해 신약개발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아직은 이들이 리소좀 축적 증후군 중 어떤 질환을 타깃으로 치료제를 개발할지 알려진 바는 없다. 두 기업이 손을 잡는다는 사실 외에 현재 별도로 개발 진행 사항이 외부에 공개되진 않았으나 국내 상위제약사가 희귀의약품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는 사실만으로 시장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신약개발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성공률은 낮아 제약 바이오 업계에선 서로 부담을 나눠가지려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비교적 흔하게 이뤄지긴 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상위제약사 간 협력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의 결합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제약사들은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가 강해, 특히 경쟁사끼리 손을 잡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약품과 GC녹십자의 리소좀 축적 질환 치료제 개발 MOU 건을 보면 성과를 위해서라기보다는 희귀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우선으로 여기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창간5주년기획: K-제약 돌파구 ‘투자와 협업’] ③희귀의약품 개발 위해 ‘적과의 동침’…한미약품·GC녹십자

골격 이상·지능 저하 등 선천성 희귀질환 ‘리소좀 축적 질환’ 치료제 개발 위해 맞손
한미약품 신약 개발 역량과 GC녹십자 노하우가 만나 ‘시너지’

이인애 기자 승인 2020.07.30 12:56 의견 0

신약 개발에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천문학적 비용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제약업계가 날로 발전하고 있다곤 하지만, 현재까지는 혼자 힘으로 모든 인풋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몇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서로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제약사 간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본력은 부족하지만 기술력이 뛰어난 바이오벤처에 중견제약사가 자본을 투자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경쟁은 잠시 접어두고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에 국내 제약 산업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뷰어스는 창간 5주년을 맞아 이처럼 상부상조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흐름을 더듬어 본다.-편집자주-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은 한미약품(좌)과 GC녹십자(우) (자료=각 사 홈페이지)


■돈 안 돼도 희귀병 환자 위한 R&D 투자…라이벌과 협업도 OK

희귀·난치성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의료상 필요성이 크지만 시장성이 낮다는 이유로 국내 제약사는 희귀의약품 개발에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다. 때문에 국내 희귀의약품 시장 점유율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부분인 상황이다.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희귀의약품 개발을 위해 손을 잡은 국내 제약사들이 나오고 있어, 국내 희귀의약품 시장의 밝은 미래가 기대된다.

이 같은 기대 심리를 견인하고 있는 주인공은 한미약품과 GC녹십자다. 이들은 지난 2월 리소좀 축적 증후군이(LSD)라는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한미약품은 업계에서 독보적인 신약 개발 역량을 보유한 제약사로 유명하다. 이 같은 한미약품의 축적된 R&D 역량과 GC녹십자의 차별화된 희귀의약품 개발 역량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GC녹십자는 이미 LSD의 일종인 헌터 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보유하고 있는 등 희귀질환치료제 개발 경험이 있다.

리소좀 축적 증후군은 희귀질환인 만큼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이름이다. 리소좀이란 체내에서 재활용 처리 시설과 쓰레기 소각장 역할을 하는 세포 내 소기관이다. 체내에서 생성되는 많은 물질 중 필요한 물질은 체내 곳곳으로 분산시키고, 필요 없는 물질은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것이다. 이 리소좀이 역할을 하지 못 하면 필요 체내 불순물 축적으로 여러 대사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이를 ‘리소좀 축적 증후군’이라 부른다.

GC녹십자가 보유하고 있는 헌터라제는 리소좀 축적 증후군인 뮤코다당증의 하나인 헌터증후군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헌터증후군을 앓는 환자들은 털이 많고 키가 작으며 독특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간과 비장이 커지고 요도감염이 반복되는 등 건강 이상도 동반된다. 녹십자는 이 같은 헌터증후군 치료제 개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다른 리소좀 축적 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이 같은 희귀의약품 개발에 나서는 제약사가 흔치 않을뿐더러, 경쟁사로 볼 수 있는 상위제약사들이 손을 잡는 일도 드물다. 이 같은 고정관념을 깬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물적, 인적자원 교류와 연구 협력을 통해 신약개발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아직은 이들이 리소좀 축적 증후군 중 어떤 질환을 타깃으로 치료제를 개발할지 알려진 바는 없다. 두 기업이 손을 잡는다는 사실 외에 현재 별도로 개발 진행 사항이 외부에 공개되진 않았으나 국내 상위제약사가 희귀의약품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는 사실만으로 시장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신약개발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성공률은 낮아 제약 바이오 업계에선 서로 부담을 나눠가지려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비교적 흔하게 이뤄지긴 했다. 그럼에도 이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상위제약사 간 협력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제약사와 바이오기업의 결합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제약사들은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되고 싶은 욕구가 강해, 특히 경쟁사끼리 손을 잡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약품과 GC녹십자의 리소좀 축적 질환 치료제 개발 MOU 건을 보면 성과를 위해서라기보다는 희귀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우선으로 여기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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