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2000억원 규모의 대기업 단체급식 시장 경쟁이 춘추전국시대가 된다. (사진=연합뉴스) 1조2000억원 규모의 대기업 단체급식 시장 경쟁이 춘추전국시대가 된다. 삼성을 비롯한 8개 대기업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구내식당 경쟁입찰 전환 제안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중소기업 활성화 취지에 대한 의문점을 표했다. 공정위는 최근 서울 강서구 LG 사이언스 파크에서 단체 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성욱 공정위 위원장은 “삼성 등 8개 대기업이 25년 가까이 계열사 및 친족 기업에 몰아주던 구내식당 일감을 전격적으로 개방한다”고 선언했다. 삼성·현대자동차·LG·현대중공업·신세계·CJ·LS·현대백화점 등 8개 대기업들은 이같은 제안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주요 대기업들은 중소기업 업체를 비롯해 다양한 업체들과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에 좋은 취지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려스러운 면도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급식 업체 입찰 방식의 변화는 상생이나 ESG경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면도 있다. 지난 2012년부터 공공기관에서 대기업은 급식 입찰에서 제외됐다. 문제는 입찰을 통해 중소업체가 아닌 중견기업들이 급식공급을 하게됐다. 중소업체의 활성화라는 취지에서 다소 의문점이 든다”면서 “공정위의 취지대로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입찰 기준 완화 또는 대기업 식수 기준을 맞추기 위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외부에서 8000원짜리 음식을 구내식당에서는 5000원에 먹을 수 있다. 이 경우 식재료 비용은 8000원이 들어가고 차익 3000원은 회사에서 복지 개념으로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다. 관계자는 “급식업체가 바뀌면 해당 업체가 이러한 차감액을 보전해줄 이유는 없다. 실제로 업체가 바뀌었을 때 고려해야 하는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취지대로 당장은 아니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양한 업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소업체들이 식수가 많은 대기업의 수요를 감당하려면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예컨대 식재료 확충, 인력 고용과 같은 역량을 갖추려면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단체 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를 비롯해 아워홈‧현대그린푸드·CJ프레시웨이·신세계푸드 등 5개사가 약 4조3000억원 규모로 전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LG도 자사 단체급식 시장을 순차적으로 전면 개방한다. CJ는 급식 시장의 약 65%를 경쟁 입찰로 전환해 순차적으로 일감을 나눠가기로 했다. 아워홈은 LG그룹·LS그룹과 맺은 급식 계약금액만 2019년 기준 2200억원에 달한다. 공정위의 지침에 따라 수천억원의 매출이 사라질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현대백화점 계열 현대그린푸드도 현대차, 현대중공업과의 거래액만 4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삼성은 지난달 수원사업장과 기흥사업장 등 삼성전자 식당 2곳을 운영할 외부 업체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여기에는 대기업 계열의 급식업체들이 대부분 참여했다.

삼성·CJ 등 주요대기업, 구내식당 빗장 푼다...업계 시각은 회의적

공정위, 단체 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 열고 삼성 등 8개 구내식당 일감 전격 개방 선언
업계 관계자 "취지는 좋지만 중소기업의 대기업 식수 수요 맞추기 위한 지원 방안 없어"

심영범 기자 승인 2021.04.07 11:04 | 최종 수정 2021.04.07 11:08 의견 0
1조2000억원 규모의 대기업 단체급식 시장 경쟁이 춘추전국시대가 된다. (사진=연합뉴스)

1조2000억원 규모의 대기업 단체급식 시장 경쟁이 춘추전국시대가 된다. 삼성을 비롯한 8개 대기업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구내식당 경쟁입찰 전환 제안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중소기업 활성화 취지에 대한 의문점을 표했다.

공정위는 최근 서울 강서구 LG 사이언스 파크에서 단체 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조성욱 공정위 위원장은 “삼성 등 8개 대기업이 25년 가까이 계열사 및 친족 기업에 몰아주던 구내식당 일감을 전격적으로 개방한다”고 선언했다.

삼성·현대자동차·LG·현대중공업·신세계·CJ·LS·현대백화점 등 8개 대기업들은 이같은 제안에 동의했다. 이에 따라 주요 대기업들은 중소기업 업체를 비롯해 다양한 업체들과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에 좋은 취지이지만 한편으로는 우려스러운 면도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급식 업체 입찰 방식의 변화는 상생이나 ESG경영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면도 있다. 지난 2012년부터 공공기관에서 대기업은 급식 입찰에서 제외됐다. 문제는 입찰을 통해 중소업체가 아닌 중견기업들이 급식공급을 하게됐다. 중소업체의 활성화라는 취지에서 다소 의문점이 든다”면서 “공정위의 취지대로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입찰 기준 완화 또는 대기업 식수 기준을 맞추기 위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외부에서 8000원짜리 음식을 구내식당에서는 5000원에 먹을 수 있다. 이 경우 식재료 비용은 8000원이 들어가고 차익 3000원은 회사에서 복지 개념으로 지원해 주는 시스템이다.

관계자는 “급식업체가 바뀌면 해당 업체가 이러한 차감액을 보전해줄 이유는 없다. 실제로 업체가 바뀌었을 때 고려해야 하는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취지대로 당장은 아니어도 시간이 지나면 다양한 업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소업체들이 식수가 많은 대기업의 수요를 감당하려면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예컨대 식재료 확충, 인력 고용과 같은 역량을 갖추려면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단체 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를 비롯해 아워홈‧현대그린푸드·CJ프레시웨이·신세계푸드 등 5개사가 약 4조3000억원 규모로 전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LG도 자사 단체급식 시장을 순차적으로 전면 개방한다. CJ는 급식 시장의 약 65%를 경쟁 입찰로 전환해 순차적으로 일감을 나눠가기로 했다.

아워홈은 LG그룹·LS그룹과 맺은 급식 계약금액만 2019년 기준 2200억원에 달한다. 공정위의 지침에 따라 수천억원의 매출이 사라질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현대백화점 계열 현대그린푸드도 현대차, 현대중공업과의 거래액만 4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삼성은 지난달 수원사업장과 기흥사업장 등 삼성전자 식당 2곳을 운영할 외부 업체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여기에는 대기업 계열의 급식업체들이 대부분 참여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