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500명, 700명, 900명. IT업계에 대규모 채용 전쟁이 벌어졌다. 분야는 프로그램 개발자. 올초 개발인력을 지키기 위해 대규모 연봉 인상 경쟁을 벌인것을 시작으로 복지 강화, 채용 등 3차 대전이 이어지고 있다. 수요 증가에 비해 개발자 품귀현상이 발생하자 기업들이 마음을 졸이는 모양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채용 전쟁 신호탄은 네이버가 쏘아올렸다. 네이버는 올해 신입 개발자를 900명 가까이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달 상반기 서류모집을 진행했으며 여기서는 세 자릿수를 선발한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도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세 자릿수 역대 최대 규모의 경력직을 상시 채용할 예정이다. 이에 뒤질세라 카카오도 이달 초 300여명 규모의 채용 연계형 인턴 모집을 진행했다. 게임사들도 개발자 모시기에 한창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3일부터 500명 규모의 개발직군 경력직을 모집 중이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로 글로벌 게임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개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연봉 2000만원 인상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내놓았던 크래프톤도 올해 700명 규모의 신입 및 경력직을 모집한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새로 합류하게 될 구성원들과 함께 세계 최고의 인재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크래프톤만의 전문가 양성 과정 및 업무 환경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뭐니 뭐니 해도 ‘Money’” 제1차 대전, 연봉 인상 카드를 꺼내들다 앞서 IT업계 제1차 대전은 게임업계 대표 주자인 넥슨과 넷마블이 지난 2월 나란히 800만원씩 연봉을 인상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컴투스, 게임빌, 스마일게이트 등 중견 게임사들도 800만원 인상안을 발표하며 게임업계에 일종의 룰이 형성되는 듯 했다. 그런데 크래프톤이 대뜸 2000만원 인상이라는 회심의 카드를 내밀면서 균형을 깨뜨렸다. 이후 웹젠도 “(업계 내) 연봉 인상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며 연봉과 인센티브를 포함해 2000만원씩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엔씨소프트는 업계 맏형 답게 1000만원 이상의 연봉 인상과 동시에 신입사원 초임연봉의 상한선을 없애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뒤늦게 대전에 참전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자사주를 바로 처분할 수 있는 ‘스톡그랜트’를 도입했다. 그동안 지급해온 스톡옵션과 달리 의무 보유기간이 없어 현금화에 자유롭다. 카카오도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식 보상 카드를 꺼냈다. 카카오는 올해를 시작으로 오는 2023년까지 직원 1인당 최대 600주를 지급할 예정이다. ■“복지가 미래다” 제2차 대전, 파격 복지로 직원 사로잡다 게임사들이 연봉 인상에 이어 복지제도 개편에 나서면서 제2차 대전이 발발했다. 선두주자로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포스트 장학금’ 제도를 개편, 기존 1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지원 금액을 늘렸다. 직원들의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엔 유일하며 글로벌 기업인 구글이 이와 비슷한 제도를 시행 중이다. 넥슨도 기존에 있던 사내 대출을 확대했다. 주택이나 결혼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을 위해 기존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한도를 높였다. 또한 장례 인력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중대조사 지원제도’와 근속 20년 직원에게 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20년 근속 포상제도’를 도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중순부터 업계 최초로 주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마다 쉬었던 ‘놀금’ 제도를 격주로 확대한 것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삶의 질을 높이고 업무 효율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이달부터 포괄임금제를 폐지한다. 포괄임금제는 급여에 추가근무 수당을 포함하는 제도로 그동안 ‘공짜 야근’을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급여 외 추가근무 수당을 별도로 받을 수 있어 직원들의 보상 수준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개발 능력이 있으면 연봉, 복지, 채용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동료들끼리 지금이라도 퇴사하고 코딩 배워야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를 한다"고 전했다.

IT업계, 대규모 개발자 채용 전쟁... 연봉·복지 이어 3차대전 발발

올초 연봉 인상 및 복지 강화에 이어 역대급 규모의 채용
개발자 품귀현상에 기업 발 ‘동동’

송인화 기자 승인 2021.05.06 14:29 | 최종 수정 2021.05.06 14:33 의견 0
(사진=연합뉴스)

500명, 700명, 900명.

IT업계에 대규모 채용 전쟁이 벌어졌다. 분야는 프로그램 개발자. 올초 개발인력을 지키기 위해 대규모 연봉 인상 경쟁을 벌인것을 시작으로 복지 강화, 채용 등 3차 대전이 이어지고 있다.

수요 증가에 비해 개발자 품귀현상이 발생하자 기업들이 마음을 졸이는 모양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채용 전쟁 신호탄은 네이버가 쏘아올렸다.

네이버는 올해 신입 개발자를 900명 가까이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달 상반기 서류모집을 진행했으며 여기서는 세 자릿수를 선발한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도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세 자릿수 역대 최대 규모의 경력직을 상시 채용할 예정이다.

이에 뒤질세라 카카오도 이달 초 300여명 규모의 채용 연계형 인턴 모집을 진행했다.

게임사들도 개발자 모시기에 한창이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3일부터 500명 규모의 개발직군 경력직을 모집 중이다. 이 역시 역대 최대 규모로 글로벌 게임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개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연봉 2000만원 인상이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내놓았던 크래프톤도 올해 700명 규모의 신입 및 경력직을 모집한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새로 합류하게 될 구성원들과 함께 세계 최고의 인재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크래프톤만의 전문가 양성 과정 및 업무 환경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뭐니 뭐니 해도 ‘Money’” 제1차 대전, 연봉 인상 카드를 꺼내들다

앞서 IT업계 제1차 대전은 게임업계 대표 주자인 넥슨과 넷마블이 지난 2월 나란히 800만원씩 연봉을 인상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컴투스, 게임빌, 스마일게이트 등 중견 게임사들도 800만원 인상안을 발표하며 게임업계에 일종의 룰이 형성되는 듯 했다.

그런데 크래프톤이 대뜸 2000만원 인상이라는 회심의 카드를 내밀면서 균형을 깨뜨렸다. 이후 웹젠도 “(업계 내) 연봉 인상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며 연봉과 인센티브를 포함해 2000만원씩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엔씨소프트는 업계 맏형 답게 1000만원 이상의 연봉 인상과 동시에 신입사원 초임연봉의 상한선을 없애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뒤늦게 대전에 참전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자사주를 바로 처분할 수 있는 ‘스톡그랜트’를 도입했다. 그동안 지급해온 스톡옵션과 달리 의무 보유기간이 없어 현금화에 자유롭다.

카카오도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식 보상 카드를 꺼냈다. 카카오는 올해를 시작으로 오는 2023년까지 직원 1인당 최대 600주를 지급할 예정이다.

■“복지가 미래다” 제2차 대전, 파격 복지로 직원 사로잡다

게임사들이 연봉 인상에 이어 복지제도 개편에 나서면서 제2차 대전이 발발했다.

선두주자로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포스트 장학금’ 제도를 개편, 기존 1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지원 금액을 늘렸다. 직원들의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엔 유일하며 글로벌 기업인 구글이 이와 비슷한 제도를 시행 중이다.

넥슨도 기존에 있던 사내 대출을 확대했다. 주택이나 결혼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을 위해 기존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한도를 높였다. 또한 장례 인력과 서비스를 지원하는 ‘중대조사 지원제도’와 근속 20년 직원에게 1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20년 근속 포상제도’를 도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중순부터 업계 최초로 주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마다 쉬었던 ‘놀금’ 제도를 격주로 확대한 것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삶의 질을 높이고 업무 효율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이달부터 포괄임금제를 폐지한다. 포괄임금제는 급여에 추가근무 수당을 포함하는 제도로 그동안 ‘공짜 야근’을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게임빌과 컴투스는 “급여 외 추가근무 수당을 별도로 받을 수 있어 직원들의 보상 수준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개발 능력이 있으면 연봉, 복지, 채용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동료들끼리 지금이라도 퇴사하고 코딩 배워야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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