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이 상반기 민원 1위를 차지했다 (사진=SK증권)
‘동학개미운동’부터 기업공개(IPO) 열풍까지 이어지며 증권업계가 큰 수익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급증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투자로 인해 전산 관련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대어급 IPO 공모주 청약이나 상장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전산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대 증권사의 민원건수는 총 304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3% 증가했다. 활동계좌 10만건당 민원건수를 의미하는 환산 건수는 166건으로 83.2% 늘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그간 꾸준하게 늘었던 매매·상품 판매 관련 민원은 줄었지만 전산 장애와 기타 항목의 민원은 크게 증가했다. 일부 증권사에서 IPO 등의 케이스를 전산 장애가 아닌 ‘기타’로 분류하면서 동시에 늘었다.
SK증권이 올해 상반기 민원건수 1위였다. SK증권은 1503건으로 지난해 상반기 28건에 비해 50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5월에 있었던 SK아이테크롤로지(SKIET) 상장이 기폭제였다. SKIET 거래량이 늘었고 이로 인해 발생한 전산 장애가 결국 민원으로 이어졌다.
SK증권 관계자는 “전산 장애가 아닌 접속 장애이기 때문에 기타 민원으로 처리가 진행됐다”며 “내규 절차에 따라 규정을 정해 피해 보상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전산 관련 예산을 220억원 정도 늘렸고 하반기에 전산 관련 보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은 SK증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앞서 진행된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과 관련해 거래량 증가로 MTS 오작동을 겪었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에만 211건, 2분기 164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 143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서버를 두 배 더 증설하고 인원을 보강해 더는 오류는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로 상위권에 올랐던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3~5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상반기 민원건수 24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며 NH투자증권은 170건, 한국투자증권은 150건에 달했다.
지난해 상반기 전산장애 민원이 많았던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58건으로 75% 줄였다. KB증권도 올해 상반기 상품 판매 관련 민원이 줄어들면서 64건에 머물렀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250%가 넘는 증가율을 보이며 105건의 민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 5월쯤 있었던 해외주식 전산 오류와 관련된 민원으로 인해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오류는 곧바로 처리됐고 피해보상도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산 시스템 관련 투자를 더 진행해야 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증권사 실적은 급격히 성장했지만 국내 58개 증권사의 전산 운영비는 매년 5500억원대로 비슷한 수준이다. 수익이 늘어도 전산 시스템은 특별한 개선이 없었다.
일각에선 민원은 꾸준하게 늘어나는 상황에서도 시스템 개선의 의지는 보이지 않고 청약 수수료 신설 등 수익 창출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위 10개 증권사 중 6개 증권사가 비대면 공모주 청약 시 수수료를 받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산 관련 예산을 꾸준하게 늘리고 심지어 회사 운영비의 대부분을 전산 관리에 쓰고 있지만 문제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더욱 많은 인력을 투입해 더이상의 오류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