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건설업계는 부동산 활황에도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리스크로 해외건설 수주는 온전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제2의 중동 신화를 찾아 동남아시아와 북남미 지역에 해외 거점 발굴에 매진하고 국내 도시정비사업에서는 브랜드 리뉴얼 등 과감한 승부수가 돋보였던 한해였다. 뷰어스는 올해 건설업계 리딩 컴퍼니로 대표할 수 있는 10대 건설사의 동향을 살펴보면서 건설업계의 내년도 최우선 목표까지 짐작이 가능한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김형 대우건설 사업대표 예정자(좌), 정항기 관리대표 예정자(우)
대우건설의 오랜 숙원인 인수합병(M&A)가 마침내 일단락 되는 한해였다.
대우건설은 지난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산업은행에 대우건설을 매각하면서 주인없는 회사가 됐다. 2019년부터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매각을 위해 KDB인베스트먼트를 만들어 대우건설의 새 주인 찾기를 본격화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매각에 대비해 김형 사장의 연임을 확정하고 정항기 CFO 부사장을 승진하면서 각자 대표 체제를 꾸렸다. 정항기 대표가 매각에 대한 관련 기능 업무를 맡으면서 매각프로세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이 같은 각자 대표체제 속에서 매각 작업도 마침표를 찍어가는 모양새다. 지난 7월 중흥그룹이 우건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5개월간 진행해온 인수실무작업을 모두 마무리했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실사과정에서 문제가 된 해외 사업장 부실 등의 리스크를 해결하면서 이번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했다. 협상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으나 11년 만에 새 주인을 찾으면서 새로운 대우건설로의 도약을 위한 시작점을 마련했다.
대우건설은 성공적인 재무구조 개선 속에 실적 성적표도 좋았다. 먼저 부채비율을 극적으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말 284%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올해 3분기 말에는 222.7%까지로 낮아졌다.
대우건설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 외관(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의 올해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은 6조24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늘었다. 영업이익은 75.1% 증가한 5340억원을 기록하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도시정비 실적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총 15곳의 도시정비 사업지에서 총 3조8992억원의 수주액을 더했다. 창사 이래 첫 '3조 클럽' 입성이다.
올해 리모델링 전담팀을 구성하고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우건설은 올해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 ▲용인 수지현대아파트 리모델링 2건을 수주해 5721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용인 수지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단독으로 따내면서 12년 만에 단독 수주에 성공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국토부 시공능력평가에서도 한 계단 상승했다. 지난해 9년만에 시공능력평가 BIG 5에서 밀려나며 체면을 구겼으나 한해만에 다시 자리를 되찾는데 성공했다.
특히 대우건설의 순위 상승을 건축 부문에 아파트가 이끌면서 '푸르지오'와 '푸르지오 써밋'의 가치를 입증했다. 대우건설은 아파트 공사실적 4조1972억원으로 3년간 해당 부문 1위였던 GS건설을 제치고 아파트 왕좌를 꿰찼다.
대우건설은 한국표준협회(KSA)가 주관하는 '2021 한국서비스대상' 시상식에서 2년 연속 아파트 부문 '종합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푸르지오'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9년 만에 기업PR 광고 캠페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대우건설 기업PR TV-CF 스틸컷(사진=대우건설)
안전경영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2019년 6건의 노동자 사망사고 발생 이후 지난해에도 4건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으나 올해도 2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고용노동부가 대우건설 본사와 전국 현장을 대상으로 감독에 들어가기도 했다.
고용부 감사 결과 대우건설의 안전보건 예산 집행액은 ▲2018년 14억3000만원 ▲2019년 9억7000만원 ▲2020년 5억3000만원으로까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는 본사 감독을 통해 대우건설의 산재 보고의무 위반, 안전보건관계자 미선임 등 산안법 위반사항 110건을 적발하고 총 4억536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이에 대우건설은 안전혁신안을 새롭게 발표하고 5년간 안전예산 14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것을 약속하는 등 안전경영에 고삐를 죄고 있다.
대우건설 안전혁신 선포식에 참여한 임직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에서?3번째 대우건설 사업대표 김형 사장, 4번째 대우건설 관리대표 정항기 사장(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올해 신사업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도 적극적이었다. 특히 풍력사업에 집중했다. SK디앤디·씨앤아이레저산업과 1조 3000억원 규모의 굴업도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위한 공동개발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인천시 옹진군 굴업도 인근 해상에 약 240메가와트(㎿) 규모의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외에도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에는 영월에코윈드 풍력발전단지(46MW)를 건설 중이다.
올해 사업 전반에 디지털화에도 속도를 낸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디지털 원패스 시스템'을 활용한 비대면 디지털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도입으로 건설현장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는 대우건설(사진=대우건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4D스마트 모델링 프로그램 '스마일'을 개발하고 현장 적용에도 나섰다. 토목, 골조 공사 과정의 모델링을 4D로 구현하는 시스템으로 한 달 가량이 걸린 전통적인 설계 방식으로는 설계도면 및 지형정보 분석, 시공계획 수립까지를 하루정도로 단축시킨다.
또 건설현장의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기술을 현장에 적용했다. RPA는 사람이 처리해야 하는 정형화된 반복 업무를 로봇이 자동으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이외에도 대우건설은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술문서 리스크 분석 프로그램 'DAIA'(Daewoo A.I Documents Analysis Program)을 개발해 인력과 시간의 소모를 최소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