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뒤에서 걷지 마라 난 그대를 이끌고 싶지 않다 내 앞에서 걷지 마라 난 그대를 따르고 싶지 않다 다만 내 옆에서 걸으라 우리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中 시인이자 에세이 작가 림태주는 자신의 책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에서 사랑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다만 옆에서 나란히 걷기를 바란다. 그럼으로써 온전히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게 사랑이라지만 어쩌면 나란히 걷는 것 자체가 하나의 판타지가 아닐까. 영화 ‘해피 뉴 이어(Happy New Year)’는 흡사 판타지 같은 사랑을 말한다. 아니, 어쩌면 가장 잔잔하고 있을 법한 사랑 이야기다. 그것이 판타지로 느껴지는 것은 우리 시대가 사랑을 너무 흔하게 말하는 탓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연말연시에 의례히 한 편씩 나올 법한 일종의 옴니버스 형태의 작품이다. 호텔 엠로스라는 공간을 통해 스치는 인물들의 각기 다른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해피뉴이어' 스틸컷 (사진=CJ ENM) 호텔리어 소진(한지민)은 15년째 친구로 지내고 있는 승효(김영광)를 짝사랑 중이다. 소진의 마음을 모른 채 승효는 여자친구 영주(고성희)와 결혼 발표를 한다. 이후 사소한 고민들을 털어놓고 함께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승효를 보면서 소진은 은근히 심술이 나기도 한다. 영화 '해피뉴이어' 스틸컷 (사진=CJ ENM) 엠로스의 하우스키퍼 이영(원진아)의 꿈은 뮤지컬 배우다. 번번이 오디션에서 떨어지지만 하우스키퍼를 하면서도 꿈은 키워가고 있다. 그런 그녀와 우연히 만나는 호텔 엠로스의 대표 용진(이동욱)은 자꾸 이영이 눈에 밟힌다. 영화 '해피뉴이어' 스틸컷 (사진=CJ ENM) 공무원 시험에서 5번이나 낙방한 재용(강하늘)은 구질구질한 자신의 생활에 지쳤다. 여자친구는 다른 남자를 만나 자신을 떠났다. 더 이상 삶의 의미도, 재미도 없어진 재용은 2021년의 마지막날을 호텔에서 호화롭게 보내고 투신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들어선 호텔에서 모닝콜을 신청했다가 직원 수연(윤아)과 대화를 시작한다. 영화 '해피뉴이어' 스틸컷 (사진=CJ ENM)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이강(서강준)은 소속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강의 인기에 걸맞지 않는 대우를 해주는 상훈(이광수)은 이강이 일류 기획사로 소속을 옮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의기소침하다. 사람에 대한 진심과 사회적 패배감 사이에서 진심을 택한 상훈에게 돌아온 것은 이강의 신뢰였다. 영화 '해피뉴이어' 스틸컷 (사진=CJ ENM) 호텔이 도어맨 상규(정진영)는 아내와 사별했다. 어느 날 호텔에서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딸을 찾아온 캐서린(이혜영)과 마주친다. 40년 만에 우연히 만난 첫사랑이다. 상규는 다음 생에서도 다시 만나 결혼하자는 약속을 지키며 먼저 떠난 아내를 지킨다. 그런 그에게 캐서린이 제안한 것은 상규와 자신 그리고 떠난 아내 모두가 행복해 지는 길일지도 모르겠다. 각기 다른 다섯 가지의 사랑 이야기는 138분 러닝타임을 꽉 채워 따뜻한 온기로 마음을 간지럽힌다. 우리는 언제 이토록 순수하게 남은 순도 100%의 사랑을 해봤을까. 또 언제 우리에게 이런 사랑이 찾아올까. 꼭 계절이 겨울이어서는 아닐 것이다. 사랑은 계절을 가리지 않으니까. 따뜻한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지난해 12월 29일 극장 개봉과 동시에 티빙 오리지널로 공개됐다.

[리뷰] 어쩌면 사랑이라는 판타지가 필요한 지금…‘해피뉴이어’

박진희 기자 승인 2022.01.04 16:24 의견 0

내 뒤에서 걷지 마라
난 그대를 이끌고 싶지 않다
내 앞에서 걷지 마라
난 그대를 따르고 싶지 않다
다만 내 옆에서 걸으라
우리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中

시인이자 에세이 작가 림태주는 자신의 책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에서 사랑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다만 옆에서 나란히 걷기를 바란다. 그럼으로써 온전히 하나가 되기를 바라는 게 사랑이라지만 어쩌면 나란히 걷는 것 자체가 하나의 판타지가 아닐까.

영화 ‘해피 뉴 이어(Happy New Year)’는 흡사 판타지 같은 사랑을 말한다. 아니, 어쩌면 가장 잔잔하고 있을 법한 사랑 이야기다. 그것이 판타지로 느껴지는 것은 우리 시대가 사랑을 너무 흔하게 말하는 탓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연말연시에 의례히 한 편씩 나올 법한 일종의 옴니버스 형태의 작품이다. 호텔 엠로스라는 공간을 통해 스치는 인물들의 각기 다른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해피뉴이어' 스틸컷 (사진=CJ ENM)

호텔리어 소진(한지민)은 15년째 친구로 지내고 있는 승효(김영광)를 짝사랑 중이다. 소진의 마음을 모른 채 승효는 여자친구 영주(고성희)와 결혼 발표를 한다. 이후 사소한 고민들을 털어놓고 함께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승효를 보면서 소진은 은근히 심술이 나기도 한다.

영화 '해피뉴이어' 스틸컷 (사진=CJ ENM)

엠로스의 하우스키퍼 이영(원진아)의 꿈은 뮤지컬 배우다. 번번이 오디션에서 떨어지지만 하우스키퍼를 하면서도 꿈은 키워가고 있다. 그런 그녀와 우연히 만나는 호텔 엠로스의 대표 용진(이동욱)은 자꾸 이영이 눈에 밟힌다.

영화 '해피뉴이어' 스틸컷 (사진=CJ ENM)

공무원 시험에서 5번이나 낙방한 재용(강하늘)은 구질구질한 자신의 생활에 지쳤다. 여자친구는 다른 남자를 만나 자신을 떠났다. 더 이상 삶의 의미도, 재미도 없어진 재용은 2021년의 마지막날을 호텔에서 호화롭게 보내고 투신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들어선 호텔에서 모닝콜을 신청했다가 직원 수연(윤아)과 대화를 시작한다.

영화 '해피뉴이어' 스틸컷 (사진=CJ ENM)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이강(서강준)은 소속사와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이강의 인기에 걸맞지 않는 대우를 해주는 상훈(이광수)은 이강이 일류 기획사로 소속을 옮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의기소침하다. 사람에 대한 진심과 사회적 패배감 사이에서 진심을 택한 상훈에게 돌아온 것은 이강의 신뢰였다.

영화 '해피뉴이어' 스틸컷 (사진=CJ ENM)

호텔이 도어맨 상규(정진영)는 아내와 사별했다. 어느 날 호텔에서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딸을 찾아온 캐서린(이혜영)과 마주친다. 40년 만에 우연히 만난 첫사랑이다. 상규는 다음 생에서도 다시 만나 결혼하자는 약속을 지키며 먼저 떠난 아내를 지킨다. 그런 그에게 캐서린이 제안한 것은 상규와 자신 그리고 떠난 아내 모두가 행복해 지는 길일지도 모르겠다.

각기 다른 다섯 가지의 사랑 이야기는 138분 러닝타임을 꽉 채워 따뜻한 온기로 마음을 간지럽힌다. 우리는 언제 이토록 순수하게 남은 순도 100%의 사랑을 해봤을까. 또 언제 우리에게 이런 사랑이 찾아올까.

꼭 계절이 겨울이어서는 아닐 것이다. 사랑은 계절을 가리지 않으니까.

따뜻한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지난해 12월 29일 극장 개봉과 동시에 티빙 오리지널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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