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각사)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에 신세계와 롯데가 경합을 벌인다. 1년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이어 양보할 수 없는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신세계가 이베이코리아에 이어 미니스톱까지 품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그룹은 최근 미니스톱 매각 본입찰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미니스톱 본입찰은 이마트24를 운영하는 신세계그룹과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그룹 그리고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앵커프라이빗에쿼티(PE)가 경쟁하게 됐다. 매각 대상은 일본 이온그룹의 자회사 미니스톱이 보유한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 전량이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매각가는 2000~3000억원 안팎이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달 중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롯데가 뒤늦게 매각전에 참여한 것을 두고 신세계에 뒤쳐지면 안된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를 품은 신세계는 단숨에 이커머스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이를 계기로 신세계는 그룹 사업의 축을 본격적으로 온라인으로 전환할 것을 선언했다.
신세계와 롯데는 2018년에도 미니스톱 인수를 두고 경쟁을 벌였다. 당시 본입찰까지 진행한 결과 매각가를 두고 이견이 발생하며 백지화됐다.
미니스톱이 점포 수는 지난 2020년 말 기준 2603개로 업계 5위다. CU(1만4923개)와 GS25(1만4688개)가 업계 수위를 다투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1만501개, 이마트24는 그 뒤를 잇고 있다. 편의점은 점포 수가 경쟁력의 척도로 여겨진다. 더불어 많은 점포를 보유한다면 물류비와 인건비를 포함해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업계 선두 경쟁에 가세할 수 있다. 이마트24가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세븐일레븐과 격차를 좁히며 3위 자리를 노려볼 수 있다. 따라서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가 이번 이번 미니스톱 인수에 대해 군침을 흘리는 상황이다.
더불어 최근 편의점 근접 출점을 금지하는 자율 규약 등 시장 성숙 속 출점 경쟁 과열 등에 규제도 이번 인수에 불을 붙였다. 자율규약이란 편의점 반경 50∼100m 이내에 신규 출점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편의점 업계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주도로 2018년 12월 체결됐다. 편의점 신규 출점 증가로 포화상태에 진입하자 과도한 경쟁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인수전이 우열이 가리기 힘들어 보인다.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한다면 경쟁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3년전처럼 가격 차이를 두고 이견을 좁히는 것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신세계와 롯데는 지난해 6월 이베이코리아를 두고 롯데와 경합을 벌였다. 당시 신세계는 약 3조4000억원에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했다. 당시 롯데쇼핑은 3조원 이하의 가격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