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생활 속에는 다양한 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지만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우리 생활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주는지 굳이 몰라도 되지만 알면 재미있는, 알아두면 쓸모 있는 여러 가지 생활 속 산업 이야기를 풀어내 본다. -편집자주

전기자동차는 추위에 약하다. 이는 기온의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성 때문이다. 배터리 내부는 액체 전해질로 구성돼 있다. 전해질은 리튬이온이 양극을 오갈 수 있는 통로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기온이 떨어지면 전해질이 굳으면서 내부 저항이 커지게 되고 그만큼 효율이 낮아진다.

전기차 운전자라면 효율적인 겨울 운행을 위해 차의 특성을 미리 파악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시설 (사진=연합뉴스)

■ 주차는 실내에 하세요

전기차는 대부분 여름보다 겨울에 주행 가능 거리가 크게 짧아진다. 주변 온도가 낮아지면 전기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제대로 작용하지 못해서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지면 충전을 포함한 여러 기능에서 성능을 발휘하기 힘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는 외부 환경에 노출된 옥외 주차장보다 배터리를 위한 적정 온도 유지를 고려해 실내 또는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실내 주차는 실내 온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도록 막아줄 수도 있다. 만약 옥외에 차를 세워야 한다면 가급적 바람이 덜 불고 햇볕이 잘 드는 곳을 고르는 것이 좋다.

■ 히터 사용은 최대한 자제하세요

배터리의 전기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장치는 구동용 전기 모터다. 그 다음은 공기조절장치, 즉 에어컨과 히터다. 특히 겨울철에 반드시 필요한 히터는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더욱 짧게 만든다.

엔진이 달린 자동차는 엔진이 작동하면서 내는 폐열을 히터에 활용한다. 구체적으로 엔진을 식히면서 열을 빼앗은 냉각수를 활용한다. 그러나 전기차에는 엔진처럼 계속 열을 내는 장치가 없다.

전기차 히터는 세기에 상관없이 공기조절장치에서 설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전기 에너지를 소비한다. 배터리 과소비를 막으려면 히터 사용은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대신 스티어링 휠이나 좌석의 열선 기능을 먼저 쓰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추운 겨울 히터를 쓰지 않을 수는 없다. 이럴 때에는 전기차가 제공하는 원격 제어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의 공조장치 제어 기능을 이용해 차에 타기 전 미리 실내 온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일단 차에 탑승하면 실내 공기를 재빨리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 히터를 강하게 틀게 된다. 원격 제어기능을 활용하면 어느 정도 차 안이 따뜻해진 상태에 탑승하기 때문에 이동 중 히터를 강하게 틀지 않아도 된다.

특히 이 기능은 충전기를 차에 꽂은 상태에서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히터 작동에 쓰이는 전기 에너지를 충전하면서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리 작동 시간 설정도 가능하다. 차를 충전하면서 출발 시간에 맞춰 공조장치 작동을 예약하면 한결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 100% 완속 충전하세요

국내의 경우 시설 여건 탓에 전기차 운전자들은 대체로 급속충전기를 이용한다. 급속충전기는 빨리 충전된다는 장점이 크지만 배터리 수명과 안전성 문제로 충전량의 80%가 채워지면 충전 속도가 느려진다. 때문에 100% 충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충전을 멈추고 차를 쓰는 경우가 흔하다.

평소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더라도 겨울에는 완속충전기를 이용해 100% 충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겨울에는 에너지 소비를 아무리 줄여도 배터리가 온전한 성능을 내지 못한다. 주변 환경에 따라 남은 충전량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농후하다. 가능한 한 완속충전기에 연결해 충전량 100%를 채운 상태로 전기차를 보관하는 것이 유리하다.

겨울에는 회생제동 기능을 끄거나 가장 낮은 강도에 맞추는 것이 좋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에코 모드 설정하세요

대부분 전기차는 주행 모드를 설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겨울에는 에코(Eco) 모드나 칠(Chill) 모드를 선택시 전기 모터와 공기조절장치를 포함한 여러 장치의 에너지 사용을 자동으로 최적화한다. 물론 운전자가 일일이 장치들을 끌 수도 있지만 에너지 절약형 주행 모드의 편리성과 효과성을 누릴 만하다. 운전자가 설정할 수 없는 장치나 기능까지도 알아서 조절할 수 있다.

회생제동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차들도 있다. 겨울에는 이 기능을 끄거나 가장 낮은 강도에 맞추는 것이 좋다. 주행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을 때에는 회생제동으로 전기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보다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어 서서히 차의 속도를 줄임으로써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특히 눈길이나 빙판길처럼 노면이 미끄러운 곳은 회생제동 강도가 높으면 기능이 작동하는 순간 차가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지양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