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기아차 광주공장 앞에서 안전운임제 확대 적용 등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9일 전국 곳곳에서 물류 차질에 따른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생산품을 옮기지 못해 재고가 쌓이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생산품을 받지 못해 재고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천정부지로 치솟는 경윳값에 파업 동력이 더욱 거세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통상 파업 첫날 주변 분위기에 휩쓰리는 등 높은 동참률은 날이 갈수록 쌓이는 피로감에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에 결코 밀리 수 없다는 절박한 심리에 비조합원들의 파업 동참이 맞물려 분위기를 고조시카고 있다. 과거 조합들의 비조합원 폭력 사태 등으로 인한 '노노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영월 한일시멘트, 동해 쌍용씨앤이, 강릉 한라시멘트 등에서 사흘째 파업 결의대회가 이어지고 있다. 조합원들의 운송 작업이 완전히 멈춘데다 비조합원들도 물리적인 충돌을 피하고자 사태를 지켜보며 운행을 꺼리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시멘트사들은 생산 시멘트를 저장소(사일로·silo)에 쌓아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습기에 취약한 시멘트는 전용 저장소가 아니면 보관이 어려워 파업이 장기화하면 더는 시멘트를 생산할 수 없게 된다. 충북 제천·단양의 시멘트 공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노조원들이 공장 주변에 산재해 시멘트 출하를 저지하면서 사흘 연속 시멘트 출하가 중단됐다. 시멘트 업체들은 철도 수송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파업에 대처하고 있으나 일부 업체는 출하기지 저장소 용량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항만에서도 차질이 빚어지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총파업 영향으로 우리나라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의 하루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크게 줄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부산항 10개 터미널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5418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평소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사흘 연속 하루 물동량 약 4만9000톤 가운데 절반가량을 출하하지 못하고 있고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는 사흘 연속 하루 출하량 9000톤의 물량이 전혀 나가지 못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현대자동차 생산라인 가동이 부품 운송 거부로 이틀째 차질을 빚고 있고 광주에서는 생산된 차량을 차고지로 보내기 위한 카캐리어를 동원하지 못해 이틀째 사무직 직원들이 번호판 없는 차량을 직접 이동시키는 개별 운송을 했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컨테이너와 시멘트, 철강,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확실히 비조합원의 참여도도 상당한 수준"이라면서 "부산항 80%,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95%, 평택항 95%, 광양항 100% 정도 물동량이 멈췄다. 울산석유화학단지, 대산석유화학단지, 여수화학단지 등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는 거의 100% 멈췄다"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비조합원 A씨는 "화물연대가 지금 하는 파업에 고마운 마음이 들어 비조합원임에도 동조하는 것"이라면서 "안전운임제가 (전품목으로) 정착돼 앞으로는 화물노동자들이 이런 일(파업) 없이 모두가 편안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화물연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평균 1374원이던 경유 가격은 47.6% 상승해 7일 기준 2028원까지 올랐다. 월 운송 거리 1만889㎞를 다니는 25톤 화물차량에 대입할 경우 유류비만 약 668만원(3630리터 기준)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약 373만원을 지출했을 때보다 약 295만원 늘어난 수치다.

[화물연대 파업] 철강, 레미콘 업계 물류 차질 현실화…치솟는 경윳값에 파업 동력 높아져

장원주 기자 승인 2022.06.09 15:10 | 최종 수정 2022.06.09 15:23 의견 0
9일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기아차 광주공장 앞에서 안전운임제 확대 적용 등을 촉구하는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총파업 사흘째인 9일 전국 곳곳에서 물류 차질에 따른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생산품을 옮기지 못해 재고가 쌓이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생산품을 받지 못해 재고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천정부지로 치솟는 경윳값에 파업 동력이 더욱 거세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통상 파업 첫날 주변 분위기에 휩쓰리는 등 높은 동참률은 날이 갈수록 쌓이는 피로감에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에 결코 밀리 수 없다는 절박한 심리에 비조합원들의 파업 동참이 맞물려 분위기를 고조시카고 있다. 과거 조합들의 비조합원 폭력 사태 등으로 인한 '노노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영월 한일시멘트, 동해 쌍용씨앤이, 강릉 한라시멘트 등에서 사흘째 파업 결의대회가 이어지고 있다. 조합원들의 운송 작업이 완전히 멈춘데다 비조합원들도 물리적인 충돌을 피하고자 사태를 지켜보며 운행을 꺼리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시멘트사들은 생산 시멘트를 저장소(사일로·silo)에 쌓아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습기에 취약한 시멘트는 전용 저장소가 아니면 보관이 어려워 파업이 장기화하면 더는 시멘트를 생산할 수 없게 된다.

충북 제천·단양의 시멘트 공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노조원들이 공장 주변에 산재해 시멘트 출하를 저지하면서 사흘 연속 시멘트 출하가 중단됐다. 시멘트 업체들은 철도 수송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파업에 대처하고 있으나 일부 업체는 출하기지 저장소 용량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항만에서도 차질이 빚어지는 곳이 생겨나고 있다. 총파업 영향으로 우리나라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의 하루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크게 줄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부산항 10개 터미널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5418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로 평소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사흘 연속 하루 물동량 약 4만9000톤 가운데 절반가량을 출하하지 못하고 있고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서는 사흘 연속 하루 출하량 9000톤의 물량이 전혀 나가지 못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현대자동차 생산라인 가동이 부품 운송 거부로 이틀째 차질을 빚고 있고 광주에서는 생산된 차량을 차고지로 보내기 위한 카캐리어를 동원하지 못해 이틀째 사무직 직원들이 번호판 없는 차량을 직접 이동시키는 개별 운송을 했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컨테이너와 시멘트, 철강,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확실히 비조합원의 참여도도 상당한 수준"이라면서 "부산항 80%,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 95%, 평택항 95%, 광양항 100% 정도 물동량이 멈췄다. 울산석유화학단지, 대산석유화학단지, 여수화학단지 등 우리나라 3대 석유화학단지는 거의 100% 멈췄다"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비조합원 A씨는 "화물연대가 지금 하는 파업에 고마운 마음이 들어 비조합원임에도 동조하는 것"이라면서 "안전운임제가 (전품목으로) 정착돼 앞으로는 화물노동자들이 이런 일(파업) 없이 모두가 편안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화물연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평균 1374원이던 경유 가격은 47.6% 상승해 7일 기준 2028원까지 올랐다. 월 운송 거리 1만889㎞를 다니는 25톤 화물차량에 대입할 경우 유류비만 약 668만원(3630리터 기준)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약 373만원을 지출했을 때보다 약 295만원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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