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서울 본사 모습 (사진=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여직원이 동료들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하고 성폭력까지 당했다며 고소한 사건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를 ‘회유’하려는 정황이 드러났다. 포스코의 뒤늦은 사과에 이어 포항제철소 상사가 피해자를 찾아가는 등 ‘2차 피해’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회사의 미온적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포스코의 서울 사무소와 너무나 다른 열악한 지방 회사의 군대식 조직문화 등을 문제 발생의 이유로 지적했다. 서울과 지방 회사가 소위 따로 논다는 말이다. ■ 피해직원 찾아가 ‘2차 피해’ 상사…회유 시도했나? 27일 포스코와 경북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 여직원 A씨는 같은 부서 직원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7일 경찰에 고소했다. 또한 회사 회식 자리에서 자신을 추행한 혐의로 상사 직원 2명, 성희롱한 혐의로 직원 1명도 함께 고소했다. 포스코는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지난 23일 김학동 대표이사(부회장) 명의로 뒤늦은 사과문을 냈다. 논란이 확산되자 피해자를 ‘회유’하려는 정황도 나왔다.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7시 포스코 김학동 부회장은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비슷한 시각 포항제철소 고위직인 부소장과 그룹장은 피해자의 집을 찾아간 것으로 CCTV를 통해 확인됐다. 피해자를 찾아간 포항제철소 고위임원인 부소장 등은 ‘집 앞에 와 있다’, ‘잠시 시간 좀 내달라’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연락을 했다. 이에 피해자는 ‘지금 만날 몸 상태가 아니다’라며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피해자를 찾아간 이들은 성폭력을 당한 직원에 대한 위로가 아닌 ‘원하는 걸 말하라’였다. 보도에서 부소장은 “경찰에 고소까지 했는데, 원하는 사항이 뭔지 듣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의 가족에게까지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 여성은 “회유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성폭력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피해직원은 ‘2차 피해’를 당한 셈이다. 더구나 피해여성 집에 찾아온 부소장은 지난해 피해여직원이 성희롱을 당했던 부서로 다시 복귀하도록 지시한 상사인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부소장의 피해자 방문에 대한 본지 질의에 처음에는 “그 이유를 잘 모른다”고 했다가 나중에 다시 “개인적으로 사과하기 위한 것으로 들었다”고 해명했다. 포스코는 같은 날 사과를 하면서 동시에 뒤에서는 임직원이 방문해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준 셈이다. ■ “군대문화·잦은회식…포항·광양은 열악해” 직원들 토로 포스코 서울 본사에서의 사과문 표명 시점과 동시에 포항제철소 임직원은 피해자를 방문해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 관련해 서울과 지방 회사가 각각 동떨어진 문화 속에서 따로 움직이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직장인들의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포스코 지방 회사들은 고질적인 군대식문화,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의 발언, 강제적인 회식문화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러한 포스코에 대한 평가는 전현직 직원들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 포스코 전현직 직원들은 ‘터질 것이 터졌다’라고 평가했다. 현직 직원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꼰대문화, 군대문화, 수직적, 무능력한 임원, 내로남불, 직원을 개돼지로 본다, 술 못 먹으면 능력 없다고 생각하는 조직문화”라고 단점을 적었다. 또 다른 직원은 “서울과 지방(포항, 광양)이 처우와 환경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열악한 지방근무 환경”이라고 했다. 특히 많은 직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상명하복 군대식 문화가 심하다’, ‘잦은 회식 문화’, ‘서울과 포항 및 광양은 다른 회사라 할 정도로 지방이 열악하다’ 등이었다. 한 직원은 “최근 대외적인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회사 이미지가 추락해 부끄럽다”며 “겉만 번지르한 회사”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서울과 포항, 광양 제철소가 서로 다른 조직 문화로 인해 서울에서 아무리 윤리 경영을 외쳐도 제철소 현장에까지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성폭행 사건’ 포스코 서울서 사과, 지방선 회유?…“딴 세상 제철소” 화 키워

포항제철소 임직원, 피해자 접촉 시도…2차 피해 우려
서울 본사도 몰랐다 뒤늦게 파악 “사과 하려 했다 들어”
커뮤니티서 제철소 직원들 “잦은회식 등 열악한 조직문화” 지적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6.27 16:51 | 최종 수정 2022.06.27 17:15 의견 0
포스코 서울 본사 모습 (사진=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여직원이 동료들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하고 성폭력까지 당했다며 고소한 사건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피해자를 ‘회유’하려는 정황이 드러났다.

포스코의 뒤늦은 사과에 이어 포항제철소 상사가 피해자를 찾아가는 등 ‘2차 피해’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알려져 회사의 미온적 대처가 도마에 올랐다.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포스코의 서울 사무소와 너무나 다른 열악한 지방 회사의 군대식 조직문화 등을 문제 발생의 이유로 지적했다. 서울과 지방 회사가 소위 따로 논다는 말이다.

■ 피해직원 찾아가 ‘2차 피해’ 상사…회유 시도했나?

27일 포스코와 경북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 여직원 A씨는 같은 부서 직원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 7일 경찰에 고소했다. 또한 회사 회식 자리에서 자신을 추행한 혐의로 상사 직원 2명, 성희롱한 혐의로 직원 1명도 함께 고소했다. 포스코는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지난 23일 김학동 대표이사(부회장) 명의로 뒤늦은 사과문을 냈다.

논란이 확산되자 피해자를 ‘회유’하려는 정황도 나왔다.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7시 포스코 김학동 부회장은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비슷한 시각 포항제철소 고위직인 부소장과 그룹장은 피해자의 집을 찾아간 것으로 CCTV를 통해 확인됐다.

피해자를 찾아간 포항제철소 고위임원인 부소장 등은 ‘집 앞에 와 있다’, ‘잠시 시간 좀 내달라’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연락을 했다. 이에 피해자는 ‘지금 만날 몸 상태가 아니다’라며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다.

피해자를 찾아간 이들은 성폭력을 당한 직원에 대한 위로가 아닌 ‘원하는 걸 말하라’였다. 보도에서 부소장은 “경찰에 고소까지 했는데, 원하는 사항이 뭔지 듣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의 가족에게까지 연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피해 여성은 “회유를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성폭력으로 큰 충격을 받았을 피해직원은 ‘2차 피해’를 당한 셈이다.

더구나 피해여성 집에 찾아온 부소장은 지난해 피해여직원이 성희롱을 당했던 부서로 다시 복귀하도록 지시한 상사인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예상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부소장의 피해자 방문에 대한 본지 질의에 처음에는 “그 이유를 잘 모른다”고 했다가 나중에 다시 “개인적으로 사과하기 위한 것으로 들었다”고 해명했다.

포스코는 같은 날 사과를 하면서 동시에 뒤에서는 임직원이 방문해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준 셈이다.


■ “군대문화·잦은회식…포항·광양은 열악해” 직원들 토로

포스코 서울 본사에서의 사과문 표명 시점과 동시에 포항제철소 임직원은 피해자를 방문해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 관련해 서울과 지방 회사가 각각 동떨어진 문화 속에서 따로 움직이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직장인들의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포스코 지방 회사들은 고질적인 군대식문화,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의 발언, 강제적인 회식문화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러한 포스코에 대한 평가는 전현직 직원들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 포스코 전현직 직원들은 ‘터질 것이 터졌다’라고 평가했다.

현직 직원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꼰대문화, 군대문화, 수직적, 무능력한 임원, 내로남불, 직원을 개돼지로 본다, 술 못 먹으면 능력 없다고 생각하는 조직문화”라고 단점을 적었다.

또 다른 직원은 “서울과 지방(포항, 광양)이 처우와 환경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열악한 지방근무 환경”이라고 했다.

특히 많은 직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상명하복 군대식 문화가 심하다’, ‘잦은 회식 문화’, ‘서울과 포항 및 광양은 다른 회사라 할 정도로 지방이 열악하다’ 등이었다.

한 직원은 “최근 대외적인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회사 이미지가 추락해 부끄럽다”며 “겉만 번지르한 회사”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서울과 포항, 광양 제철소가 서로 다른 조직 문화로 인해 서울에서 아무리 윤리 경영을 외쳐도 제철소 현장에까지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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