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왕좌를 사이에 둔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지주간의 쟁탈전이 치열하다. 올해 상반기 양사의 순익 격차는 불과 350억원 안팎. 특히 금리 인상기 증시가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비이자이익부문 수익 증대를 위해 지원사격에 나서야 하는 증권사들의 역할론 또한 커지고 있다. (사진=KB증권, 신한금융투자 본사 사옥)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동안 2조72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KB금융그룹은 상반기 2조7566억원을 거두며 선두를 지켰지만 2분기 기준으로는 신한금융지주가 319억원 차이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 이익 증가와 더불어 드러난 부분이 증시 부진에 따른 비이자이익 감소였던 만큼 하반기 실적 개선 확대를 위해서는 증권사들의 성장이 필수 요소로 꼽힌다. 각 사 IR자료에 따르면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상반기 순이익은 각각 1824억원과 1891억원.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51.4%, 41.4%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신한금융투자보다 515억원 많은 이익을 남겼던 KB증권이 올해는 70억원 가량 뒤쳐졌다. 실제 금융투자업계에서 KB증권은 꾸준히 5위권 안팎을 유지하고 신한금융투자가 그 뒤를 쫓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신한금융투자가 IB부문에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위탁수수료나 금융상품을 통한 수익은 각각 40%대와 10% 안팎의 감소를 보이며 증시 부진 여파를 양사 모두 비슷한 강도의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실적 현황 (자료=각사 IR자료) 반면 IB부문은 KB증권이 전년대비 52.4% 증가한 2617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했음에도 1747억원(전년대비 107.7% 증가)을 벌어들인 신한금융투자가 빠르게 추격하는 모양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글로벌투자금융(GIB) 총괄 각자대표로 김상태 대표를 선임한 데 이어 서윤복 신입 본부장을 영입하는 등 조직 개편을 실시, 기업공개(IPO) 부문을 3부로 확대한 바 있다. 이후 딜소싱 역량과 영업 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는 평이다. 실제 지난 5월 LG CNS 상장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김 대표는 직접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며 적극적인 추진력을 보이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IPO 시장이 LG에너지솔루션 이후 큰 딜은 없었지만 오히려 유상증자나 채권발행 등을 통해 IB부문 전역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견고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IPO 시장은 최근 KB증권 역시 가장 공들이고 있는 시장 중 하나다. KB증권은 올초 IPO시장 최대어였던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 대표 주관사로 활약하며 단숨에 리그 테이블 1위에 오른 데 이어 청담글로벌, 스톤브릿지벤처스, 지투파워의 상장도 주관하며 IPO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양 사는 LG에너지솔루션 주관에서 대표 주관,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더블유씨피(WCP)의 IPO에도 공동 대표로 선정됐다. WCP의 상장 이후 예상 시가총액은 2조7000억~3조4000억원대로 이번 IPO를 통해 두 회사는 각각 57억원, 43억원 규모의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내년 상장 예정인 LG CNS의 상장 주관사로도 두 회사가 나란히 선정되는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 거래대금 감소+채권운용손실 지속..."방어력 향상이 관건" 한편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결국 금융지주들의 실적 향배는 은행들의 이자마진 확대와 증권사들의 추가 손실 방어력 두가지 축에 의해 갈릴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악화, 채권운용 및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실을 넘어 경기 침체로 인한 자산시장의 변동성까지 확대될 경우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 다각화 차원에서 증권사들이 IB부문의 인력 확충 및 전산시스템 개발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지만 증시 부진으로 인해 공모시장이 계속 침체기를 겪는다면 효과를 최대화하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확대에 따른 부실 리스크 등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증권사의 실적 악화의 원인이 채권평가손실에 있는데 이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됐다”며 “경기 침체까지 현실화될 경우 보유·투자한 자산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채무보증, 대출 자산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하반기에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KB·신한, ‘리딩뱅크’ 경쟁 속 커지는 ‘증권 역할론’

금융지주 실적 지원사격 위한 증권사 역할론 확대
하반기 증시 부진, 운용손실 등 만발한 악재 피해가나

박민선 기자 승인 2022.07.25 16:59 의견 0

‘리딩뱅크’ 왕좌를 사이에 둔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지주간의 쟁탈전이 치열하다. 올해 상반기 양사의 순익 격차는 불과 350억원 안팎. 특히 금리 인상기 증시가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비이자이익부문 수익 증대를 위해 지원사격에 나서야 하는 증권사들의 역할론 또한 커지고 있다.

(사진=KB증권, 신한금융투자 본사 사옥)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동안 2조72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KB금융그룹은 상반기 2조7566억원을 거두며 선두를 지켰지만 2분기 기준으로는 신한금융지주가 319억원 차이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 이익 증가와 더불어 드러난 부분이 증시 부진에 따른 비이자이익 감소였던 만큼 하반기 실적 개선 확대를 위해서는 증권사들의 성장이 필수 요소로 꼽힌다.

각 사 IR자료에 따르면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상반기 순이익은 각각 1824억원과 1891억원.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51.4%, 41.4% 감소한 것으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신한금융투자보다 515억원 많은 이익을 남겼던 KB증권이 올해는 70억원 가량 뒤쳐졌다.

실제 금융투자업계에서 KB증권은 꾸준히 5위권 안팎을 유지하고 신한금융투자가 그 뒤를 쫓는 분위기였지만 최근 신한금융투자가 IB부문에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위탁수수료나 금융상품을 통한 수익은 각각 40%대와 10% 안팎의 감소를 보이며 증시 부진 여파를 양사 모두 비슷한 강도의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실적 현황 (자료=각사 IR자료)

반면 IB부문은 KB증권이 전년대비 52.4% 증가한 2617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했음에도 1747억원(전년대비 107.7% 증가)을 벌어들인 신한금융투자가 빠르게 추격하는 모양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글로벌투자금융(GIB) 총괄 각자대표로 김상태 대표를 선임한 데 이어 서윤복 신입 본부장을 영입하는 등 조직 개편을 실시, 기업공개(IPO) 부문을 3부로 확대한 바 있다. 이후 딜소싱 역량과 영업 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는 평이다.

실제 지난 5월 LG CNS 상장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김 대표는 직접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며 적극적인 추진력을 보이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IPO 시장이 LG에너지솔루션 이후 큰 딜은 없었지만 오히려 유상증자나 채권발행 등을 통해 IB부문 전역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견고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IPO 시장은 최근 KB증권 역시 가장 공들이고 있는 시장 중 하나다. KB증권은 올초 IPO시장 최대어였던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당시 대표 주관사로 활약하며 단숨에 리그 테이블 1위에 오른 데 이어 청담글로벌, 스톤브릿지벤처스, 지투파워의 상장도 주관하며 IPO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양 사는 LG에너지솔루션 주관에서 대표 주관,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린 데 이어 더블유씨피(WCP)의 IPO에도 공동 대표로 선정됐다. WCP의 상장 이후 예상 시가총액은 2조7000억~3조4000억원대로 이번 IPO를 통해 두 회사는 각각 57억원, 43억원 규모의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내년 상장 예정인 LG CNS의 상장 주관사로도 두 회사가 나란히 선정되는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 거래대금 감소+채권운용손실 지속..."방어력 향상이 관건"

한편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결국 금융지주들의 실적 향배는 은행들의 이자마진 확대와 증권사들의 추가 손실 방어력 두가지 축에 의해 갈릴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악화, 채권운용 및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손실을 넘어 경기 침체로 인한 자산시장의 변동성까지 확대될 경우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 다각화 차원에서 증권사들이 IB부문의 인력 확충 및 전산시스템 개발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지만 증시 부진으로 인해 공모시장이 계속 침체기를 겪는다면 효과를 최대화하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확대에 따른 부실 리스크 등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증권사의 실적 악화의 원인이 채권평가손실에 있는데 이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됐다”며 “경기 침체까지 현실화될 경우 보유·투자한 자산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채무보증, 대출 자산에 대한 건전성 우려가 하반기에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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