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찍고 상승문턱을 넘어서는 구간일까. 아니면 일시적인 베어마켓 랠리일까. 쉽게 말하면 슬금슬금 분할매수에 들어가야 하는 시기인지, 경기침체를 염두에 두고 진바닥을 더 기다리는 게 현명할 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이 같은 고민은 최근 증시가 반등의 기미를 슬쩍슬쩍 내비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지수가 고점대비 30% 가량 빠진 현재의 상황이 과거 경험상 밸류에이션 하단에 속한다. 120달러를 찍었던 국제유가도 100달러를 하회한다. 이외에도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가능성을 보여주는 원자재 가격 조정, 2분기 상장기업들의 '의외의' 선방이 매수심리를 자극한다. 최근 개선 조짐을 보이는 외국인 수급도 긍정적 전망에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다. 25일 SK증권 안영진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내고 "현 장세는 베어마켓 랠리라고 본다. 상승장의 서막이라 하긴 이르다"고 주장했다. 우선 경기순환적인 관점이다. 핵심은 기업실적이다. 안영진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계속 '하반기 경제는 더 어려워 진다'는 의견"이라며 "3분기 중 거의 모든 나라의 중앙은행이 컨센서스를 상회하거나 거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데, 수요를 위축시켜서라도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라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예상 수준을 웃도는 실적은 트레이딩의 좋은 계기가 되지만 침체의 여파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크레딧 리스크는 아직 피크아웃을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전언이다. 이벤트, 지정학적 관점에서 그는 러-우크라이나 전쟁을 주목했다. 결국은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 이슈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제재를 일부 푼다는 아이러니는 얼마나 현실이 팍팍한지를 보여준다"며 "반대로 말하면 러시아의 협상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 시기는 겨울철 난방 수요까지 더해지는 때"라고 했다. 사실 휴전 협상 얘기는 반복적으로 나오지만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떨어뜨려 민간인 사망자를 낸 것은 불과 엊그제 벌어진 일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에 방문해 빈손으로 돌아온 것과 대조적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란에서 무기 공급과 안보 협력에 합의했다. 유럽 이슈도 관건이다. ECB가 50bp 빅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유로화 반등은 미미했다. 인플레를 잡기 위한 경기부진은 감내해야 겠지만 유럽의 경우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공급, 상이한 펀더멘탈을 가진 국가들간 발생할 수 있는 소버린 리스크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달러 강세를 꺾을 만한 힘이 아직 시장에 충분치 않다"고 봤다. 그렇다면 본격 상승장의 신호는 뭘까. 그는 "그 중 하나는 달러의 반락이 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유럽이 넘어야 할 산들은 많기도 많고, 높기도 높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바닥을 찍고 상승을 모색 중이란 분석도 만만찮다. 한 자산운용사 CEO는 "현재 시장은 바닥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악재나오면 줄곧 흘러내렸는데 시장이 최근들어 슬슬 바닥을 잡으려는 움직임, 즉 매수 세력은 늘어난 반면 급하게 파는 쪽은 적어졌다. 바닥을 모색하는 구간으로 본다"고 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금리인상이란 거대한 트렌드와 경기침체라는 상황을 장기적으로 우려하는 사람들은 현 시장을 베어마켓으로 보고 투자회피를 주장한다"며 "반대로 기존 악재가 이미 노출됐고 매물 공백 상황이 맞물리는 최근 장세를 주목한다면 베어마켓 랠리의 기회로 보는데 아직은 보수적으로 보는 이들이 다수"라고 했다. 그는 이어 "다만 다수가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며 "베어마켓 랠리의 경우 보통 10% 정도의 상승이 가능하다고 보는데 이들은 2300을 바닥으로 2550선까지 랠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상승장 서막? “베어마켓 랠리일뿐 vs 진바닥 기다려”

홍승훈 기자 승인 2022.07.25 16:58 의견 0

바닥을 찍고 상승문턱을 넘어서는 구간일까. 아니면 일시적인 베어마켓 랠리일까.

쉽게 말하면 슬금슬금 분할매수에 들어가야 하는 시기인지, 경기침체를 염두에 두고 진바닥을 더 기다리는 게 현명할 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이 같은 고민은 최근 증시가 반등의 기미를 슬쩍슬쩍 내비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지수가 고점대비 30% 가량 빠진 현재의 상황이 과거 경험상 밸류에이션 하단에 속한다. 120달러를 찍었던 국제유가도 100달러를 하회한다. 이외에도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가능성을 보여주는 원자재 가격 조정, 2분기 상장기업들의 '의외의' 선방이 매수심리를 자극한다. 최근 개선 조짐을 보이는 외국인 수급도 긍정적 전망에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다.

25일 SK증권 안영진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를 내고 "현 장세는 베어마켓 랠리라고 본다. 상승장의 서막이라 하긴 이르다"고 주장했다.

우선 경기순환적인 관점이다. 핵심은 기업실적이다. 안영진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계속 '하반기 경제는 더 어려워 진다'는 의견"이라며 "3분기 중 거의 모든 나라의 중앙은행이 컨센서스를 상회하거나 거친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데, 수요를 위축시켜서라도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라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예상 수준을 웃도는 실적은 트레이딩의 좋은 계기가 되지만 침체의 여파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크레딧 리스크는 아직 피크아웃을 논할 단계가 아니라는 전언이다.

이벤트, 지정학적 관점에서 그는 러-우크라이나 전쟁을 주목했다. 결국은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 이슈다. 안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 제재를 일부 푼다는 아이러니는 얼마나 현실이 팍팍한지를 보여준다"며 "반대로 말하면 러시아의 협상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 시기는 겨울철 난방 수요까지 더해지는 때"라고 했다.

사실 휴전 협상 얘기는 반복적으로 나오지만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떨어뜨려 민간인 사망자를 낸 것은 불과 엊그제 벌어진 일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에 방문해 빈손으로 돌아온 것과 대조적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란에서 무기 공급과 안보 협력에 합의했다.

유럽 이슈도 관건이다. ECB가 50bp 빅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유로화 반등은 미미했다. 인플레를 잡기 위한 경기부진은 감내해야 겠지만 유럽의 경우 러시아로부터의 에너지 공급, 상이한 펀더멘탈을 가진 국가들간 발생할 수 있는 소버린 리스크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달러 강세를 꺾을 만한 힘이 아직 시장에 충분치 않다"고 봤다.

그렇다면 본격 상승장의 신호는 뭘까. 그는 "그 중 하나는 달러의 반락이 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 유럽이 넘어야 할 산들은 많기도 많고, 높기도 높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바닥을 찍고 상승을 모색 중이란 분석도 만만찮다.

한 자산운용사 CEO는 "현재 시장은 바닥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악재나오면 줄곧 흘러내렸는데 시장이 최근들어 슬슬 바닥을 잡으려는 움직임, 즉 매수 세력은 늘어난 반면 급하게 파는 쪽은 적어졌다. 바닥을 모색하는 구간으로 본다"고 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금리인상이란 거대한 트렌드와 경기침체라는 상황을 장기적으로 우려하는 사람들은 현 시장을 베어마켓으로 보고 투자회피를 주장한다"며 "반대로 기존 악재가 이미 노출됐고 매물 공백 상황이 맞물리는 최근 장세를 주목한다면 베어마켓 랠리의 기회로 보는데 아직은 보수적으로 보는 이들이 다수"라고 했다. 그는 이어 "다만 다수가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며 "베어마켓 랠리의 경우 보통 10% 정도의 상승이 가능하다고 보는데 이들은 2300을 바닥으로 2550선까지 랠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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