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왼쪽)와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사진=각 사) 네이버와 카카오가 콘텐츠 사업 성장에 힘입어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국내용이란 비판에 직면했다. 양 사 모두 웹툰을 중심으로 해외 콘텐츠 사업에 전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에 머물고 있다. 네이버는 다소 정체된 웹툰 성장성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반면 돋보인 성장세를 나타낸 카카오는 속도조절에 나선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연결기준 네이버와 카카오의 매출은 각각 2조458억원, 1조8223억원이다. 네이버는 전년 동기 대비 23.0%, 카카오는 34.8% 각각 증가했다. 네이버는 지난 2020년 3분기부터 라인을 연결실적에서 제외한 뒤 처음으로 분기 매출 2조원을 넘겼다. 카카오는 매출과 영업이익 두 측면에서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네이버 2분기 실적. (자료=네이버) ■ 해외 공략 속도 내는 네카오, 핵심은 웹툰 네이버와 카카오의 호실적 배경에는 콘텐츠 사업 성장이 있다. 콘텐츠 사업 중에서도 양 사는 웹툰을 앞세워 해외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네이버의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 사업 매출은 300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13.8% 성장했다. 주력 사업인 서치플랫폼 매출은 9.3% 증가에 그쳤다. 카카오는 웹툰과 웹소설이 포함된 콘텐츠 부문 스토리 사업 매출이 2276억원으로 22% 성장했다. 네이버웹툰의 2분기 글로벌 통합 거래액은 406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6% 성장했다. 1분기 실적 발표에서부터 글로벌 확장을 예고한 성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해외 거래액 비중이 아직은 경쟁사인 카카오에 비해 높지 않다. 카카오는 픽코마와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전체 스토리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달했으나 네이버는 63%에 그쳤다. 카카오의 스토리 플랫폼 해외거래액 비중은 카카오의 웹툰·웹소설 자회사 카카오픽코마가 이끌고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 2020년 7월 일본 만화 애플리케이션 부문 1위에 오른 뒤 왕좌를 계속해서 수성하고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월간 이용자 수 950만명, 월간 거래액은 역대 최대인 80억엔(771억원)을 달성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픽코마를 내세워 유럽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 3월 프랑스 서비스를 시작하며 네이버 웹툰을 제치고 현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만화 앱 1위에 오르기도 하는 등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도전자 입장이던 카카오의 선전이다. 다만 매출과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는 여전히 네이버 웹툰이 앞서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스토리부문은 북미지역에서 K-웹툰을 기반으로 성장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8월에는 타파스, 래디시, 우시아월드 합병을 마무리 하면서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콘텐츠 라이브러리 기반으로 통합 마케팅 전략을 진행해 시너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오는 2024년까지 북미플랫폼 거래액 5000억원 이상을 목표로 제시하는 등 웹툰을 앞세운 콘텐츠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카카오에 앞서 일본 시장을 진출한 네이버 웹툰은 지난 2020년 카카오픽코마에게 일본 웹툰 1등 자리를 내줬다. 올해 1위 탈환을 노리고 있으며 북미 시장을 놓고도 카카오와 격전을 예고했다. 네이버는 올해 일본 최대 전자책 플랫폼인 이북재팬을 흡수하면서 웹툰 콘텐츠 서비스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네이버는 지난해 인수한 캐나다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통해서도 매출 확대를 노린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제외하고도 2분기 말 기준 8600만명의 월간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10% 수준인 850만명이 유료 이용자다"라며 "일본과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유료 이용자 비중이 아직 한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수익 창출 여력을 크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2분기 실적요약표. (자료=카카오) ■ 콘텐츠 사업 해외 공략 레이스…달리는 네이버, 속도조절 카카오 문제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성장을 위해 콘텐츠 사업 투자가 계속돼야하지만 치열한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의 콘텐츠 사업 부문 2분기 영업손실은 950억원이다. 콘텐츠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웹툰도 2323억원 매출을 거뒀으나 291억원을 적자로 기록했다. 네이버웹툰은 2분기 국내 시장을 제외하고는 일본과 미국, 기타 시장 모두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콘텐츠 부문 영업손익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마케팅 비용이 1503억원, 인건비는 4337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선 웹툰을 포함한 콘텐츠 사업의 성과가 나타나야 한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웹툰의 국내 영업이익률은 20% 수준이다. 글로벌 영업이익률도 추후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최 대표는 "비용 관리를 위해 성장을 조절하는 전략을 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케팅 비용 증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비용 집행의 효율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의 이 같은 투자 전략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분기 매출 성장세는 돋보였지만 네이버웹툰의 월간활성자이용자(MAU) 수가 정체 상태다. 지난 5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도 "네이버웹툰의 월간활성이용자(MAU)가 한국과 일본시장 등에서 정체 추세에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김 CFO는 "웹툰 MAU는 분기별로 등락이 있고, 주요 시장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며 "해외시장에서 웹툰의 적자는 언제든지 흑자로 돌릴 수 있는 선"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네이버가 향후로도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 확장을 노릴 기세지만 카카오는 속도 조절이라는 다른 성장 전략을 꺼냈다. 배재현 카카오 CIO는 "콘텐츠 부문은 해외 계열사들의 성장속도를 조절하고 이에 맞춰 인력과 마케팅 투자를 보수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콘텐츠 사업 해외 확장과 관련해 정반대의 전략을 꺼내들었으나 속도의 차이일 뿐"이라며 "결국 해외 진출이라는 줄기에는 변화가 없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vs 카카오, 해외 콘텐츠 시장 정반대 전략...승자는

콘텐츠 사업 성장에도 인건비 증가 등 수익성 악화
네이버, 공격적 투자 계속...카카오, 속도 조절 보수적 투자

정지수 기자 승인 2022.08.08 15:31 의견 0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왼쪽)와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사진=각 사)

네이버와 카카오가 콘텐츠 사업 성장에 힘입어 2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국내용이란 비판에 직면했다. 양 사 모두 웹툰을 중심으로 해외 콘텐츠 사업에 전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에 머물고 있다. 네이버는 다소 정체된 웹툰 성장성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반면 돋보인 성장세를 나타낸 카카오는 속도조절에 나선다.

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연결기준 네이버와 카카오의 매출은 각각 2조458억원, 1조8223억원이다. 네이버는 전년 동기 대비 23.0%, 카카오는 34.8% 각각 증가했다.

네이버는 지난 2020년 3분기부터 라인을 연결실적에서 제외한 뒤 처음으로 분기 매출 2조원을 넘겼다. 카카오는 매출과 영업이익 두 측면에서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네이버 2분기 실적. (자료=네이버)

■ 해외 공략 속도 내는 네카오, 핵심은 웹툰

네이버와 카카오의 호실적 배경에는 콘텐츠 사업 성장이 있다. 콘텐츠 사업 중에서도 양 사는 웹툰을 앞세워 해외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네이버의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 사업 매출은 300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13.8% 성장했다. 주력 사업인 서치플랫폼 매출은 9.3% 증가에 그쳤다. 카카오는 웹툰과 웹소설이 포함된 콘텐츠 부문 스토리 사업 매출이 2276억원으로 22% 성장했다.

네이버웹툰의 2분기 글로벌 통합 거래액은 406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6% 성장했다. 1분기 실적 발표에서부터 글로벌 확장을 예고한 성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해외 거래액 비중이 아직은 경쟁사인 카카오에 비해 높지 않다. 카카오는 픽코마와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한 전체 스토리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달했으나 네이버는 63%에 그쳤다.

카카오의 스토리 플랫폼 해외거래액 비중은 카카오의 웹툰·웹소설 자회사 카카오픽코마가 이끌고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지난 2020년 7월 일본 만화 애플리케이션 부문 1위에 오른 뒤 왕좌를 계속해서 수성하고 있다. 카카오픽코마는 월간 이용자 수 950만명, 월간 거래액은 역대 최대인 80억엔(771억원)을 달성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픽코마를 내세워 유럽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 3월 프랑스 서비스를 시작하며 네이버 웹툰을 제치고 현지 구글 플레이스토어 만화 앱 1위에 오르기도 하는 등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도전자 입장이던 카카오의 선전이다. 다만 매출과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서는 여전히 네이버 웹툰이 앞서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스토리부문은 북미지역에서 K-웹툰을 기반으로 성장을 본격화하고 있다"며 "8월에는 타파스, 래디시, 우시아월드 합병을 마무리 하면서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콘텐츠 라이브러리 기반으로 통합 마케팅 전략을 진행해 시너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오는 2024년까지 북미플랫폼 거래액 5000억원 이상을 목표로 제시하는 등 웹툰을 앞세운 콘텐츠 사업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카카오에 앞서 일본 시장을 진출한 네이버 웹툰은 지난 2020년 카카오픽코마에게 일본 웹툰 1등 자리를 내줬다. 올해 1위 탈환을 노리고 있으며 북미 시장을 놓고도 카카오와 격전을 예고했다. 네이버는 올해 일본 최대 전자책 플랫폼인 이북재팬을 흡수하면서 웹툰 콘텐츠 서비스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네이버는 지난해 인수한 캐나다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통해서도 매출 확대를 노린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웹툰은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제외하고도 2분기 말 기준 8600만명의 월간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10% 수준인 850만명이 유료 이용자다"라며 "일본과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서는 유료 이용자 비중이 아직 한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수익 창출 여력을 크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2분기 실적요약표. (자료=카카오)

■ 콘텐츠 사업 해외 공략 레이스…달리는 네이버, 속도조절 카카오

문제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성장을 위해 콘텐츠 사업 투자가 계속돼야하지만 치열한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의 콘텐츠 사업 부문 2분기 영업손실은 950억원이다. 콘텐츠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웹툰도 2323억원 매출을 거뒀으나 291억원을 적자로 기록했다. 네이버웹툰은 2분기 국내 시장을 제외하고는 일본과 미국, 기타 시장 모두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카카오는 콘텐츠 부문 영업손익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마케팅 비용이 1503억원, 인건비는 4337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선 웹툰을 포함한 콘텐츠 사업의 성과가 나타나야 한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웹툰의 국내 영업이익률은 20% 수준이다. 글로벌 영업이익률도 추후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최 대표는 "비용 관리를 위해 성장을 조절하는 전략을 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케팅 비용 증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비용 집행의 효율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의 이 같은 투자 전략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분기 매출 성장세는 돋보였지만 네이버웹툰의 월간활성자이용자(MAU) 수가 정체 상태다. 지난 5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도 "네이버웹툰의 월간활성이용자(MAU)가 한국과 일본시장 등에서 정체 추세에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김 CFO는 "웹툰 MAU는 분기별로 등락이 있고, 주요 시장 위주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며 "해외시장에서 웹툰의 적자는 언제든지 흑자로 돌릴 수 있는 선"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네이버가 향후로도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 확장을 노릴 기세지만 카카오는 속도 조절이라는 다른 성장 전략을 꺼냈다.

배재현 카카오 CIO는 "콘텐츠 부문은 해외 계열사들의 성장속도를 조절하고 이에 맞춰 인력과 마케팅 투자를 보수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네이버가 콘텐츠 사업 해외 확장과 관련해 정반대의 전략을 꺼내들었으나 속도의 차이일 뿐"이라며 "결국 해외 진출이라는 줄기에는 변화가 없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