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게임업계가 올해 상반기 주춤했다. 그간 공들여온 신작 개발과 블록체인 투자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높아진 인건비도 발목을 잡았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뷰어스는 게임사의 상반기 성적을 돌아보고 반등 요소를 찾아봤다. -편집자 주- 크래프톤 사옥. (사진=크래프톤)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 흔들리는 사이 '2K(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가 이들의 자리를 위협하며 성장했다.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크래프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될 정도로 사세가 커졌다. 크래프톤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게임사 중 넷마블과 넥슨에 이어 3번째다. 자산 총액 기준 순위로 넷마블이 35위, 넥슨은 39위이며 크래프톤은 59위다. 크래프톤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가 6년째 꾸준한 매출을 올린 덕분이다. 크래프톤은 새로운 IP(지적재산권)를 내세우기보다는 기존 '배틀그라운드' IP 확장에 주력했다. '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뉴스테이트 모바일' 등이 연달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서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 상반기 누적 매출액 9467억원, 영업이익 474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에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18% 늘었다. 특히 상반기 모바일 매출이 715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6%를 차지했다.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IP만으로 이 같은 실적을 올릴 수 있던 이유는 해외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2분기 해외 매출이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글로벌 메가 IP와 라이브 서비스 역량을 갖춘 크래프톤만의 경쟁력으로 10년 차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며 "PC 콘솔게임의 경우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지속가능한 라이브 서비스로 성장해갈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배틀그라운드' IP 의존도와 지나치게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을 두고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하반기 성적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의 인도 앱 마켓 퇴출이라는 악재가 작용할 전망이다. 서비스 재개를 위해 크래프톤은 노력 중이나 일부 유저의 경우 '뉴스테이트'로 이전하며 새로운 매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희망도 나온다. 높은 단일 IP 의존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오는 12월 2일 예정된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흥행 여부가 중요할 전망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게임 영상, 개발자 인터뷰 등을 통해 확인한 신작(칼리스토 프로토콜)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신작 흥행 시 크래프톤의 원 IP 게임 리스크 해소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오딘 대표 이미지. (자료=카카오게임즈) ■ '말딸'의 거침없는 질주…알짜 자회사 상장 성장세 변수 되나 카카오게임즈도 상반기 게임업계 실적 대전에서 웃었다. 1분기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대만 진출과 함께 2분기 말에 출시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카카오게임즈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3.1% 증가한 605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231억원으로 전년 237억원에서 419.4% 급증했다. 오딘은 1분기 대만 진출 이후 현지 호평과 함께 현지 앱마켓에서 인상적인 매출 순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5월에 또 구글 플레이 매출 1위에 올랐다.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선보이며 게임 수명을 늘리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지난 6월 국내에 선보인 우마무스메는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실적에 힘을 보탰다. 특히 국내에서 비주류로 꼽히는 서브컬쳐 장르의 게임으로는 낸 성적이라는 점에서 카카오게임즈 내부에서도 한껏 고무적인 분위기다. 여기에 지난달 25일 '키타산 블랙' 서포트 카드 출시와 함께 구글 플레이 매출 1위에 올랐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리니지' 천하에 균열을 내는데도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RPG장르의 게임이 매출 1위에 한시적으로 등극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서브컬쳐 장르 게임의 이례적인 성공이었다. 3분기 실적은 더욱 기대된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우마무스메는 7월 25일 키타산 블랙 출시 업데이트 이후 하루만에 15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부분은 '오딘'을 개발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 여부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거래소 상장 검토 과정에 있다. 상장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연내 IPO가 가능하다. 다만 거래소 상장 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후 시장과 투자자들의 커뮤니케이션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지연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한다면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의 가치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 수집형 RPG '에버소울'과 생존형 FPS게임 '디스테라', MMORPG 장르의 엑스엘게임즈 신작 출시 등을 예고했다. 각기 장르의 게임이 쏟아지는 만큼 다양한 유저층을 흡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IPO 가 이르면 연내에 진행될 가운데, 신작 우마무스메 흥행으로 연초부터 이어진 주가 하락은 어느정도 진정됐다"며 "하반기 기대 신작 출시 가시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게임 상반기] ② 2K(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질주...넥스트 스텝 기대

대기업집단 들어선 크래프톤, 원 IP 해소가 향후 성장세 가를듯
폭발적인 성장세 보인 카카오게임즈, 오딘 개발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 주목

정지수 기자 승인 2022.08.17 16:00 의견 0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게임업계가 올해 상반기 주춤했다. 그간 공들여온 신작 개발과 블록체인 투자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높아진 인건비도 발목을 잡았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뷰어스는 게임사의 상반기 성적을 돌아보고 반등 요소를 찾아봤다. -편집자 주-

크래프톤 사옥. (사진=크래프톤)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이 흔들리는 사이 '2K(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가 이들의 자리를 위협하며 성장했다.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낸 크래프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될 정도로 사세가 커졌다. 크래프톤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게임사 중 넷마블과 넥슨에 이어 3번째다. 자산 총액 기준 순위로 넷마블이 35위, 넥슨은 39위이며 크래프톤은 59위다.

크래프톤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2017년 출시한 '배틀그라운드'가 6년째 꾸준한 매출을 올린 덕분이다. 크래프톤은 새로운 IP(지적재산권)를 내세우기보다는 기존 '배틀그라운드' IP 확장에 주력했다. '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뉴스테이트 모바일' 등이 연달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서 크래프톤은 올해 상반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 상반기 누적 매출액 9467억원, 영업이익 4742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에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18% 늘었다. 특히 상반기 모바일 매출이 715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6%를 차지했다.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IP만으로 이 같은 실적을 올릴 수 있던 이유는 해외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2분기 해외 매출이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글로벌 메가 IP와 라이브 서비스 역량을 갖춘 크래프톤만의 경쟁력으로 10년 차 로드맵을 준비하고 있다"며 "PC 콘솔게임의 경우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를 통해 지속가능한 라이브 서비스로 성장해갈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배틀그라운드' IP 의존도와 지나치게 높은 해외 매출 비중을 두고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하반기 성적에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의 인도 앱 마켓 퇴출이라는 악재가 작용할 전망이다. 서비스 재개를 위해 크래프톤은 노력 중이나 일부 유저의 경우 '뉴스테이트'로 이전하며 새로운 매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희망도 나온다.

높은 단일 IP 의존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오는 12월 2일 예정된 신작 '칼리스토 프로토콜'의 흥행 여부가 중요할 전망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게임 영상, 개발자 인터뷰 등을 통해 확인한 신작(칼리스토 프로토콜)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신작 흥행 시 크래프톤의 원 IP 게임 리스크 해소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오딘 대표 이미지. (자료=카카오게임즈)

■ '말딸'의 거침없는 질주…알짜 자회사 상장 성장세 변수 되나

카카오게임즈도 상반기 게임업계 실적 대전에서 웃었다. 1분기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대만 진출과 함께 2분기 말에 출시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의 실적이 반영되면서 호실적을 거뒀다.

카카오게임즈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3.1% 증가한 605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231억원으로 전년 237억원에서 419.4% 급증했다.

오딘은 1분기 대만 진출 이후 현지 호평과 함께 현지 앱마켓에서 인상적인 매출 순위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5월에 또 구글 플레이 매출 1위에 올랐다.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선보이며 게임 수명을 늘리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지난 6월 국내에 선보인 우마무스메는 출시 직후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실적에 힘을 보탰다. 특히 국내에서 비주류로 꼽히는 서브컬쳐 장르의 게임으로는 낸 성적이라는 점에서 카카오게임즈 내부에서도 한껏 고무적인 분위기다.

여기에 지난달 25일 '키타산 블랙' 서포트 카드 출시와 함께 구글 플레이 매출 1위에 올랐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리니지' 천하에 균열을 내는데도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RPG장르의 게임이 매출 1위에 한시적으로 등극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서브컬쳐 장르 게임의 이례적인 성공이었다.

3분기 실적은 더욱 기대된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우마무스메는 7월 25일 키타산 블랙 출시 업데이트 이후 하루만에 15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부분은 '오딘'을 개발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 여부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거래소 상장 검토 과정에 있다. 상장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연내 IPO가 가능하다. 다만 거래소 상장 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후 시장과 투자자들의 커뮤니케이션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지연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의 핵심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한다면 모회사인 카카오게임즈의 가치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카카오게임즈는 하반기 수집형 RPG '에버소울'과 생존형 FPS게임 '디스테라', MMORPG 장르의 엑스엘게임즈 신작 출시 등을 예고했다. 각기 장르의 게임이 쏟아지는 만큼 다양한 유저층을 흡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IPO 가 이르면 연내에 진행될 가운데, 신작 우마무스메 흥행으로 연초부터 이어진 주가 하락은 어느정도 진정됐다"며 "하반기 기대 신작 출시 가시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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