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침체에 빠진 TV 시장을 프리미엄 제품으로 돌파하고자 했다. 하지만 유럽의 친환경 규제 강화에 발목을 잡힐 위기다. 삼성전자의 초대형 8K TV에 이어 차세대 주력으로 꼽히는 4K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TV도 판매에 악영향을 입을 전망이다. 이달초 삼성전자 사외이사에 선임된 국제통상전문가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초대형 TV인 8K에 이어 차세대 주력 모델인 4K의 QD-OLED TV도 강화된 유럽 에너지 효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판매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EU의 강화된 에너지 효율 기준은 내년 3월부터 적용된다. EU는 내년 3월부터 8K TV와 마이크로LED TV에 대해 기존 4K 수준인 EU 에너지효율지수(EEI) 0.9 이하 기준을 충족하도록 했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판매는 금지된다. 여기에 삼성이 주력으로 밀고 있는 제품인 QD-OLED TV도 강화된 규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8K TV의 글로벌 판매량은 약 40만대다. 이 중 유럽에서 11만대 가량이 팔린다. 글로벌 TV 판매량 2억대에 비하면 0.2%에 불과하다. 하지만 5세대(5G) 이동통신과 사물인터넷(IoT) 시대라 고화질 초대형화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단순 TV를 넘어 가정의 전체 가전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다.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차세대기획그룹장(상무)은 “TV가 일상에서 여러 역할을 하게 되면서 스크린의 용도가 다양해지고 화면 크기도 커지는 추세”라며 “화면이 크고 해상도가 높은 8K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고 제어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8K에 이어 주력 모델인 QD-OLED TV의 유럽 판매도 위기다. 이 제품은 지난 3월 북미와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QD-OLED TV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었다. 지난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IFA)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OLED TV 사업 관련 “생산 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원한다면 라인업도 보강하겠다”고 사업 확장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규제로 인해 이들 TV들이 내년 3월 이후부터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가 어렵게 됐다. 마치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우리나라 전기차들이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처지다. 당장에 유럽 기준에 맞추려면 화면 밝기를 맞추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러면 제품 경쟁력이 떨어진다. 스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가우디 성당)에서 삼성 Neo QLED 8K를 통해 성당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상영하며 8K TV를 홍보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정부와 기업들은 공동 대응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부와 유관협회를 통해 EU에 규제 유예 등의 조치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긍정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통상교섭본부장의 서한 발송과 양자회의 등을 통해 업계 우려와 규정 재검토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유럽발 규제 대응과 관련해 이달 초 선임된 국제통상분야 전문가인 유명희 사외이사의 역할론도 부상하고 있다. 유 사외이사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세계무역기구(WTO) 첫 여성 사무총장에 도전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일본이 한국 반도체 업계를 겨냥해 수출 규제를 발표했을 때도 WTO에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의 문제점을 제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외이사로서의 역할로 조언을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일반적인 판매 영업 사항에 대해서 일일이 관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럽판 IRA’ 삼성 8K·퀀텀닷 TV 어쩌나…이재용 회장 근심, 유명희 이사가 해결?

삼성전자, 침체된 TV시장 고급화로 돌파하려했지만…유럽 에너지 규제에 발목
8K 이어 차세대 주력 퀀텀닷도 위기…통상전문가 유명희 사외이사 역할론 주목

손기호 기자 승인 2022.11.22 16:12 의견 0

삼성전자는 침체에 빠진 TV 시장을 프리미엄 제품으로 돌파하고자 했다. 하지만 유럽의 친환경 규제 강화에 발목을 잡힐 위기다. 삼성전자의 초대형 8K TV에 이어 차세대 주력으로 꼽히는 4K 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TV도 판매에 악영향을 입을 전망이다.

이달초 삼성전자 사외이사에 선임된 국제통상전문가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초대형 TV인 8K에 이어 차세대 주력 모델인 4K의 QD-OLED TV도 강화된 유럽 에너지 효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판매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EU의 강화된 에너지 효율 기준은 내년 3월부터 적용된다.

EU는 내년 3월부터 8K TV와 마이크로LED TV에 대해 기존 4K 수준인 EU 에너지효율지수(EEI) 0.9 이하 기준을 충족하도록 했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판매는 금지된다. 여기에 삼성이 주력으로 밀고 있는 제품인 QD-OLED TV도 강화된 규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8K TV의 글로벌 판매량은 약 40만대다. 이 중 유럽에서 11만대 가량이 팔린다. 글로벌 TV 판매량 2억대에 비하면 0.2%에 불과하다. 하지만 5세대(5G) 이동통신과 사물인터넷(IoT) 시대라 고화질 초대형화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단순 TV를 넘어 가정의 전체 가전을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다.

정강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차세대기획그룹장(상무)은 “TV가 일상에서 여러 역할을 하게 되면서 스크린의 용도가 다양해지고 화면 크기도 커지는 추세”라며 “화면이 크고 해상도가 높은 8K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다양한 기기를 연결하고 제어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8K에 이어 주력 모델인 QD-OLED TV의 유럽 판매도 위기다. 이 제품은 지난 3월 북미와 유럽에서 판매를 시작하며 호평을 받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QD-OLED TV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었다.

지난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IFA)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OLED TV 사업 관련 “생산 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소비자가 원한다면 라인업도 보강하겠다”고 사업 확장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하지만 유럽의 친환경 에너지 규제로 인해 이들 TV들이 내년 3월 이후부터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가 어렵게 됐다. 마치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우리나라 전기차들이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과 비슷한 처지다. 당장에 유럽 기준에 맞추려면 화면 밝기를 맞추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러면 제품 경쟁력이 떨어진다.

스페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가우디 성당)에서 삼성 Neo QLED 8K를 통해 성당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상영하며 8K TV를 홍보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정부와 기업들은 공동 대응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부와 유관협회를 통해 EU에 규제 유예 등의 조치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긍정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통상교섭본부장의 서한 발송과 양자회의 등을 통해 업계 우려와 규정 재검토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유럽발 규제 대응과 관련해 이달 초 선임된 국제통상분야 전문가인 유명희 사외이사의 역할론도 부상하고 있다. 유 사외이사는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세계무역기구(WTO) 첫 여성 사무총장에 도전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일본이 한국 반도체 업계를 겨냥해 수출 규제를 발표했을 때도 WTO에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의 문제점을 제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외이사로서의 역할로 조언을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일반적인 판매 영업 사항에 대해서 일일이 관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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