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 되면 떠오르는 간식이 있다. 바로 ‘붕어빵’이다. 길거리에서 붕어빵 노점을 마주칠까 지갑에 1000원짜리 지폐 몇 장을 항상 구비해 놓곤 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미리 넣어둔 현금을 쓸 일이 없다. ‘붕세권(붕어빵+역세권)’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붕어빵 노점은 예전만큼 많지 않다. 심지어 붕어빵을 찾아 헤매는 사람이 늘어나니 붕어빵 노점 위치를 알려주는 전용 어플 ‘가슴속3천원’까지 등장했다. 문제는 어렵게 붕어빵 노점을 찾게 돼도 선뜻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1000원에 3개였던 붕어빵은 올해 2개에 1000원이 됐다. 일부 지역에는 1개에 1000원까지 올랐다는 말도 나오고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린 시절 동전 몇개면 붕어빵을 사먹었던 일은 추억이 돼 버렸다. 부담 없이 사먹을 수 있었던 붕어빵의 몸값이 올라간 이유는 붕어빵에 들어가는 원재료 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붕어빵 주재료인 '팥'(수입산) 가격은 5년 전보다 약 100%가 올랐다. 2017년 3000원(800g 기준)이었던 팥 가격은 올해 6000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1㎏ 기준 밀가루가 1280원에서 1880원으로 46.9% 올랐고, 설탕은 1630원에서 1980원으로 21.5% 상승했다. 이뿐만 아니라 LPG가스 값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LPG가스 가격은 27.4% 올랐다. 원·달러 환율 문제와 올해 초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한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기상 악재로 인해 세계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한 것과 코로나19으로 인한 물류 차질 등에 따른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쳤다. 치솟는 물가에 붕어빵 가격도 함께 오르면서 붕어빵을 찾는 손님의 발길이 끊어지고 있다. 손님이 줄어드니 장사를 접는 곳도 늘고 있다. 붕어빵이 거리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매년 추억을 맛보는 것도 어렵게 됐다. 고물가에 잃어버린 추억의 맛은 누군가에겐 큰 상실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더욱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최근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 키워드로 ‘위기 극복’을 내세웠다. 그러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로 인해 경제 지표에 먹구름이 잔뜩 낀 상황에서 정부는 국내 경제적 어려움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겨울철 서민식품의 대표가 되는 붕어빵이 ‘불황의 지표’로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서민이 고물가와 경제침체에 힘들어하고 있는 가운데, 서민대표 간식 ‘붕어빵’이 사라지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에너지, 농·축·수산물, 공공요금 인상 압력을 낮추는 등의 정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따뜻한 추억이 가득했던 붕어빵을 다시 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해줬으면 한다.

[탁지훈의 돋보기] 서민대표 간식 붕어빵, ‘불황지표’ 되기 전에 막아야

탁지훈 기자 승인 2022.12.22 14:07 의견 0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 되면 떠오르는 간식이 있다. 바로 ‘붕어빵’이다. 길거리에서 붕어빵 노점을 마주칠까 지갑에 1000원짜리 지폐 몇 장을 항상 구비해 놓곤 한다.

하지만 요즘에는 미리 넣어둔 현금을 쓸 일이 없다. ‘붕세권(붕어빵+역세권)’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붕어빵 노점은 예전만큼 많지 않다. 심지어 붕어빵을 찾아 헤매는 사람이 늘어나니 붕어빵 노점 위치를 알려주는 전용 어플 ‘가슴속3천원’까지 등장했다.

문제는 어렵게 붕어빵 노점을 찾게 돼도 선뜻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1000원에 3개였던 붕어빵은 올해 2개에 1000원이 됐다. 일부 지역에는 1개에 1000원까지 올랐다는 말도 나오고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린 시절 동전 몇개면 붕어빵을 사먹었던 일은 추억이 돼 버렸다.

부담 없이 사먹을 수 있었던 붕어빵의 몸값이 올라간 이유는 붕어빵에 들어가는 원재료 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붕어빵 주재료인 '팥'(수입산) 가격은 5년 전보다 약 100%가 올랐다. 2017년 3000원(800g 기준)이었던 팥 가격은 올해 6000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1㎏ 기준 밀가루가 1280원에서 1880원으로 46.9% 올랐고, 설탕은 1630원에서 1980원으로 21.5% 상승했다. 이뿐만 아니라 LPG가스 값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LPG가스 가격은 27.4% 올랐다.

원·달러 환율 문제와 올해 초 발발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한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기상 악재로 인해 세계적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한 것과 코로나19으로 인한 물류 차질 등에 따른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쳤다.

치솟는 물가에 붕어빵 가격도 함께 오르면서 붕어빵을 찾는 손님의 발길이 끊어지고 있다. 손님이 줄어드니 장사를 접는 곳도 늘고 있다. 붕어빵이 거리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매년 추억을 맛보는 것도 어렵게 됐다. 고물가에 잃어버린 추억의 맛은 누군가에겐 큰 상실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더욱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최근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 키워드로 ‘위기 극복’을 내세웠다. 그러나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3고(高)로 인해 경제 지표에 먹구름이 잔뜩 낀 상황에서 정부는 국내 경제적 어려움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겨울철 서민식품의 대표가 되는 붕어빵이 ‘불황의 지표’로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서민이 고물가와 경제침체에 힘들어하고 있는 가운데, 서민대표 간식 ‘붕어빵’이 사라지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에너지, 농·축·수산물, 공공요금 인상 압력을 낮추는 등의 정책을 내놔야 할 것이다.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따뜻한 추억이 가득했던 붕어빵을 다시 서민의 품으로 돌아오게 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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