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로 슈거(zero sugar)’ 소주가 인기다. 지난해 9월 첫 선을 보인 ‘처음처럼 새로’는 출시 4개월 여만에 누적 판매량 5000만병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이어 하이트진로도 진로이즈백을 제로슈거로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최근 일명 ‘제로 소주’ 흥행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모든 제로 소주 제품에 포함돼 있는 ‘에리트리톨(erythrito)’ 성분이 심장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13일 유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공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러너연구소 연구팀은 심장질환 위험 요소가 있는 사람들이 혈중 에리트리톨 수치가 높으면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이 2배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미국인 2100여 명과 2018년까지 유럽에서 수집된 833명의 혈액을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집단에서 높은 혈중 에리트리톨 수치가 심장마비나 뇌졸중, 3년 내 사망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에리트리톨이 혈전증을 증가시키거나 혈액 응고를 유발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에리트리톨은 당류에서 유래한 화합물인 ‘당 알코올’의 일종이다. 당 알코올은 물에 잘 녹으며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과다 섭취 시 설사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에리트리톨 위험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인터넷커뮤니티에는 ‘제로 소주 먹고 설사했다’라는 괴담까지 퍼지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요즘 제로 소주가 인기던데 일부러 몸에 좋지 않은 성분 넣어서 국민들 병들게 하려는 거 아니냐”며 “진짜 믿을게 하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주류업계에서는 에리트리톨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성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유해한 물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에리트리톨은 수십년간 안전성이 입증된 첨가물이며 식약처가 허가한 성분”이라며 “제로 소주 1병에 첨가된 용량도 극소량이어서 인체에 악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나의 연구결과로 에리트리톨이 인체에 유해한지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재 그동안 알려졌던 내용과 상반된 연구결과가 발표됐지만, 정부와 업계 그 어디서도 적극적으로 나서 해명하는 곳이 없다는 게 의문이다. 무조건적인 ‘괜찮다’, ‘이상없다’ 등의 답변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해소시킬 수 없다. 주류업계가 나서서 소비자들의 우려를 해소시켜야만 한다. 주류업계는 ‘제로 슈거’ 소주 인기에 취해 제기된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사태가 더 커지기 전에 미리 대책을 세워야 소비자들에게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이다.

[탁지훈의 돋보기] ‘제로 소주’ 심질환 유발?…주류업계, 우려 해소해야

탁지훈 기자 승인 2023.03.13 14:04 의견 0


요즘 ‘제로 슈거(zero sugar)’ 소주가 인기다. 지난해 9월 첫 선을 보인 ‘처음처럼 새로’는 출시 4개월 여만에 누적 판매량 5000만병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고, 이어 하이트진로도 진로이즈백을 제로슈거로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최근 일명 ‘제로 소주’ 흥행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모든 제로 소주 제품에 포함돼 있는 ‘에리트리톨(erythrito)’ 성분이 심장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13일 유명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공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러너연구소 연구팀은 심장질환 위험 요소가 있는 사람들이 혈중 에리트리톨 수치가 높으면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이 2배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미국인 2100여 명과 2018년까지 유럽에서 수집된 833명의 혈액을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집단에서 높은 혈중 에리트리톨 수치가 심장마비나 뇌졸중, 3년 내 사망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에리트리톨이 혈전증을 증가시키거나 혈액 응고를 유발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에리트리톨은 당류에서 유래한 화합물인 ‘당 알코올’의 일종이다. 당 알코올은 물에 잘 녹으며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과다 섭취 시 설사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에리트리톨 위험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인터넷커뮤니티에는 ‘제로 소주 먹고 설사했다’라는 괴담까지 퍼지고 있다. 소비자 A씨는 “요즘 제로 소주가 인기던데 일부러 몸에 좋지 않은 성분 넣어서 국민들 병들게 하려는 거 아니냐”며 “진짜 믿을게 하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주류업계에서는 에리트리톨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가한 성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유해한 물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에리트리톨은 수십년간 안전성이 입증된 첨가물이며 식약처가 허가한 성분”이라며 “제로 소주 1병에 첨가된 용량도 극소량이어서 인체에 악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나의 연구결과로 에리트리톨이 인체에 유해한지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현재 그동안 알려졌던 내용과 상반된 연구결과가 발표됐지만, 정부와 업계 그 어디서도 적극적으로 나서 해명하는 곳이 없다는 게 의문이다.

무조건적인 ‘괜찮다’, ‘이상없다’ 등의 답변은 소비자들의 우려를 해소시킬 수 없다. 주류업계가 나서서 소비자들의 우려를 해소시켜야만 한다. 주류업계는 ‘제로 슈거’ 소주 인기에 취해 제기된 문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사태가 더 커지기 전에 미리 대책을 세워야 소비자들에게 신뢰받는 기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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