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N 체제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졌다. 지난해부터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체제를 벗어나 사실상 넥슨이 독주하는 양상이다.
넥슨은 1분기에 단일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성을 입증했다. 반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신작 부재 속에 매출이 역성장하고, 부진의 늪에 빠졌다.
국내 대형 게임 3사, 2023년 1분기 영업이익 (그래픽=정지수, 자료=각 사)
■ 넥슨, 꺾이지 않는 성장세…영업이익 '어닝서프라이즈'
넥슨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1920억원, 영업이익 5406억원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순이익은 5071억원이다.
매출과 수익성 모두 고른 성장를 보였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하면서 전망치에 부합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46% 이상 늘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었다.
넥슨의 외형 성장은 PC온라인이 이끌었다. ‘FIFA 온라인 4’와 중국지역 ‘던전앤파이터’의 선전으로 PC온라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FIFA 온라인4'는 5분기 연속 기록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게 넥슨의 설명이다.
모바일 매출 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월드컵 효과로 상승세를 이어온 ‘FIFA 모바일’과 출시 1주년 기념 콘텐츠 업데이트로 매출 성장을 이룬 ‘블루 아카이브’가 책임졌다.
지역별로는 국내와 중국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국내 매출은 라이브 타이틀 호조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중국지역 매출은 ‘던전앤파이터’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며 전년동기 대비 45% 매출이 성장했다.
넥슨은 이달 중으로 넥슨게임즈의 신규 개발작 ‘베일드 엑스퍼트’를 선보인다. 이후 PC & 콘솔 멀티 플랫폼의 루트슈터 장르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엠바크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역동성과 전략성을 지향하는 팀 기반 FPS 게임 ‘더 파이널스’ 그리고 ‘마비노기 모바일’과 ‘워헤이븐’ 등 다양한 신작을 쏟아낸다.
넥슨(일본법인) 오웬 마호니 대표이사는 “1분기 기록적인 성장을 일궈낸 넥슨은 자사가 보유한 글로벌 프랜차이즈의 우수한 경쟁력과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며 “현재 서비스하고 있는 강력한 프랜차이즈에 개발 중인 다수의 신작이 더해진다면 앞으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역성장한 엔씨소프트, 적자의 늪에 빠진 넷마블…믿을 건 신작 러시
잘 나가는 넥슨과 달리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는 수익성 악화로 고전했다.
넷마블의 올해 1분기 연결 매출은 6026억원, 영업손실 28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6% 줄었으며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도 같은 기간(119억원) 보다 늘었다.
넷마블은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을 감축하는 등 영업비용을 1.9% 줄였지만 매출이 줄며 영업손실이 커졌다. 당기순손실도 458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은 2분기부터 올해 출시 예정인 9종의 신작과 중국 판호를 획득한 5종의 게임 현지 출시로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넷마블은 2분기 이후 ▲'신의 탑: 새로운 세계',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아스달 연대기' 등의 신작을 쏟아낸다.
중국 시장 공략도 본격화한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신석기시대'와 '일곱개의 대죄', 'A3: 스틸얼라이브', '제2의나라: 크로스 월드' 등 판호를 받은 주요 4종의 중국 출시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블록체인 게임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도 출격을 대기한다. 권 대표는 "올해 중 한국과 일본에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라며 "하반기에 미국과 한국 중심 출시가 제대로 이뤄지면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넷마블은 비용 효율화 방침도 고수한다. 도기욱 넷마블 대표는 "4분기까지 (비용 효율화)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고 마케팅비 정도는 하반기 신작 라입업에 따라 약간 변화가 있겠지만 전년 대비 분명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도 신작이 없는 가운데 '리니니' 형제들의 활약에 기대고 있다. 하지만 잇따른 경쟁작 출시로 성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
엔씨소프트의 1분기 매출은 47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4% 감소했다. 직전 분기 대비로도 12.6% 줄었다. 간판작인 리니지W의 매출이 전년 동기(3732억원)에서 67.1% 감소한 게 결정적이다.
반면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는 성공했다.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72.1% 증가했다.
엔씨소프트에 따르면 1분기 마케팅 비용은 4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다만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줄어든 매출 규모에 수익성 감소는 더욱 가팔랐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66.6% 감소했다.
기존작의 하향안정화가 두드러진 가운데 신작 'TL(쓰론 앤 리버티)'의 출시는 하반기에 이루어질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TL’ 외에도 4종의 비(非)MMORPG 신작도 내놓는다. 신작은 ▲퍼즐게임 ‘퍼즈업: 아미토이’ ▲난투형 대전액션게임 ‘배틀 크러쉬’ ▲실시간 전략게임(RTS) ‘프로젝트G’ 등이다.
엔씨소프트의 본격적인 실적 반등 시점은 기대작 'TL' 출시가 이뤄지는 하반기가 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기존작 콘텐츠 업데이트로 매출 유지 및 소폭 회복이 예상된다"며 "반면 마케팅비용과 인건비 등의 증가로 영업이익률은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후 한국 매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리니지2M의 구글 기준 매출 순위 하락고려 시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TL' 출시 전까지 현재의 탑라인 흐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