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조천읍 지역이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 여부를 두고 뜨거운 논쟁 중이다. (주)제주동물테마파크(대표이사 서경선)측이 람사르습지도시로 지정된 이 지역에 ‘제주동물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나서면서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갈등을 빚는 탓이다. 최근 들어서는 테마파크 조성을 두고 찬반여론이 형성되며 선흘2리 이장만 2명이 되는 이상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제주동물테마파크’가 조성될 것이라는 사업 계획이 발표되면서 사업의 당위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하필 람사르습지도시로 지정되어 있는 이 아름다운 땅에 동물테마파크를 조성하려고 하는지, 주민들은 왜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는지 짚어봤다. -편집자주-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 부지인 곶자왈 (사진=연합뉴스) 지난 여름, 제주도 조천읍 선흘2리의 이장은 두 명이 됐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을 두고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급기야 반대파 주민들이 이장 선출을 하고 나선 것이다. 주민들이 이렇게 양분된 데는 (주)제주동물테마파크의 서경선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제주테마파크 조성 계획 탓이다. 서경선 대표는 대명그룹 박춘희 회장(故서홍송 회장의 부인)의 딸이다.   반대대책위원회가 꾸려졌지만 마을 이장은 독단적으로 대명 측과의 협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 7월 26일에 선흘2리의 이장이 마을의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비밀리에 7억 원의 마을 발전기금을 조건으로 상호 협약서를 체결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반대대책위원회에서는 이장이 독단적으로 체결한 협약서는 원천 무효임을 주장하며 임시총회를 열고 이장 해임 결의안을 가결했다.   그러나 조천읍에서는 해임승인 불가를 통보해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장은 7억 원에 마을을 팔아먹었다고 주장하는 주민들과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선흘2리 주민들 사이의 갈등은 왜 이렇게 증폭됐을까?  ■ ‘말’ 중심의 테마파크, 왜 사파리가 됐나? (주)제주동물테마파크는 58만9천957㎡(17만8천여평)나 되는 곶자왈 부지에 사자, 호랑이, 곰 등을 풀어놓는 사파리 형태의 동물테마파크다. 착공 목표는 10월이다. 이 때문에 제주동물테마파크의 최종허가를 앞두고 인근 주민들만 아니라 환경단체, 동물보호단체까지 가세해 반대의 목소리을 내고 있고 마을 내에선 주민들 간 갈등이 첨예해졌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의 시작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2월 탐라사료를 모기업으로 하는 제이에이에프(JAF)가 당시 북제주군 조천읍 선흘리 4195 일대 부지 50만4천180㎡에 동물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며 개발사업 시행 예정자로 지정받은 뒤 회사명을 제주동물테마파크로 바꿨다. 제주동물테마파크는 2005년 7월 제주에서 처음으로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받아 2007년 5월 착공하면서 당시 북제주군으로부터 공유지 24만㎡도 사들이는 등 사업을 힘 있게 밀고 나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자금난으로 2011년 1월 공정률 31% 상태에서 공사는 전면 중단됐다. 같은 해 3월 탐라사료 측은 제주동물테마파크의 주식을 대국해저관광에 매각했다. 이후 대국해저관광이 투자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방치하면서 제주도는 2015년 2월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해제했다.  2011년 3월 제주동물테마파크의 최대주주인 탐라사료 측은 제주동물테마파크의 주식을 대국해저관광에 24억원에 매각했다. 막대한 부채도 함께 떠안은 대국해저관광은 최대주주가 됐음에도 장기간 투자를 하지 않았고, 제주도는 2015년 2월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해제했다. 대국해저관광으로부터 제주동물테마파크 법인을 210억원에 사들인 대명레저산업 측은 이후 테마파크의 콘셉트를 ‘드라이브 사파리’로 변경했다. 제주동물테마파크는 2021년 상반기 동물테마시설 개장을 목표로 2023년에 실내관람시설과 글램핑 시설, 호텔 76실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전시가 계획된 동물은 사자와 호랑이, 곰, 기린을 비롯해 총 23종 500여 마리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대명PT&E (사진=연합뉴스) ■ 람사르습지도시 지정 지역에 테마파크 개발, 대명 “지역사회에 기여” 논리 우여곡저 끝에 개발 계획이 선 탓에 실제 10년 넘게 크게 파헤쳐진 후 방치된 한라산 중산간 녹지 경관이 복원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다. 이 같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을 반대하는 이유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마을을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주)제주동물테마파크 측은 동물테마파크 시설이 조천읍과 상생하고, 선흘리 주민들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와 복지에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불어 멸종위기종 보호와 종 보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차원에서 지역주민·대학생 우선 채용, 생태환경 교육 활성화, 장학사업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고 약속도 하고 있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선흘리와의 관광 연계 상품 개발, 지역특산물 우선 구매, 마을행사 지원, 지역 건설업체 공사 우선 참여 등도 내걸었다. 시설 이용 할인혜택, 청소년 무료 초청 등 지역 복지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는 것. 하지만 주민들은 사업이 최종 승인되면 선흘 2리 마을은 물론,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가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대명 제주동물테마파크에 들어설 120실 규모의 호텔과 대규모 글램핑장, 부대시설은 엄청난 양의 지하수를 소비하게 된다. 여름철마다 단수로 주민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동물테마파크가 들어와 엄청난 양의 지하수를 쓰게 되면 단수 문제가 심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또 500여 마리 가축의 분뇨와 소독제, 고독성 농약 등은 강수량이 많은 기후와 화산지형의 특성상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제주 조천 테마파크 갈등①] 람사르습지도시에 ‘동물테마파크’…서경선 대표환경 염두에 두나?

환경오염, 습지파괴 우려에도 마을복지발전 주장만

박진희 승인 2019.10.20 09:25 | 최종 수정 2019.11.26 18:49 의견 0
제주도 조천읍 지역이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 여부를 두고 뜨거운 논쟁 중이다. (주)제주동물테마파크(대표이사 서경선)측이 람사르습지도시로 지정된 이 지역에 ‘제주동물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나서면서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과 갈등을 빚는 탓이다. 최근 들어서는 테마파크 조성을 두고 찬반여론이 형성되며 선흘2리 이장만 2명이 되는 이상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제주동물테마파크’가 조성될 것이라는 사업 계획이 발표되면서 사업의 당위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셈이다. 하필 람사르습지도시로 지정되어 있는 이 아름다운 땅에 동물테마파크를 조성하려고 하는지, 주민들은 왜 찬반양론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는지 짚어봤다. -편집자주-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 부지인 곶자왈 (사진=연합뉴스)

지난 여름, 제주도 조천읍 선흘2리의 이장은 두 명이 됐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을 두고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급기야 반대파 주민들이 이장 선출을 하고 나선 것이다. 주민들이 이렇게 양분된 데는 (주)제주동물테마파크의 서경선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제주테마파크 조성 계획 탓이다. 서경선 대표는 대명그룹 박춘희 회장(故서홍송 회장의 부인)의 딸이다.  

반대대책위원회가 꾸려졌지만 마을 이장은 독단적으로 대명 측과의 협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 7월 26일에 선흘2리의 이장이 마을의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고 비밀리에 7억 원의 마을 발전기금을 조건으로 상호 협약서를 체결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반대대책위원회에서는 이장이 독단적으로 체결한 협약서는 원천 무효임을 주장하며 임시총회를 열고 이장 해임 결의안을 가결했다.  

그러나 조천읍에서는 해임승인 불가를 통보해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장은 7억 원에 마을을 팔아먹었다고 주장하는 주민들과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선흘2리 주민들 사이의 갈등은 왜 이렇게 증폭됐을까? 

■ ‘말’ 중심의 테마파크, 왜 사파리가 됐나?

(주)제주동물테마파크는 58만9천957㎡(17만8천여평)나 되는 곶자왈 부지에 사자, 호랑이, 곰 등을 풀어놓는 사파리 형태의 동물테마파크다. 착공 목표는 10월이다. 이 때문에 제주동물테마파크의 최종허가를 앞두고 인근 주민들만 아니라 환경단체, 동물보호단체까지 가세해 반대의 목소리을 내고 있고 마을 내에선 주민들 간 갈등이 첨예해졌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의 시작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2월 탐라사료를 모기업으로 하는 제이에이에프(JAF)가 당시 북제주군 조천읍 선흘리 4195 일대 부지 50만4천180㎡에 동물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며 개발사업 시행 예정자로 지정받은 뒤 회사명을 제주동물테마파크로 바꿨다.

제주동물테마파크는 2005년 7월 제주에서 처음으로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받아 2007년 5월 착공하면서 당시 북제주군으로부터 공유지 24만㎡도 사들이는 등 사업을 힘 있게 밀고 나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자금난으로 2011년 1월 공정률 31% 상태에서 공사는 전면 중단됐다. 같은 해 3월 탐라사료 측은 제주동물테마파크의 주식을 대국해저관광에 매각했다. 이후 대국해저관광이 투자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방치하면서 제주도는 2015년 2월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해제했다. 

2011년 3월 제주동물테마파크의 최대주주인 탐라사료 측은 제주동물테마파크의 주식을 대국해저관광에 24억원에 매각했다. 막대한 부채도 함께 떠안은 대국해저관광은 최대주주가 됐음에도 장기간 투자를 하지 않았고, 제주도는 2015년 2월 투자진흥지구 지정을 해제했다.

대국해저관광으로부터 제주동물테마파크 법인을 210억원에 사들인 대명레저산업 측은 이후 테마파크의 콘셉트를 ‘드라이브 사파리’로 변경했다. 제주동물테마파크는 2021년 상반기 동물테마시설 개장을 목표로 2023년에 실내관람시설과 글램핑 시설, 호텔 76실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전시가 계획된 동물은 사자와 호랑이, 곰, 기린을 비롯해 총 23종 500여 마리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 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대명PT&E (사진=연합뉴스)


■ 람사르습지도시 지정 지역에 테마파크 개발, 대명 “지역사회에 기여” 논리

우여곡저 끝에 개발 계획이 선 탓에 실제 10년 넘게 크게 파헤쳐진 후 방치된 한라산 중산간 녹지 경관이 복원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다. 이 같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주민들과 환경단체가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을 반대하는 이유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마을을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주)제주동물테마파크 측은 동물테마파크 시설이 조천읍과 상생하고, 선흘리 주민들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와 복지에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불어 멸종위기종 보호와 종 보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이 같은 차원에서 지역주민·대학생 우선 채용, 생태환경 교육 활성화, 장학사업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겠다고 약속도 하고 있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선흘리와의 관광 연계 상품 개발, 지역특산물 우선 구매, 마을행사 지원, 지역 건설업체 공사 우선 참여 등도 내걸었다. 시설 이용 할인혜택, 청소년 무료 초청 등 지역 복지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는 것.

하지만 주민들은 사업이 최종 승인되면 선흘 2리 마을은 물론, 제주의 생명수인 지하수가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은 “대명 제주동물테마파크에 들어설 120실 규모의 호텔과 대규모 글램핑장, 부대시설은 엄청난 양의 지하수를 소비하게 된다. 여름철마다 단수로 주민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동물테마파크가 들어와 엄청난 양의 지하수를 쓰게 되면 단수 문제가 심화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또 500여 마리 가축의 분뇨와 소독제, 고독성 농약 등은 강수량이 많은 기후와 화산지형의 특성상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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