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텀블벅 홈페이지)
카카오 인기 웹툰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이하 데못죽)’과 LG생활건강의 콜라보 프로젝트가 팬들의 항의로 하루 만에 펀딩을 중단했다.
지난 11월 30일 오후 웹툰 ‘데못죽’의 제작사 다온크리에이티브는 LG생활건강과 함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콜라보 굿즈 패키지를 선보였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웹툰에서 연재된 ‘데못죽’은 주인공 박문대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는 내용의 작품이다. 원작 웹소설과 웹툰 모두 큰 인기를 얻은 화제작이다.
‘데못죽’ 패키지는 LG생활건강이 지난 2016년 론칭한 ‘닥터 벨머’ 브랜드를 통해 새롭게 선보인 기능성 립케어 제품 ‘어드밴스드 핑크 립세린’, ‘핑크 블레미쉬 진정 세럼’ 등과 ‘데못죽’ 포토카드, 스티커, 파우치 등으로 구성됐다. 펀딩 기간은 12월 15일까지였다.
하지만 텀블벅에 이 프로젝트가 공개되자 팬들 사이에서는 큰 논란이 벌어졌다.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게 팬들의 지적이다
‘아주사 무대 패키지’의 가격은 14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어드밴스드 핑크 립세린’, ‘핑크 블레미쉬 진정 세럼’과 함께 다양한 스티커와 포토카드, 손거울, 키링, 명함, 배지 등이 포함된 패키지다. 하지만 패키지에 포함된 화장품은 LG생활건강 온라인몰에서 각각 1만6000원대, 2만7000원에 판매되는 제품들이다.
팬들 사이에서는 폭리라는 주장이 나왔다. 여기에 함께 구성된 ‘데못죽’ 굿즈 제품들도 새로울 것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사진=텀블벅 홈페이지)
‘데못죽’ 팬들은 “팬들을 호구로 보지 않으면 이런 구성은 나오기 힘들다” “화장품 콜라보가 아니라 남는 굿즈 끼워팔기 아니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트위터(X)에서 해시태그를 통해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다.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된 텀블벅에서도 수백개의 항의글이 달렸으며, 이미 펀딩에 참여했던 팬들도 후원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덩달아 LG생활건강도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LG생활건강 측은 웹툰 ‘데못죽’ 53화 에필로그에서 주인공이 립세린을 사용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등 이번 협업이 젊은 고객 유입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했다. 특히 립세린은 LG생활건강이 기능성 립케어 시장을 개척하고자 야심차게 육성 중인 뷰티 카테고리다. 그러나 터무니없는 가격의 구성품 중 하나로 포함되면서 오히려 이미지만 깎이고 말았다.
논란이 계속되자 하루 만에 닥터벨머와 다온크리에이티브 측에서 모두 사과문을 발표했다. 닥터벨머 측은 “데못죽을 사랑해 주시는 독자분들이 느끼신 실망감에 대해 깊이 사죄를 드리며 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올해 내에 론칭하고 싶다는 저희 욕심에 제품에 제대로 된 콜라보의 의미를 담아 선보이지 못한 채로 급하게 텀블벅 출시를 강행하게 되어 실망감을 안겨드렸다”고 전했다.
다온크리에이티브 역시 사과문을 발표하고 프로젝트 중단을 선언했다. 다온 측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은 시간동안 작가님들과 후원자님들께서 전해주신 많은 목소리를 통해 금번 프로젝트가 ‘데못죽’을 사랑해 주시는 분들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키기 어렵게 준비되었다는 점에서 부끄러움과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본 프로젝트로 팬분들께 실망을 드리는 일이 없도록, 초심으로 돌아가 관계된 모든 분들과의 협의를 통해 ‘데못죽’을 사랑해 주시는 작가님들과 후원자님들을 위한 새로운 구성 및 가격으로 전면 수정 후 프로젝트를 다시 한번 시작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텀블벅 시스템 특성상 이미 후원자가 선택한 선물을 변경할 수 없어, 프로젝트를 중단한 후 다시 시작한다는 설명이다.
다온 측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구성으로 프로젝트를 다시 만들고 알려드리겠다”며 “새로운 프로젝트에서 개선되고 발전된 모습으로 진행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