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승희 제공
배요섭 연출이 연극 ‘휴먼푸가’에 푸가 형식을 빌려 온 이유를 설명했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에서 연극 ‘휴먼푸가’의 시연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작품은 참상이 여러 사람들의 삶을 통해 고통으로 변주되고 반복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는 클래식 형식 중 하나로 독립된 멜로디들이 반복되고 교차하며 증폭하는 푸가(fuga)와 맞닿아 있다.
연출을 맡은 배요섭 공연창작집단 뛰다 대표는 “푸가라는 건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떠올랐던 중요한 단어였다. 푸가라는 건 ‘어디로 간다’ ‘달린다’는 뜻이다. 여러 개의 주제가 시간차를 두고 반복되면서 달리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5.18 민주화운동을 겪은 사람들이 살아남는 과정이 푸가처럼 반복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푸가라는 게 자연스럽게 들어왔던 이미지였고 단어였고, 이 구조를 사용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휴먼푸가’는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원작으로 한 연극이다. 소설은 1980년 5월 계엄군에 맞서 싸운 이들과 남겨진 이들의 고통을 그렸다. 공연은 11월 6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