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신문지상을 오르내리 ‘아동 학대’ ‘아동 성폭력’은 국민들을 경악하게 한다. 대중의 관심이 큰 만큼 정치인들은 선거철이 되면 아동 권리를 공약으로 내세운다. 최근에는 ‘민식이법’ ‘해인이법’ 등 아동의 안전을 담보하는 법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계류 중이다. 자유한국당은 아동의 안전을 볼모로 정치 공작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아동에 대한 학대, 성폭력, 안전 문제는 심각하다. 그렇다면 이토록 극단적인 문제만이 아동을 괴롭히는 것일까? 보편적으로 아동을 힘들게 하는 문제는 놀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거나, 지나친 사교육과 입시제도 등이다. 아동들의 목소리로 직접 제안하는 아동의 당연한 권리에는 무엇이 있는지 짚어 본다. -편집자주-   지난 9월 스쿨존에서 일어난 사고로 김민식(9) 군이 생명을 잃었다. 동생과 함께 학교 앞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SUV 차량에 치여 채 피어보지도 못한 생명이 져버린 사고다. 민식 군 부모는 아이를 잃은 지 채 몇 달도 되지 않아 ‘민식이법’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스쿨존 내 교통사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민식이법’은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어린이 안전에 대한 우리들, 특히 정치인들의 인식은 아직 낮아 보인다.  아동 범죄는 어떤가. 가정 내에서 이루어질 확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가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는 보호 대상이 되어야 할 아이가 다시 가정으로 돌려보내지면서 더 큰 피해를 입게 될 확률이 높다. 제3자로 인한 피해를 입을 경우에도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당하거나, 생활 터전을 옮겨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게 발생한다. 2020년 12월 출소를 앞두고 있는 조두순은 출소 후 피해자인 ‘나영이’와 같은 동네에서 지내게 된다. 나영이 가족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와 또 다시 한 동네에서 살아가야 하는 불안감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 범죄예방, 학교폭력 근절 최우선 과제 안전한 마을이 필요한 것은 아이들도 잘 알고 있다. 12세 박규나 학생은 “학교 앞 사거리에 신호등이 없어요. 등교 할 때는 교통안전을 봐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하교를 할 때는 학생들이 알아서 길을 건너야 해요. 차에 치일까봐 불안해요. 신호등을 달아주세요”라고 요구하고 있다.  학교 앞은 지나는 차량도 아이들에게 위협이 되지만 흡연하는 어른들도 뒤협이 된다. 10세 김지혜 학생은 “어른들이 제 앞에서 담배 피다가 손을 내리면 담배 연기와 가루가 다 제 얼굴로 와서 괴로워요. 어린이들이 많이 있는 장소는 금연구역으로 해주세요”라고 말한다.  “차가 다니는 길은 좋은데 우리가 다니는 길은 위험해요”라는 아이들의 말은 이제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사각지대 없는 CCTV 설치, 스쿨존 확대 및 치안 강화, 학교 앞 횡단보도 확대 설치, 스쿨존 금연구역 전국 확대 및 관리 감독 등의 제도가 필요하다.  스쿨존 안전만큼이나 중요하게 대두되는 게 학교폭력 문제다. 아이들은 언제든 자신이 학교 폭력을 당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학교를 다녀야 한다. 15세 정민지는 “학교폭력 실태조사 때 학교 폭력을 당했냐는 질문에 ‘어디에서 어떻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작성을 했는데도 도움을 주기는커녕 무관심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조치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실제 학교 폭력으로 인한 10대들의 사망, 부상 사고는 번번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사건을 축소, 은폐하기에 급급해 보다 강력한 대책과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실효성 있는 학교폭력예방 및 근절대책 마련과 학년 별 전담 경찰 배치 등은 아이들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다.  제도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아동 범죄에 대한 강력 처벌과 근절 방안이다. 아동 학대, 성범죄 등 때문에 아이들은 마음 놓고 놀 수가 없다. 학대를 당하거나 범죄에 노출되었을 때 아이들은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지조차 모른 채 계속해서 범죄에 노출되게 된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과 아동 성범죄 근절 민 아동음란물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법안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꼬마 친구들이 유치원에 가기 싫어해요. 그 이유는 유치원 선생님들이 동생들을 폭행해서 그래요. 선생님들을 다시 한 번 교육해주면 좋겠어요” 12세 박은서의 바람을 우리 사회는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때다.

[행복한 아동, 아동권리 ③] 차에게는 좋은 길, 어린이에게는 위험한 길

범죄예방, 학교폭력근절, 사고대비책 강화 목소리 절실

박진희 기자 승인 2019.12.02 18:40 | 최종 수정 2019.12.02 18:41 의견 0

연일 신문지상을 오르내리 ‘아동 학대’ ‘아동 성폭력’은 국민들을 경악하게 한다. 대중의 관심이 큰 만큼 정치인들은 선거철이 되면 아동 권리를 공약으로 내세운다. 최근에는 ‘민식이법’ ‘해인이법’ 등 아동의 안전을 담보하는 법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계류 중이다. 자유한국당은 아동의 안전을 볼모로 정치 공작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아동에 대한 학대, 성폭력, 안전 문제는 심각하다. 그렇다면 이토록 극단적인 문제만이 아동을 괴롭히는 것일까? 보편적으로 아동을 힘들게 하는 문제는 놀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거나, 지나친 사교육과 입시제도 등이다. 아동들의 목소리로 직접 제안하는 아동의 당연한 권리에는 무엇이 있는지 짚어 본다. -편집자주-

 


지난 9월 스쿨존에서 일어난 사고로 김민식(9) 군이 생명을 잃었다. 동생과 함께 학교 앞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SUV 차량에 치여 채 피어보지도 못한 생명이 져버린 사고다. 민식 군 부모는 아이를 잃은 지 채 몇 달도 되지 않아 ‘민식이법’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스쿨존 내 교통사고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민식이법’은 현재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어린이 안전에 대한 우리들, 특히 정치인들의 인식은 아직 낮아 보인다. 

아동 범죄는 어떤가. 가정 내에서 이루어질 확률이 가장 높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가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는 보호 대상이 되어야 할 아이가 다시 가정으로 돌려보내지면서 더 큰 피해를 입게 될 확률이 높다. 제3자로 인한 피해를 입을 경우에도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당하거나, 생활 터전을 옮겨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게 발생한다. 2020년 12월 출소를 앞두고 있는 조두순은 출소 후 피해자인 ‘나영이’와 같은 동네에서 지내게 된다. 나영이 가족은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와 또 다시 한 동네에서 살아가야 하는 불안감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 범죄예방, 학교폭력 근절 최우선 과제

안전한 마을이 필요한 것은 아이들도 잘 알고 있다. 12세 박규나 학생은 “학교 앞 사거리에 신호등이 없어요. 등교 할 때는 교통안전을 봐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하교를 할 때는 학생들이 알아서 길을 건너야 해요. 차에 치일까봐 불안해요. 신호등을 달아주세요”라고 요구하고 있다. 

학교 앞은 지나는 차량도 아이들에게 위협이 되지만 흡연하는 어른들도 뒤협이 된다. 10세 김지혜 학생은 “어른들이 제 앞에서 담배 피다가 손을 내리면 담배 연기와 가루가 다 제 얼굴로 와서 괴로워요. 어린이들이 많이 있는 장소는 금연구역으로 해주세요”라고 말한다. 

“차가 다니는 길은 좋은데 우리가 다니는 길은 위험해요”라는 아이들의 말은 이제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사각지대 없는 CCTV 설치, 스쿨존 확대 및 치안 강화, 학교 앞 횡단보도 확대 설치, 스쿨존 금연구역 전국 확대 및 관리 감독 등의 제도가 필요하다. 

스쿨존 안전만큼이나 중요하게 대두되는 게 학교폭력 문제다. 아이들은 언제든 자신이 학교 폭력을 당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학교를 다녀야 한다. 15세 정민지는 “학교폭력 실태조사 때 학교 폭력을 당했냐는 질문에 ‘어디에서 어떻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작성을 했는데도 도움을 주기는커녕 무관심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조치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실제 학교 폭력으로 인한 10대들의 사망, 부상 사고는 번번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사건을 축소, 은폐하기에 급급해 보다 강력한 대책과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실효성 있는 학교폭력예방 및 근절대책 마련과 학년 별 전담 경찰 배치 등은 아이들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다. 

제도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아동 범죄에 대한 강력 처벌과 근절 방안이다. 아동 학대, 성범죄 등 때문에 아이들은 마음 놓고 놀 수가 없다. 학대를 당하거나 범죄에 노출되었을 때 아이들은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지조차 모른 채 계속해서 범죄에 노출되게 된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대책 마련과 아동 성범죄 근절 민 아동음란물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법안이 시급하다.  

“우리나라 꼬마 친구들이 유치원에 가기 싫어해요. 그 이유는 유치원 선생님들이 동생들을 폭행해서 그래요. 선생님들을 다시 한 번 교육해주면 좋겠어요”

12세 박은서의 바람을 우리 사회는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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