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신문지상을 오르내리 ‘아동 학대’ ‘아동 성폭력’은 국민들을 경악하게 한다. 대중의 관심이 큰 만큼 정치인들은 선거철이 되면 아동 권리를 공약으로 내세운다. 최근에는 ‘민식이법’ ‘해인이법’ 등 아동의 안전을 담보하는 법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계류 중이다. 자유한국당은 아동의 안전을 볼모로 정치 공작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아동에 대한 학대, 성폭력, 안전 문제는 심각하다. 그렇다면 이토록 극단적인 문제만이 아동을 괴롭히는 것일까? 보편적으로 아동을 힘들게 하는 문제는 놀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거나, 지나친 사교육과 입시제도 등이다. 아동들의 목소리로 직접 제안하는 아동의 당연한 권리에는 무엇이 있는지 짚어 본다. -편집자주-   ‘미래에서 온 투표’([행복한 아동, 아동권리 ①] 참조)를 통해 전해진 아동의 목소리 중 ‘쉬면서 공부하고 싶다’ ‘마음껏 놀고 싶다’는 의견은 우리 사회에 뼈아프게 전달되어야 할 목소리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모든 어린이는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다(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들은 사교육 등으로 놀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는 탓에 최근 각 NGO 단체마다 아동의 놀 권리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회복지 단체까지 나서서 아동의 놀 권리를 외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가장 크게 귀를 열어야 할 사람들은 부모다.  또한 아이들의 목소리 중 ‘마음껏 놀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해요’라는 말은 환경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연일 계속되는 대기 오염으로 아이들이 야외 활동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 들면서 ‘뛰어 노는 것’의 순작용을 경험하지 못하는 탓이다.   ■ 배움보다 중요한 ‘꿈 꿀 시간’, 꿈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 “공부보다는 학교에서 꿈에 대한 것을 해야 한다. 공부 때문에 대학을 못 가는 학생을 만들지 말자. 공부 때문에 취직을 못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자. 공부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을 만들지 말자” 14세 변상민 군의 목소리다. 실제 한국 10대들의 자살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종현, 설리 등 유명 연예인들의 사망 사건 이후 10대들의 자살률이 급증하는 현상을 보이면서 중요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절감하고 있는 듯 10대들은 “공부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을 만들지 말자”고 외치고 있다.  12세 김상현 군은 “공부를 잘한 다는 건 여러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능력이 인정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이 같은 바람을 위해서는 방과 후 진로진학 프로그램 추가, 다양한 직업체험이 가능하도록 자유학기제 보완 등의 공교육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꿈 꿀 시간을 확보해 줄 수 있고, 공부가 아니더라도 다른 재능을 펼치고 인정 받는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해 보이는 정책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을 자살로 내몰 만큼 혹독한 학업을 위해 부모들이 쏟아 붓는 돈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으며, 얼마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을까? 17세 김기렬 군은 “우리 부모님은 계층 이동시키기 위해 월급에 70% 이상을 우리 학업비로 지출한다. 한 과목 학원비는 엄청나다. 그래도 한 달 몇 백 씩 사교육 받는 아이들을 따라 갈 수 없다. 돈으로 자녀 공부시키는 그런 사회는 이제 지우개로 지웠으면, 그럼 우리 부모님 다른데 지출 여력이 생겨 다 같이 잘 살 수 있을 텐데…”라고 말한다.  사교육을 축소하고 공교육을 강화하면 교육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동의한다. 하지만 선행학습을 중요시 하는 일부 계층의 지나친 사교육비 지출로 인한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학원시간 셧다운 제도, 교사의 전문성 제고를 통해 공교육 강화, 학교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시험문제 출제금지 및 시험 난이도 하향 조정 등의 정책이 절실하다. 이 밖에도 아이들은 ‘공부와 관계없는 규칙 때문에 숨이 막힌다’라고 호소한다. 아이들이 머리를 기르거나 꾸미는 것을 자유롭게 해달라는 외침이다. 이미 아이들도 스스로 자유로울 권리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6월부터 많은 학교들이 두발 자율화 등을 실행하고 있다. 서울시만 살펴보면 95%의 중?고교에서 두발자율화 중이며 75% 학교에서는 파마도 허용하고 있다.

[행복한 아동, 아동권리 ②] “성적이 안 좋으면 쓸모없는 사람인가요?”

꿈 꿀 시간과 기회가 필요한 아동들 “꿈이 없으면 미래도 없어요”

박진희 기자 승인 2019.12.02 18:40 | 최종 수정 2019.12.23 10:08 의견 0

연일 신문지상을 오르내리 ‘아동 학대’ ‘아동 성폭력’은 국민들을 경악하게 한다. 대중의 관심이 큰 만큼 정치인들은 선거철이 되면 아동 권리를 공약으로 내세운다. 최근에는 ‘민식이법’ ‘해인이법’ 등 아동의 안전을 담보하는 법안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계류 중이다. 자유한국당은 아동의 안전을 볼모로 정치 공작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아동에 대한 학대, 성폭력, 안전 문제는 심각하다. 그렇다면 이토록 극단적인 문제만이 아동을 괴롭히는 것일까? 보편적으로 아동을 힘들게 하는 문제는 놀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거나, 지나친 사교육과 입시제도 등이다. 아동들의 목소리로 직접 제안하는 아동의 당연한 권리에는 무엇이 있는지 짚어 본다. -편집자주-

 


‘미래에서 온 투표’([행복한 아동, 아동권리 ①] 참조)를 통해 전해진 아동의 목소리 중 ‘쉬면서 공부하고 싶다’ ‘마음껏 놀고 싶다’는 의견은 우리 사회에 뼈아프게 전달되어야 할 목소리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모든 어린이는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다(유엔아동권리협약 31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동들은 사교육 등으로 놀 시간을 보장 받지 못하고 있는 탓에 최근 각 NGO 단체마다 아동의 놀 권리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회복지 단체까지 나서서 아동의 놀 권리를 외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가장 크게 귀를 열어야 할 사람들은 부모다. 

또한 아이들의 목소리 중 ‘마음껏 놀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해요’라는 말은 환경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연일 계속되는 대기 오염으로 아이들이 야외 활동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 들면서 ‘뛰어 노는 것’의 순작용을 경험하지 못하는 탓이다.  


■ 배움보다 중요한 ‘꿈 꿀 시간’, 꿈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

“공부보다는 학교에서 꿈에 대한 것을 해야 한다. 공부 때문에 대학을 못 가는 학생을 만들지 말자. 공부 때문에 취직을 못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자. 공부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을 만들지 말자”

14세 변상민 군의 목소리다. 실제 한국 10대들의 자살률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종현, 설리 등 유명 연예인들의 사망 사건 이후 10대들의 자살률이 급증하는 현상을 보이면서 중요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절감하고 있는 듯 10대들은 “공부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을 만들지 말자”고 외치고 있다. 

12세 김상현 군은 “공부를 잘한 다는 건 여러 능력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능력이 인정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다. 

아이들의 이 같은 바람을 위해서는 방과 후 진로진학 프로그램 추가, 다양한 직업체험이 가능하도록 자유학기제 보완 등의 공교육 정책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꿈 꿀 시간을 확보해 줄 수 있고, 공부가 아니더라도 다른 재능을 펼치고 인정 받는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해 보이는 정책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을 자살로 내몰 만큼 혹독한 학업을 위해 부모들이 쏟아 붓는 돈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으며, 얼마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을까? 17세 김기렬 군은 “우리 부모님은 계층 이동시키기 위해 월급에 70% 이상을 우리 학업비로 지출한다. 한 과목 학원비는 엄청나다. 그래도 한 달 몇 백 씩 사교육 받는 아이들을 따라 갈 수 없다. 돈으로 자녀 공부시키는 그런 사회는 이제 지우개로 지웠으면, 그럼 우리 부모님 다른데 지출 여력이 생겨 다 같이 잘 살 수 있을 텐데…”라고 말한다. 

사교육을 축소하고 공교육을 강화하면 교육비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동의한다. 하지만 선행학습을 중요시 하는 일부 계층의 지나친 사교육비 지출로 인한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학원시간 셧다운 제도, 교사의 전문성 제고를 통해 공교육 강화, 학교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난 시험문제 출제금지 및 시험 난이도 하향 조정 등의 정책이 절실하다.

이 밖에도 아이들은 ‘공부와 관계없는 규칙 때문에 숨이 막힌다’라고 호소한다. 아이들이 머리를 기르거나 꾸미는 것을 자유롭게 해달라는 외침이다. 이미 아이들도 스스로 자유로울 권리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6월부터 많은 학교들이 두발 자율화 등을 실행하고 있다. 서울시만 살펴보면 95%의 중?고교에서 두발자율화 중이며 75% 학교에서는 파마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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