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AP))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큰 법일까. 트럼프 정부 출범을 앞두고 뜨겁게 달아올랐던 가상화폐 시장의 투자심리가 차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산업이 트럼프 당선의 최수혜 산업으로 분류됨에도, 트럼프 당선 이후의 성과를 전부 반납한 이유는 뭘까.

14일 홍성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디지털자산 산업을 정식 산업으로 인식하지 않음으로써 위험선호 심리에 우려가 발생했을 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비트코인은 재차 9만달러를 하회 중이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종목들도 트럼프 당선 이후의 성과를 반납한 상태.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 전략보유고를 설립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기보유 중인 비트코인은 매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규 매수의 경우 ‘예산을 증가시키지 않고 납세자에게 추가 비용을 발생시키지 않는’ 전략을 활용하겠다고 밝히며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이 크립토 서밋(Crypto Summit)으로 산업에 대한 지지를 재차 표명했지만 여전히 투자심리에 반전은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홍 애널리스트는 결국 유의미한 규모의 매수를 위해서는 의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방 비트코인 전략보유고가 공식화됐음에 따라 주 단위 비트코인 전략보유고 논의도 진전될 것"이라며 "애리조나주, 텍사스주 등에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는데 특히 텍사스주 GDP는 한국 GDP보다 크기 때문에 주 단위 비트코인 보유고도 의미가 있다"고 주목했다.

아울러 디지털자산 관련주로 분류되는 로빈후드와 코인베이스 주가의 희비교차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홍 애널리스트는 "로빈후드는 디지털자산의 변동성과 거래량의 수혜를 받는 종목이고 코인베이스는 블록체인 산업 전반에 대한 익스포저 수단인데 시장이 디지털자산에 기대하는 바가 아직 변동성과 거래량에 그치고 있다"며 "로빈후드가 디지털자산 거래량을 빼앗아가는 점이 특히 부각되며 코인베이스에 대한 투자심리가 큰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식 전환을 위해서는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 효과와 스테이블코인 법안 통과 등을 바탕으로 디지털자산 기업들이 유망 성장 산업임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