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넷플릭스 제공 정치와 종교, 성, 인종 문제는 해외 스탠드업 코미디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주제다. 방송이 아닌, 라이브 공연으로 진행되는 스탠드업 코미디는 자유로운 주제와 솔직한 소통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 장점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진행자의 입담은 기본,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낼 만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진행자 홀로 1~2시간 동안 말로써 공연을 이끌어야 하는 장르의 특성상, 가벼운 농담부터 공감을 이끌만한 깊이 있는 주제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공연 내내 유쾌하게 이어지곤 한다.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은 방송에서 선보일 수 없었던 솔직하고 과감한 이야기로 차별화를 시도하곤 한다. 터부시되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입담을 겸비한 미국의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은 아카데미 시상식 단골 사회자가 될 만큼 인기와 명성이 높다. 케빈 하트나 아담 샌들러, 로빈 윌리엄스와 잭 블랙, 엘렌 드제러너스 등 코미디 배우나 MC가 되기 위해서는 스탠드업 코미디로 경력을 쌓는 경우도 많다. 물론 사회 풍자가 반드시 담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탠드업 코미디를 향한 인식은 이미사회 풍자는 물론, 성, 정치, 종교 등 그 한계를 규정 짓지 않을 정도다. 단지, 이를 어떻게 재미있고 쉽게 풀어내며 공감을 이끌어내는가가 핵심이고, 진행자에 대한 평가도 이 점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미국의 대표적인 스탠드업 코미디언 트레버 노아는 자신의 정체성 혼란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남아공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 중인 트레버 노아는 남아공의 역사와 사회 현실은 물론, 미국에서 겪은 인종 차별과 사회에 만연한 이민자 혐오를 유쾌하게 비꼬며 공감 가득한 웃음을 끌어낸다. 인도 출신 러셀 피터스 또한 인종에 대한 편견 때문에 오해 받는 에피소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놓는가 하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태인과 무슬림 등 다양한 인종들의 이야기를 풍자적으로 담아낸다. 인종에 대해 닫힌 사고를 가진 일부 서구 문화권에 대한 통렬한 독설로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이제야 스탠드업 코미디가 태동하게 된 이유도 스탠드업 코미디의 핵심인 ‘풍자’가 그동안 힘들었기 때문이다. 강남과 홍대 등의 소극장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는 코미디얼라이브 이용주 대표는 “이슈가 생겼을 때 내 주장이나 생각을 눈치 보지 않고, 제대로 말하는 건 어렵다. 주장,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터부시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스탠드업 코미디가 발전하기 힘들다. 미국에서 먼저 정착하고, 발전한 것도 그런 분위기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나 유병재, 박나래 등 넷플릭스를 통해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이는 이들이 금기를 깨며 대중들도 점차 스탠드업 코미디에 익숙해지고 있다. 작년 ‘블랙 코미디’에 이어 올해 ‘B의 농담’으로 무대에 선 유병재는 정치, 사회, 방송 등 다양한 분야의 부조리를 유쾌한 농담으로 받아치며 블랙 코미디의 묘미를 보여줬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인 박나래는 ‘성’을 주제로 관객들과 소통했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주제지만, 박나래 특유의 입담과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묘미가 호평의 핵심이었다. 박나래는 ‘성’을 주제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스탠드업 코미디는 블랙 코미디, 풍자, 디스를 많이 생각하신다. 하지만 나는 본인이 가장 편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더라. 내가 잘하면서 방송에서 하지 못했던, 국가가 나를 막았던 게 이런 주제였다. 시대를 잘 만나 ‘마성의 나래바’ 같은 코너를 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제약은 있었다. 이런 성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View 기획┃스탠드업 코미디①] 마이크 하나로 관객과 소통…‘나만의 이야기’ 필수

‘블랙코미디’ 유병재·‘19금’ 박나래, 무대 위에서 뽐낸 장기

장수정 기자 승인 2020.01.04 10:18 | 최종 수정 2020.01.06 12:42 의견 0
사진=넷플릭스 제공


정치와 종교, 성, 인종 문제는 해외 스탠드업 코미디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주제다. 방송이 아닌, 라이브 공연으로 진행되는 스탠드업 코미디는 자유로운 주제와 솔직한 소통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 장점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진행자의 입담은 기본,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낼 만한 통찰력이 필요하다. 진행자 홀로 1~2시간 동안 말로써 공연을 이끌어야 하는 장르의 특성상, 가벼운 농담부터 공감을 이끌만한 깊이 있는 주제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공연 내내 유쾌하게 이어지곤 한다.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은 방송에서 선보일 수 없었던 솔직하고 과감한 이야기로 차별화를 시도하곤 한다. 터부시되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입담을 겸비한 미국의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은 아카데미 시상식 단골 사회자가 될 만큼 인기와 명성이 높다. 케빈 하트나 아담 샌들러, 로빈 윌리엄스와 잭 블랙, 엘렌 드제러너스 등 코미디 배우나 MC가 되기 위해서는 스탠드업 코미디로 경력을 쌓는 경우도 많다.

물론 사회 풍자가 반드시 담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탠드업 코미디를 향한 인식은 이미사회 풍자는 물론, 성, 정치, 종교 등 그 한계를 규정 짓지 않을 정도다. 단지, 이를 어떻게 재미있고 쉽게 풀어내며 공감을 이끌어내는가가 핵심이고, 진행자에 대한 평가도 이 점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미국의 대표적인 스탠드업 코미디언 트레버 노아는 자신의 정체성 혼란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남아공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활동 중인 트레버 노아는 남아공의 역사와 사회 현실은 물론, 미국에서 겪은 인종 차별과 사회에 만연한 이민자 혐오를 유쾌하게 비꼬며 공감 가득한 웃음을 끌어낸다.

인도 출신 러셀 피터스 또한 인종에 대한 편견 때문에 오해 받는 에피소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놓는가 하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유태인과 무슬림 등 다양한 인종들의 이야기를 풍자적으로 담아낸다. 인종에 대해 닫힌 사고를 가진 일부 서구 문화권에 대한 통렬한 독설로 사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 이제야 스탠드업 코미디가 태동하게 된 이유도 스탠드업 코미디의 핵심인 ‘풍자’가 그동안 힘들었기 때문이다. 강남과 홍대 등의 소극장에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는 코미디얼라이브 이용주 대표는 “이슈가 생겼을 때 내 주장이나 생각을 눈치 보지 않고, 제대로 말하는 건 어렵다. 주장, 자기표현을 하는 것이 터부시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는 스탠드업 코미디가 발전하기 힘들다. 미국에서 먼저 정착하고, 발전한 것도 그런 분위기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러나 유병재, 박나래 등 넷플릭스를 통해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이는 이들이 금기를 깨며 대중들도 점차 스탠드업 코미디에 익숙해지고 있다. 작년 ‘블랙 코미디’에 이어 올해 ‘B의 농담’으로 무대에 선 유병재는 정치, 사회, 방송 등 다양한 분야의 부조리를 유쾌한 농담으로 받아치며 블랙 코미디의 묘미를 보여줬다.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인 박나래는 ‘성’을 주제로 관객들과 소통했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주제지만, 박나래 특유의 입담과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묘미가 호평의 핵심이었다.

박나래는 ‘성’을 주제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스탠드업 코미디는 블랙 코미디, 풍자, 디스를 많이 생각하신다. 하지만 나는 본인이 가장 편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더라. 내가 잘하면서 방송에서 하지 못했던, 국가가 나를 막았던 게 이런 주제였다. 시대를 잘 만나 ‘마성의 나래바’ 같은 코너를 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제약은 있었다. 이런 성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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