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아이리시맨' 포스터 영화의 몸집이 커지게 되면, 극장의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넷플릭스가 영화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독점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와 극장 간의 대치는 이제는 옛 일이 됐다. 일찌감치 넷플릭스에 문을 연 일반 극장과 달리 긴장 관계를 지속하던 멀티플렉스였지만, 이마저도 메가박스가 물꼬를 열면서 변화의 바람이 시작됐다. 국내 영화인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최근 넷플릭스 영화에 대한 제작자의 시선에 대해 “넷플릭스가 선보인 ‘아이리시맨’이나 ‘로마’는 영화적인 영화들이다. 극장만을 고집하는 영화는 의미가 없다. 플랫폼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유튜브를 통해 선보이든,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이든 문제가 없다”라고 했다. 플랫폼의 유형보다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진 셈이다. 심 대표는 콘텐츠 공룡 디즈니 또한 OTT 사업에 뛰어든 것을 예시로 들며 “변화는 점점 가속화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극장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함께’ 보는 극장의 중요성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어두운 공간에서 완전히 몰입된 상태로 영화를 보고, 함께 본 이들과 영화를 본 내용을 공유하는 과정까지를 ‘관람’의 형태로 보는 시각은 단순히 전통주의적 시각이라고만 단정 지을 수 없다. 넷플릭스의 막대한 자본력이 만들어낸,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여전히 극장에서 보기를 원하는 수요층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이리시맨’은 미국에서 26일이라는 홀드백을 두고 온라인에 공개됐다. 넷플릭스는 홀드백 기간에 대해 “개봉 일정은 각 국가 별로 다양한 사안을 고려해 배급 파트너와 의논하여 결정된다. 작품 별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정해진다”라며 말을 아꼈다. 여기에 극장은 IMAX관이나 4DX관 등 특별한 관람 형태를 제공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심 대표 또한 극장의 무용론에 대해서는 “또 다른 플랫폼이 극장의 존재 위협이 아닌, 더 다양한 방식과 창구로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해외의 사례가 남긴, 또 다른 독점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남아있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손을 잡은 거장들을 앞세워 각종 영화제까지 노리고 있다. 로마’가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의 영예를 안고, 제91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촬영상, 외국어영화상 3개 부문 트로피를 휩쓴 뒤 ‘아이리시맨’의 아카데미 수상을 기대 중이다. 특히 넷플릭스가 지난 8월 문을 닫은 뉴욕 마지막 단관 극장 파리 극장을 장기 임대한 것이 아카데미상 출품 요건인 최소 7일 이상 극장 상영 조건을 맞추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이에 결국 막대한 자본이 영화제 수상까지 이뤄내게 되고, 그렇게 되면 또 다른 의미의 독점이 이어질 것이라는 걱정의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View 기획┃넷플릭스 영화③] 극장 무용론은 시기상조…커지는 영향력은 ‘우려’

몸집 커지는 넷플릭스, 해외서 시작한 극장 사업 '우려'

장수정 기자 승인 2020.01.18 10:14 | 최종 수정 2020.01.20 09:55 의견 0
사진=영화 '아이리시맨' 포스터


영화의 몸집이 커지게 되면, 극장의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넷플릭스가 영화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독점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와 극장 간의 대치는 이제는 옛 일이 됐다. 일찌감치 넷플릭스에 문을 연 일반 극장과 달리 긴장 관계를 지속하던 멀티플렉스였지만, 이마저도 메가박스가 물꼬를 열면서 변화의 바람이 시작됐다.

국내 영화인들의 시선도 달라졌다.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최근 넷플릭스 영화에 대한 제작자의 시선에 대해 “넷플릭스가 선보인 ‘아이리시맨’이나 ‘로마’는 영화적인 영화들이다. 극장만을 고집하는 영화는 의미가 없다. 플랫폼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있을까. 유튜브를 통해 선보이든, 넷플릭스를 통해 선보이든 문제가 없다”라고 했다. 플랫폼의 유형보다는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진 셈이다.

심 대표는 콘텐츠 공룡 디즈니 또한 OTT 사업에 뛰어든 것을 예시로 들며 “변화는 점점 가속화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극장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함께’ 보는 극장의 중요성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어두운 공간에서 완전히 몰입된 상태로 영화를 보고, 함께 본 이들과 영화를 본 내용을 공유하는 과정까지를 ‘관람’의 형태로 보는 시각은 단순히 전통주의적 시각이라고만 단정 지을 수 없다.

넷플릭스의 막대한 자본력이 만들어낸,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여전히 극장에서 보기를 원하는 수요층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이리시맨’은 미국에서 26일이라는 홀드백을 두고 온라인에 공개됐다. 넷플릭스는 홀드백 기간에 대해 “개봉 일정은 각 국가 별로 다양한 사안을 고려해 배급 파트너와 의논하여 결정된다. 작품 별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정해진다”라며 말을 아꼈다.

여기에 극장은 IMAX관이나 4DX관 등 특별한 관람 형태를 제공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심 대표 또한 극장의 무용론에 대해서는 “또 다른 플랫폼이 극장의 존재 위협이 아닌, 더 다양한 방식과 창구로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해외의 사례가 남긴, 또 다른 독점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남아있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손을 잡은 거장들을 앞세워 각종 영화제까지 노리고 있다. 로마’가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의 영예를 안고, 제91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촬영상, 외국어영화상 3개 부문 트로피를 휩쓴 뒤 ‘아이리시맨’의 아카데미 수상을 기대 중이다.

특히 넷플릭스가 지난 8월 문을 닫은 뉴욕 마지막 단관 극장 파리 극장을 장기 임대한 것이 아카데미상 출품 요건인 최소 7일 이상 극장 상영 조건을 맞추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 것이다. 이에 결국 막대한 자본이 영화제 수상까지 이뤄내게 되고, 그렇게 되면 또 다른 의미의 독점이 이어질 것이라는 걱정의 시선이 쏠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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