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싱가포르 몇 년 전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 길가에 앉아있었다. 유명한 여행지답게 사람들로 북적였고,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답게 한국말이 많이 들렸다. ‘일본의 명동’이라는 호칭다웠다. 그러면서 들려오는 말은 “왜 이리 한국 사람이 많냐. 여기가 일본이야 한국이야”였다. 싱가포르에 갔을 때다.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이 보이는 멀라이언파크에 앉아있었다. 역시 사람들로 북적였다. 깃발을 들고 있는 단체 관광객도 보이고 2~4명씩 보이는 소규모 여행자들도 많았다. 여기서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어딜 가나 한국 사람들이 많네. 여기도 한국 사람 천지구나”.  상해 와이탄 거리에서 동방명주 방향을 바라봤다. 포토존 필수 코스로, 와이탄 거리 자체로 화려했고, 동방명주를 중심으로 한 상해의 커다란 건물들도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단체로, 커플로, 개인으로 와이탄과 동방명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어딜 가나 한국인이구나”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들렸다. 저가항공으로 인해 아시아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여행지는 한국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길어야 비행시간으로 6시간 안쪽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에 문화적 동질성 역시 쉽게 느낄 수 있어서 해외여행이지만 부담감이 적은 편이다.  사진=상해 와이탄 그러다보니 유명 관광지에는 언제나 한국 사람들로 북적인다. 아니 정확히는 북적일 수밖에 없다. 아시아에서 나름의 편의시설이 구비되어 있고, 치안 등이 확보된, 그래서 속칭 검증된 여행지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보통 한번 방문한 여행지보다는 새로운 여행지를 찾기 마련이다. 상해를 가봤으면 다음 해외여행은 싱가포르를 선택하고, 그 다음은 홍콩을 간다. 재정적,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면 모를까, 대부분의 해외여행 패턴은 가보지 못한 곳을 가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특정 여행지 쏠림 현상이 생긴다. 패키지로 가면 당연한 것이고, 개인적으로 가더라도 검색한 정보 안에서 선택지는 그다지 많지 않다. 여기에 여행기간이 짧다면 이러한 선택지를 더더욱 좁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가면 한국 사람들이 많음을 탓하며, 온전히 ‘해외’의 분위기를 즐기기를 원한다. 여행 인프라가 갖춰있고,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으며, 자신에게 해외에 있다는 느낌을 물씬 풍겨야 하는데, ‘한국 사람’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능할까.   물론 ‘한달살이’ 등을 위해 현지인만 사는 어느 특정 지역으로 갈 수는 있을 것이다. 혹은 불편함을 감수한 원주민 체험 등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여행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모두’가 알고, 여행지로서 뛰어난 곳이지만, ‘한국 사람’은 없는 장소를 어떻게든 찾아내려 한다. 그러다보니 ‘다낭 한국인 없는 리조트’ 같은 연관 검색어가 뜨기도 한다. 다소 우스운 상황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에서 와서 여행지를 제외하고, 한국을 느끼려면 어디를 가야할까. 이렇게 반대로 생각하면, ‘한국 사람 없는 아시아 여행지’를 찾기 쉽지 않을까.

[여행 한담] “한국인 없는 ‘유명한’(?) 아시아 여행지 찾아요”

유명준 기자 승인 2020.01.22 11:05 | 최종 수정 2020.02.07 10:29 의견 0
사진=싱가포르


몇 년 전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 길가에 앉아있었다. 유명한 여행지답게 사람들로 북적였고,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답게 한국말이 많이 들렸다. ‘일본의 명동’이라는 호칭다웠다. 그러면서 들려오는 말은 “왜 이리 한국 사람이 많냐. 여기가 일본이야 한국이야”였다.

싱가포르에 갔을 때다.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이 보이는 멀라이언파크에 앉아있었다. 역시 사람들로 북적였다. 깃발을 들고 있는 단체 관광객도 보이고 2~4명씩 보이는 소규모 여행자들도 많았다. 여기서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어딜 가나 한국 사람들이 많네. 여기도 한국 사람 천지구나”. 

상해 와이탄 거리에서 동방명주 방향을 바라봤다. 포토존 필수 코스로, 와이탄 거리 자체로 화려했고, 동방명주를 중심으로 한 상해의 커다란 건물들도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단체로, 커플로, 개인으로 와이탄과 동방명주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어딜 가나 한국인이구나”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들렸다.

저가항공으로 인해 아시아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여행지는 한국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길어야 비행시간으로 6시간 안쪽이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물가에 문화적 동질성 역시 쉽게 느낄 수 있어서 해외여행이지만 부담감이 적은 편이다. 

사진=상해 와이탄


그러다보니 유명 관광지에는 언제나 한국 사람들로 북적인다. 아니 정확히는 북적일 수밖에 없다. 아시아에서 나름의 편의시설이 구비되어 있고, 치안 등이 확보된, 그래서 속칭 검증된 여행지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보통 한번 방문한 여행지보다는 새로운 여행지를 찾기 마련이다. 상해를 가봤으면 다음 해외여행은 싱가포르를 선택하고, 그 다음은 홍콩을 간다. 재정적,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면 모를까, 대부분의 해외여행 패턴은 가보지 못한 곳을 가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특정 여행지 쏠림 현상이 생긴다. 패키지로 가면 당연한 것이고, 개인적으로 가더라도 검색한 정보 안에서 선택지는 그다지 많지 않다. 여기에 여행기간이 짧다면 이러한 선택지를 더더욱 좁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가면 한국 사람들이 많음을 탓하며, 온전히 ‘해외’의 분위기를 즐기기를 원한다. 여행 인프라가 갖춰있고,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으며, 자신에게 해외에 있다는 느낌을 물씬 풍겨야 하는데, ‘한국 사람’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능할까.

 


물론 ‘한달살이’ 등을 위해 현지인만 사는 어느 특정 지역으로 갈 수는 있을 것이다. 혹은 불편함을 감수한 원주민 체험 등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여행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모두’가 알고, 여행지로서 뛰어난 곳이지만, ‘한국 사람’은 없는 장소를 어떻게든 찾아내려 한다. 그러다보니 ‘다낭 한국인 없는 리조트’ 같은 연관 검색어가 뜨기도 한다. 다소 우스운 상황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에서 와서 여행지를 제외하고, 한국을 느끼려면 어디를 가야할까. 이렇게 반대로 생각하면, ‘한국 사람 없는 아시아 여행지’를 찾기 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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