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부터 일어난 미투 바람이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 상륙한 후 우리 사회는 한 동안 어수선했다. 자성의 목소리와 피해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뒤섞였지만 가해자에 대해 제대로된 처벌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미투 고발의 경우 피해 시기가 한참 지나 증거가 없는 관계로 자칫 피해자가 역풍을 맞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불어 닥친 미투는 학교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미투 고발이 한창이었던 2018년부터는 학생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른바 스쿨미투다.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성폭력 문제는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을까. 뷰어스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문제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스쿨미투를 촉발시킨 용화여고 학생들의 스쿨미투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8년 스쿨미투를 촉발시킨 서울시 노원구 용화여고 졸업생 96명은 국민신고에 학창시절 남성 교사들로부터 상습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선배들의 이 같은 외침에 당시 재학생들이 교실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WITH YOU’(위드 유) ‘ME TOO’(미투)등의 문구를 붙이기 시작했다. 용화여고의 스쿨미투는 전국적으로 학교 내 성폭력 고발이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18명 중 3명만 파면?해임 등의 중징계를 받아 학교를 떠났고, 나머지 15명은 학교로 복귀했다. 이는 비단 용화여고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희롱·성추행 등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초·중·고 교사 중 43.3%가 학생을 다시 가르칠 수 있는 ‘솜방망이’ 징계를 받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공개한 교육부의 ‘2016~2019 초·중·고 학교급별 교원 성비위 징계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교원(578명) 중 250명이 강등?정직?감봉?견책 등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징계 중에서는 견책 75명, 감봉 62명, 불문경고 2명이었다. 견책 처분을 받은 교원은 학교장으로부터 잘못에 대해 회개하도록 훈계를 듣고 6개월간 승진에서 제외되는 인사상 불이익만 받는다. 정직?강등처럼 중징계지만 교직생활을 이어가는 데 문제가 없는 처분을 받은 사람은 111명이었다. 파면?해임 처분으로 교단에서 퇴출된 교원은 328명이었다. 이렇게 학교 내 성폭력 사건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가운데 연도별 성비위 징계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6년 143명, 2017년, 2018년 169명이 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5∼2019년 성 비위로 징계를 받은 교원은 총 686명에 달했다. 이 중 성폭행·성추행 등 중한 범행을 저질러 파면 또는 해임 처분을 받은 교원은 총 400명이었다. 파면이 85명, 해임이 315명이었다. 교원 성범죄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전체 578건 중 성추행이 280건으로 가장 많고, 성희롱 192건, 성매매 51건, 성풍속 비위(공연음란, 음란물?음화 제작배포, 카메라 이용 촬영) 37건, 성폭행 18건 순이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CFAcc 스쿨미투팀이 설문조사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초록우산 어린이재단) ■ 성비위 교사들, 다시 교단으로…화나는 학생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CFAcc(Child-Friendly Accountability, 아동보호 참여활동)은 지난해 11월 18일부터 12월 13일까지 서울시 내 거주하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CFAcc 스쿨미투 팀은 “가해 교사가 다시 교단으로 돌아오는 것이 말이 되나?”라는 질문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설문지를 꾸려 설문조사에 나섰다. ‘스쿨미투 가해 교사 적정 처벌 수위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어땠을까? (사례 A) “이게 어린 여자의 가슴이다” “나는 둔산동에 가면 젊은 여자들을 볼 때 성폭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생각만 할 뿐 행동으로 옮기지 않기 때문에 나쁜 것이 아니다” 등의 발언을 1년 6개월 동안 상습적으로 한 교사는 벌금 800만원과 40시간의 성폭력이수프로그램을 받았다. (2019.10월 판결)  이 같은 판결에 대해 92%(168명)는 옳지 않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들 대다수는 성비위 교사에 대한 실제 처벌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가해교사들의 성비위 재발 방지 교육의 경우, 교육청 별로 필수 이수 교육 시간부터 교육 내용 등이 다르다. 무엇보다, 교육청 별로 재발 방지를 위해 교육을 이수시키겠다고 하지만, 실제 가해교사들이 교육을 이수하였는지, 교육이 재발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지, 교육 시간은 적정한지 등에 대한 정보가 없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통합적인 현행법이 부재한 상황이라는 지적을 했다.

[뷰어스X초록우산 연중기획 | 스쿨미투] ②성비위 교사 교단 복귀, 솜방망이 징계 언제까지?

가해 교사 상당수 학교로 복귀, 처벌수위 적장한가 논의

박진희 기자 승인 2020.02.14 16:42 의견 0

미국에서부터 일어난 미투 바람이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 상륙한 후 우리 사회는 한 동안 어수선했다. 자성의 목소리와 피해자에 대한 비난 여론이 뒤섞였지만 가해자에 대해 제대로된 처벌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미투 고발의 경우 피해 시기가 한참 지나 증거가 없는 관계로 자칫 피해자가 역풍을 맞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불어 닥친 미투는 학교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미투 고발이 한창이었던 2018년부터는 학생들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른바 스쿨미투다.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성폭력 문제는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을까. 뷰어스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문제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스쿨미투를 촉발시킨 용화여고 학생들의 스쿨미투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8년 스쿨미투를 촉발시킨 서울시 노원구 용화여고 졸업생 96명은 국민신고에 학창시절 남성 교사들로부터 상습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선배들의 이 같은 외침에 당시 재학생들이 교실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WITH YOU’(위드 유) ‘ME TOO’(미투)등의 문구를 붙이기 시작했다. 용화여고의 스쿨미투는 전국적으로 학교 내 성폭력 고발이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18명 중 3명만 파면?해임 등의 중징계를 받아 학교를 떠났고, 나머지 15명은 학교로 복귀했다.

이는 비단 용화여고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희롱·성추행 등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초·중·고 교사 중 43.3%가 학생을 다시 가르칠 수 있는 ‘솜방망이’ 징계를 받았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공개한 교육부의 ‘2016~2019 초·중·고 학교급별 교원 성비위 징계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교원(578명) 중 250명이 강등?정직?감봉?견책 등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징계 중에서는 견책 75명, 감봉 62명, 불문경고 2명이었다. 견책 처분을 받은 교원은 학교장으로부터 잘못에 대해 회개하도록 훈계를 듣고 6개월간 승진에서 제외되는 인사상 불이익만 받는다. 정직?강등처럼 중징계지만 교직생활을 이어가는 데 문제가 없는 처분을 받은 사람은 111명이었다. 파면?해임 처분으로 교단에서 퇴출된 교원은 328명이었다.

이렇게 학교 내 성폭력 사건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가운데 연도별 성비위 징계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6년 143명, 2017년, 2018년 169명이 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5∼2019년 성 비위로 징계를 받은 교원은 총 686명에 달했다. 이 중 성폭행·성추행 등 중한 범행을 저질러 파면 또는 해임 처분을 받은 교원은 총 400명이었다. 파면이 85명, 해임이 315명이었다. 교원 성범죄를 유형별로 살펴보면 전체 578건 중 성추행이 280건으로 가장 많고, 성희롱 192건, 성매매 51건, 성풍속 비위(공연음란, 음란물?음화 제작배포, 카메라 이용 촬영) 37건, 성폭행 18건 순이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CFAcc 스쿨미투팀이 설문조사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초록우산 어린이재단)

■ 성비위 교사들, 다시 교단으로…화나는 학생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CFAcc(Child-Friendly Accountability, 아동보호 참여활동)은 지난해 11월 18일부터 12월 13일까지 서울시 내 거주하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CFAcc 스쿨미투 팀은 “가해 교사가 다시 교단으로 돌아오는 것이 말이 되나?”라는 질문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설문지를 꾸려 설문조사에 나섰다. ‘스쿨미투 가해 교사 적정 처벌 수위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어땠을까?

(사례 A)
“이게 어린 여자의 가슴이다” “나는 둔산동에 가면 젊은 여자들을 볼 때 성폭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데 생각만 할 뿐 행동으로 옮기지 않기 때문에 나쁜 것이 아니다” 등의 발언을 1년 6개월 동안 상습적으로 한 교사는 벌금 800만원과 40시간의 성폭력이수프로그램을 받았다. (2019.10월 판결) 

이 같은 판결에 대해 92%(168명)는 옳지 않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들 대다수는 성비위 교사에 대한 실제 처벌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가해교사들의 성비위 재발 방지 교육의 경우, 교육청 별로 필수 이수 교육 시간부터 교육 내용 등이 다르다. 무엇보다, 교육청 별로 재발 방지를 위해 교육을 이수시키겠다고 하지만, 실제 가해교사들이 교육을 이수하였는지, 교육이 재발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지, 교육 시간은 적정한지 등에 대한 정보가 없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통합적인 현행법이 부재한 상황이라는 지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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