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에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천문학적 비용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제약업계가 날로 발전하고 있다곤 하지만, 현재까지는 혼자 힘으로 모든 인풋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몇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서로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제약사 간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본력은 부족하지만 기술력이 뛰어난 바이오벤처에 중견제약사가 자본을 투자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경쟁은 잠시 접어두고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에 국내 제약 산업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뷰어스는 창간 5주년을 맞아 이처럼 상부상조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흐름을 더듬어 본다.-편집자주- 기업은 원하는 경영 방향에 따라 타 기업을 인수하기도 하고, 자사 사업부나 자회사를 매각하기도 한다. 셀트리온과 한국콜마가 최근 그 예를 보여주고 있다.(자료=게티이미지뱅크) 기업은 원하는 경영 방향에 따라 타 기업을 인수하기도 하고, 자사 사업부나 자회사를 매각하기도 한다. 당장 현금 유동성보다 향후 미래가치 개발을 원한다면 큰돈을 투자해서라도 인수를 하고, 당장 경영에 금전적 어려움이 있거나 기업이 나아가는 방향이 달라졌을 때는 기존 사업부나 자회사를 시장에 내놓기도 하는 모습이다.  다케다제약 아태지역 사업권을 인수한 셀트리온(자료=셀트리온) ■‘글로벌 종합제약사’ 꿈 3000억원에 산 셀트리온 최근 사업부 인수전에 들어간 대표적 사례로 셀트리온이 있다. 이들은 일본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 사업권을 인수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판매 되던 다케다제약의 18개 품목 사업권을 얻은 것이다. 감기약 화이투벤과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당뇨 약 네시나와 고혈압 약 이달비 등 주요 의약품에 대한 권리를 국내 제약사가 가지게 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다만 M&A 진행 과정에서 기존 한국다케다 직원들에 대한 고용 승계는 이뤄지지 않아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및 항암제 등 바이오의약품에 치중한 사업을 이어왔다. 이번 다케다 아태지역 사업권 인수를 통해 부족했던 케미컬의약품(화학합성의약품) 사업 역량을 얻게 되며 글로벌 종합제약사로 거듭났다. 이들이 이번 인수를 단행하며 투자한 금액은 3000억원 가량이다.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함으로써 일본 제약사의 의약품을 국산화 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선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이 인수한 18개 의약품은 한국과 태국, 대만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9개 국가에서 지난 2018년 기준 1억4천만 달러(약 1천700억원) 매출을 올린 인기 품목들이다. 국가 제약산업 발전에 앞서 셀트리온 기업 경영에도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콜마는 HK이노엔 인수에 자본력을 쏟아 붓고, 자사 제약사업부와 콜마파마 매각에 나섰다.(자료=한국콜마) ■하나를 가지고 둘을 포기…한국콜마, 제약사업부·콜마파마 눈물의 매각 반대로 자사 사업부를 매각하려는 국내 기업도 있다. 한국콜마가 콜마파마와 제약사업부문을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이들은 지난 2018년 당시 CJ헬스케어였던 HK이노엔을 1조3000억원에 100% 인수했다. 인수에 필요한 금액 중 대부분인 9000억원을 당시 인수금융과 차입으로 조달해 한국콜마 재무구조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 같은 불안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에 있던 제약사업부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매각은 당초 지난 5월 시작해 이달 말을 목표로 했으나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콜마파마가 제조한 비만 치료제 '오르리스타트'가 무허가 약을 제조했다며 이를 회수, 폐기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처럼 부정적 이슈가 갑자기 대두되자 쉽사리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콜마파마와 한국콜마 제약사업부가 이처럼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것은 HK이노엔 인수 시점부터라고 전문가 등은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현재 한국콜마를 먹여 살리는 것은 HK이노엔이다. 이들이 내놓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켑은 출시 1년도 되지 않아 무려 31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입장에서는 지난해 제약사업부와 콜마파마 매출을 합쳐도 HK이노엔이 벌어들이는 매출의 절반도 되지 않기 때문에 이번 매각 결정은 불가피한 결정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매출이 부진한 사업은 매각함으로써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부채 부담을 덜어 향후 다양한 투자가 가능해 기업 미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창간5주년기획: K-제약 돌파구 ‘투자와 협업’] ④투자 방향에 따라 사업부 ‘사고 팔고’…셀트리온·한국콜마 의미 있는 중고장터

영세성 탈피 위한 셀트리온의 다케다 M&A ‘엇갈린 의견’
HK이노엔 인수에 ‘몰빵’한 한국콜마, 콜마파마·제약사업부 매각

이인애 기자 승인 2020.07.30 12:56 의견 0

신약 개발에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천문학적 비용과 시간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제약업계가 날로 발전하고 있다곤 하지만, 현재까지는 혼자 힘으로 모든 인풋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은 몇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서로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제약사 간 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본력은 부족하지만 기술력이 뛰어난 바이오벤처에 중견제약사가 자본을 투자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경쟁은 잠시 접어두고 서로 손을 맞잡고 함께 나아가는 이들의 모습에 국내 제약 산업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뷰어스는 창간 5주년을 맞아 이처럼 상부상조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흐름을 더듬어 본다.-편집자주-

기업은 원하는 경영 방향에 따라 타 기업을 인수하기도 하고, 자사 사업부나 자회사를 매각하기도 한다. 셀트리온과 한국콜마가 최근 그 예를 보여주고 있다.(자료=게티이미지뱅크)


기업은 원하는 경영 방향에 따라 타 기업을 인수하기도 하고, 자사 사업부나 자회사를 매각하기도 한다. 당장 현금 유동성보다 향후 미래가치 개발을 원한다면 큰돈을 투자해서라도 인수를 하고, 당장 경영에 금전적 어려움이 있거나 기업이 나아가는 방향이 달라졌을 때는 기존 사업부나 자회사를 시장에 내놓기도 하는 모습이다. 

다케다제약 아태지역 사업권을 인수한 셀트리온(자료=셀트리온)

■‘글로벌 종합제약사’ 꿈 3000억원에 산 셀트리온

최근 사업부 인수전에 들어간 대표적 사례로 셀트리온이 있다. 이들은 일본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 사업권을 인수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판매 되던 다케다제약의 18개 품목 사업권을 얻은 것이다. 감기약 화이투벤과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당뇨 약 네시나와 고혈압 약 이달비 등 주요 의약품에 대한 권리를 국내 제약사가 가지게 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다만 M&A 진행 과정에서 기존 한국다케다 직원들에 대한 고용 승계는 이뤄지지 않아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및 항암제 등 바이오의약품에 치중한 사업을 이어왔다. 이번 다케다 아태지역 사업권 인수를 통해 부족했던 케미컬의약품(화학합성의약품) 사업 역량을 얻게 되며 글로벌 종합제약사로 거듭났다.

이들이 이번 인수를 단행하며 투자한 금액은 3000억원 가량이다.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함으로써 일본 제약사의 의약품을 국산화 하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선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이 인수한 18개 의약품은 한국과 태국, 대만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9개 국가에서 지난 2018년 기준 1억4천만 달러(약 1천700억원) 매출을 올린 인기 품목들이다. 국가 제약산업 발전에 앞서 셀트리온 기업 경영에도 큰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콜마는 HK이노엔 인수에 자본력을 쏟아 붓고, 자사 제약사업부와 콜마파마 매각에 나섰다.(자료=한국콜마)

■하나를 가지고 둘을 포기…한국콜마, 제약사업부·콜마파마 눈물의 매각

반대로 자사 사업부를 매각하려는 국내 기업도 있다. 한국콜마가 콜마파마와 제약사업부문을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이들은 지난 2018년 당시 CJ헬스케어였던 HK이노엔을 1조3000억원에 100% 인수했다. 인수에 필요한 금액 중 대부분인 9000억원을 당시 인수금융과 차입으로 조달해 한국콜마 재무구조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 같은 불안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에 있던 제약사업부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매각은 당초 지난 5월 시작해 이달 말을 목표로 했으나 무기한 연기됐다. 지난 8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콜마파마가 제조한 비만 치료제 '오르리스타트'가 무허가 약을 제조했다며 이를 회수, 폐기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처럼 부정적 이슈가 갑자기 대두되자 쉽사리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콜마파마와 한국콜마 제약사업부가 이처럼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것은 HK이노엔 인수 시점부터라고 전문가 등은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현재 한국콜마를 먹여 살리는 것은 HK이노엔이다. 이들이 내놓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켑은 출시 1년도 되지 않아 무려 31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입장에서는 지난해 제약사업부와 콜마파마 매출을 합쳐도 HK이노엔이 벌어들이는 매출의 절반도 되지 않기 때문에 이번 매각 결정은 불가피한 결정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매출이 부진한 사업은 매각함으로써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부채 부담을 덜어 향후 다양한 투자가 가능해 기업 미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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