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이 오픈한 ‘스마트컨택센터’ 서비스 (사진=DB손해보험)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기자 인간들은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 인공지능(AI)이 어디까지 발전해 인간을 이롭게 할 것인가. 이러다 인간을 정복하는 건 아닐까. 5년이 흘러 기대는 현실이 됐다. 저녁에 주문하면 새벽에 문 앞에 도착하는 총알배송은 AI가 있어 가능하다. 'AI 은행원'이 별다른 서류를 내지 않아도 대출을 해준다. 생활 곳곳에 AI가 들어왔다. 뷰어스는 [AI, 세상 속으로] 기획을 통해 이를 알아봤다.-편집자주-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금융업계 중 가장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 보험시장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디지털·비대면 문화가 뿌리를 내리면서 보험업계 역시 AI에게 점차 업무를 맡기고 있다. 특히 ‘인슈어테크(Insurtech, 보험+기술)’를 통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던 업무 처리 속도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지난 2일 AI양재허브와 AI혁신기업의 인슈어테크 성장지원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 AI기반의 완전판매 모니터링과 통화 품질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스마트컨택센터’ 서비스를 오픈했다.
‘스마트컨택센터’ 서비스는 고객이 보험을 가입할 때 상품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약관이나 청약서 등 주요 서류를 받았는지 확인하고 손보 업계 최초로 피보험자뿐만 아니라 계약자를 대상으로 AI로보텔러가 모니터링 콜을 진행한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한 달에 5만건 이상의 완전판매 모니터링 전화를 AI로 처리했는데 성공률이 99%를 기록할 만큼 AI의 성과가 좋았다”며 “AI서비스를 위한 플랫폼 구축에 성공한 만큼 향후 더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도 지난 6월 클라우드·AI 서비스 전문기업인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생명은 신규 AI 서비스 개발 인프라로 네이버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또 삼성생명은 네이버의 AI 솔루션 PoC(Proof of Concept)을 통해 업무 효율화를 검토할 계획이다. 해당 기술을 사용하면 신분증, 진료비 영수증 등 문서와 서식의 자동분류를 할 수 있고 문서의 이미지 정보가 신속, 정확하게 판독된다. 이를 통해 보험금 지급과 계약 심사 업무 등 보험 프로세스 전반에서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업계 최고의 보험사와 빅테크간의 협업으로 금융과 클라우드, AI 서비스 분야의 노하우가 결합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며 “디지털 기술력의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생명도 인공지능(AI)·언택트 서비스를 대폭 강화한다. 현재 미래에셋생명은 고객프라자 등에 화상 부스를 설치해 고객 내방 시 원격지에 있는 담당 직원과 화상으로 직접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AI컨택센터를 위해 보험 청약 후 진행되는 해피콜에 AI 시스템을 접목하여 AI해피콜 시스템 개발하고 있다.
교보생명도 우수 스타트업을 육성해 자사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더하겠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기존에 운영 중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오픈이노베이션 ‘이노스테이지’를 활용, AI와 빅데이터 등 금융 클라우드에 적용 가능한 기술 스타트업 등을 모집해 발굴키로 했다.
교보생명 측은 “앞서 1·2기 프로젝트를 통해 회사가 추구하는 디지털 전환 전략 등 미래 사업 추진에 동력이 될 수 있는 스타트업들과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는 우수 스타트업이 보유한 디지털 DNA를 이식해 교보생명 고유의 자산으로 축적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이 보험사기 예방을 위해 AI 기반 외부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KB손해보험)
AI를 통해 보험사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보험사도 등장했다. 현대해상, 신한라이프, 교보생명, KB손해보험 등은 AI를 이용해 이전에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사기의 징후를 알아내고 경고·색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AI가 많은 고객과 사례를 접할수록 더 정교하게 잡아낼 수 있는 특징을 강조하며 보험사기 예방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도 보험사기 예방을 위해 공유데이터를 표준화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앞으로 보험사기는 언택트 가속화 추세에 따라 디지털 환경 중심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체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여 고객들을 보호할 수 있는 보험사기 예방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