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도 모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사진=각 사)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도 모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뒀고 흑자 전환도 이뤄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 실적도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면서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20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는 2020년 대비 79.7%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이다.
규모가 커지고 이익도 증가했지만 분기별로 따져보면 아쉬운 성과다. 4분기 당기순이익은 362억원으로 3분기(520억원)보다 30.4%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570억원) 수준에도 못 미치면서 전반적으로 부진한 결과였다.
케이뱅크도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7년 출범 이후 약 5년 만이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잠정 당기순이익이 22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0년 1054억원 손실을 냈던 점을 고려하면 극적인 실적 반등이다.
적자 일로를 걸어오던 케이뱅크의 흑자 전환은 괄목할만한 성과지만 지난해 3배 이상 고객 증가에 따른 외형 성장에 비해선 만족할만한 실적은 아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총자본비율)도 국내 은행 중 가장 낮다.
인터넷 은행의 성장세가 부진한 배경에는 판매관리비(판관비) 상승과 함께 플랫폼 수익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또 여신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다양한 수익 창출에 대한 아쉬움도 존재한다.
4분기 카카오뱅크의 판매관리비는 982억원으로 직전 분기(673억원) 대비 46% 상승했다. 이에 따라 연간 누적 판매관리비도 2020년 2006억원에서 지난해 2860억원으로 1년 새 42.6% 늘었다. 4분기 플랫폼 수익은 지난해 3분기 292억원에서 235억원으로 19.5% 감소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성과급에 대한 비용을 4분기 지출에 반영하면서 인건비 지출이 늘었다”며 “광고선전비가 전분기 대비 증가한 점도 인건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수신(예적금)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비트 투자자들은 업비트 이용 목적으로 케이뱅크 계좌를 개설했기 때문에 케이뱅크 상품으로 유입되는 연결고리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여신 구조 확장으로 문제점 보완
전문가들은 KB·신한 등 국내 ‘리딩 금융’과의 경쟁을 준비하는 카카오뱅크와 성공적인 IPO(기업공개)를 노리는 케이뱅크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여신 구조를 다양하게 확장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1분기 출시할 주담대 상품을 공개할 계획이다. 인터넷은행이 주택구입자금 용도의 주담대를 선보이는 것은 카카오뱅크가 처음이다. 케이뱅크 상품은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기존 주담대를 대환하는 목적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전월세 보증금 대출과 신규 출시할 주택담보대출, 기업대출까지 기존 은행이 가진 포트폴리오로 확장하는 것이 앞으로 여신 성장의 내실을 다지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케이뱅크도 ‘업비트’에 쏠려있는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기존 고객이 늘어난 만큼 플랫폼 수익을 끌어올리고 다양한 대출 상품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외형 성장을 이룬 만큼 IPO 준비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은 “올해는 이를 토대로 디지털금융플랫폼 도약에 더욱 속도를 내는 한편, 성공적인 IPO를 위한 준비에도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