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거리두기 전면해제 첫 날인 18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의 야외 테라스에서 2~3인씩 모여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손기호)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재택근무와 출장 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던 기업들이 정부의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맞춰 일상 회복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정부의 거리두기 전면 해제 방침이 이번 주부터 시행된 만큼 1~2주 안에 완화된 내부 지침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 방침보다 좀 더 보수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현대차‧기아, 재택근무 비율 50%→30% 낮춰
18일 산업계는 정부의 거리두기 전면 해제 방침을 따른다면서도 좀 더 보수적으로 고려해 단계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빠르면 이번 주, 늦어지면 다음 주부터 소폭 완화된 내부 방역 지침을 적용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는 재택근무를 유지하되 운영 비율을 낮춘다.
현대차·기아는 정부의 일상회복 기조에 맞춰 국내 출장의 경우 전면 허용했고 해외 출장은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 금지 조치했던 업무 외 활동은 자제 수준으로 변경했다. 재택근무는 50% 이상으로 유지했던 기존 지침에서 이달 25일부터 30% 수준으로 변경할 계획이다.
르노코리아는 가시적으로 변화가 많지는 않다고 했다. 그간 팀별로 상황에 맞게 시행했고 부서 특성별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외부 출장이나 해외 방문도 코로나 단계별 지침 수준에 맞춰서 진행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는 뚜렷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완화된 정부 지침이 있는 만큼 점차 예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SK이노베이션 “정부 지침보다는 보수적 수준으로 완화될 듯”
정유‧화학 업계도 절반 이상 진행했던 재택근무를 30% 수준까지 완화한다.
SK이노베이션은 정부의 거리두기 해제 발표에 따른 재택근무 변동 등을 놓고 검토 중이다. 빠르면 이번 주 초쯤 구체적인 지침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간 계열사별 특수성에 따라서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기존에는 재택근무 70%를 유지하고 출근은 최대 30% 미만으로 하되 임원 승인 등 필수 인원만 했었다. 회식은 전혀 없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기업들은 보통 정부 방침보다는 보수적인 수준으로 가이드라인을 세우기 때문에 정부의 완화된 방침보다는 좀 더 강화된 수준으로 변경될 것”이라고 말했다.
S-OIL은 절반가량 재택근무를 했던 것을 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S-OIL 관계자는 “기존에는 대면회의와 출장 등은 가급적 삼가고 온라인 비대면 회의 방식을 적극적으로 했었다”며 “사무직 절반 이상은 재택근무를 했었는데 좀 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아직 공지된 것은 없지만 곧 방침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엔 절반정도가 조를 짜서 재택 순환 근무를 했고 출장이나 회의도 자제하도록 지침이 있었다.
LG화학은 LG그룹의 방침을 따른다. LG그룹은 재택근무 비율을 기존 50%에서 30% 이하로 완화한다고 밝혔다. 회의·교육·행사·회식의 경우 인원수 제한을 해제한다. 기존엔 회의 20인 이하, 교육·행사 50인 이하, 회식은 자제하도록 했었다.
또한 외교부 지정 코로나19 위험국가 외 국내외 출장은 허용한다. 기존에는 국내외 출장을 모두 자제하도록 했다. 외부 방문객의 사무실 출입은 기존 출입 자제에서 허용으로 바뀌었다. 사내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정상 운영한다.
LG그룹 측은 “직원들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에 두고 정부의 지침을 충분히 고려한 방역 지침을 지속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현대중공업그룹, 재택근무 50%→부서별 자율
조선‧중공업·철강·방산 업계도 정부의 완화된 지침을 반영한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침을 따른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날부터 재택근무의 경우 기존 50% 비율에서 부서별 상황을 고려해 자율 시행으로 전환했다. 출장은 필수 업무에 한해서 회의는 기존 9인에서 29인까지 확대했다. 교육은 9인에서 49인까지 가능하다. 외부 미팅은 자제하도록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부 행사나 회의 등을 기존의 인원 제한을 뒀던 것을 제한을 두지 않는 것으로 변경했다. 다만 실내 회의 등에서 취식은 여전히 금지한다. 재택 비율은 이번 주까지는 30% 수준이며, 아직 변경된 지침은 공지되지 않았다.
포스코그룹은 이달 초에 서울지역에서 실시하던 재택근무를 해제했다. 지역 간 이동과 회식 등은 자제하도록 한 지침에서 아직까지 변경된 사항은 없다. 다만 이번 주나 다음 주 쯤엔 변경된 지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시스템은 한화그룹의 지침을 따른다. 한화그룹은 정부의 거리두기 해제에 맞춰 각 사별 특성에 맞는 자율 근무 지침 운영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 시 탄력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회의는 화상을 권장하고 대면은 되도록 자제하도록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출장은 국내외 관계없이 제한이 없도록 조정됐다”며 “코로나 감염 시 방역 기준에 따른 자가격리 후 증상이 완전 소멸되면 정상 출근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재택근무 등 유지해야” 우려의 목소리 나와
정부의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완화된 회사 지침이 나오고 있지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에 걸렸다가 나았다”며 “아직까지는 감염되면 1주일 자가 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회적 분위기는 거리두기 완화를 바랄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인 입장에서는 코로나에 걸리면 며칠을 쉬어야 한다”며 “필요한 경우에 회사에 나오고 재택근무를 권장하는 등 근무 방식을 유연하게 유지하는 것도 고려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