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져온 생산 차질로 인해 신차 출고 대기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인기 차량의 경우 최대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반도체 수급 문제 해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현대차 아이오닉5·포터EV, 1년 대기…K8, 2023년 신차 또 나와 9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인기 차량의 대기 시간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여파로 지난달보다 늘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 노력 중이지만 여전히 대기 시간이 긴 상황이다.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5월 기준 아이오닉5의 경우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도 마찬가지로 1년을 기다려야 하며 스타리아는 7~8개월, 포터 전기차량도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신차 대기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 아반떼의 경우 가솔린 모델과 N라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개월이 더 늘어난 9개월을 기다려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차량과 그랜저 하이브리드도 지난달보다 1개월 연장돼 9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제네시스 G80은 지난달보다 1개월 늘어난 6개월을 대기해야 차량을 받을 수 있다. 기아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신차를 기다리다 구형이 된 경우도 있다. 기아 전기차 EV6는 지난달보다 2개월이 더 늘어서 18개월이 지나야 차량을 받을 수 있다. 이달 2일 기아는 2023 K8을 출시했다. 이에 지난해 계약한 2022 K8은 더 이상 신차가 아닌 게 됐다. 몇 달 사이에 구형이 된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선택 사양과 트림에 따라서 달라서 정확히 얼마나 대기를 해야 하는지를 밝힐 수는 없다”면서 “다만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해서 늦어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경우 신차 주문 대기 건수는 각각 100만대에 이른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현대차는 2배, 기아는 3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기아는 대기 시간에 지친 신차 대기 고객들을 위해 좀 더 차량 인도가 빠른 다른 차량을 구매할 경우 할인해주는 혜택도 제공하는 우회 대안도 내놨다. 현대차는 지난 2021년 아이오닉 5를 계약한 장기 대기고객에 대해 다른 차량으로 전환할 경우 넥쏘 100만원, 아반떼HEV·쏘나타HEV·투싼HEV 등은 30만원을 할인해주고 있다. ■ 르노, 2→3개월 늘어…쌍용차 “개소세 상반기 종료도 한몫” 르노코리아와 쌍용자동차 등도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로 대기 시간이 늘어난 상황이다. 다만 현대차·기아보다는 출고 시간이 짧다. 르노코리아는 주력 차량인 XM3와 QM6 등의 출고 시간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주력 차량의 경우 출고 대기시간이 이전엔 2개월이었는데 최근엔 한 달 더 늘어나 3개월까지 기다리셔야 한다”고 말했다. 차량과 선택 사양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주력 차량의 경우 출고 시기가 1개월정도 더 지연됐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문제로 출고 시간이 지연된 것은 맞지만 타사 대비로는 많이 늦는 편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출고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연합체 공급망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고 지연이 반도체 수급만은 아니다. 6월 말에 종료 예정인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혜택 이유도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6월 말이면 개소세 지원 혜택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것도 출고 기준이라서 상반기에 구매가 몰리면서 출고가 지연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정부에서 개소세 혜택을 연장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 모두를 국내에서 감당하고 있기에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로 출고가 지연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며 “인기 차종의 경우 1달 이내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쌍용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8000대 이상 판매했다. 반도체 등 부품 수급 문제가 지속되면서 1만대 이상의 출고 적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쌍용차의 인기 차종은 ‘뉴 렉스턴 스포츠&칸’인데, 이 차의 경우 1~2개월 안에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수입차도 반도체 수급 영향 있지만 딜러사마다 달라 수입차의 경우는 국내 완성차와 달라 좀 더 출고가 빠른 편이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계보다 수입차 판매가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경우 딜러사들의 보유 차량에 따라서 출고 시기가 다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수입차는 딜러사를 통해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보유한 차량에 따라서 출고 시기가 다르다”면서 “그래도 반도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본사와 연락하며 출고 시기가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는 지난 2020년 말 코로나19 대확산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 제재 중 하나 등으로 인해 시작됐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공장 폐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불에 기름을 부었다. 반도체 중에서도 엔진컨트롤유닛(ECU)의 경우 생산기지가 동남아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 98개 중 25개가 한 곳에 집중돼 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별도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어려워서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1년 기다려도 안 나오네’ 반도체·부품 수급난에 신차 대기 길어져

현대차·기아, 인기차종 1년 이상 대기해야
차종 변경시 할인…대기 중 신차 나와 구형 되기도
6월말 개소세 혜택 종료로 상반기에 몰림 현상
수입차, 국산차보다 영향 덜 받아

손기호 기자 승인 2022.05.09 15:32 의견 0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가져온 생산 차질로 인해 신차 출고 대기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인기 차량의 경우 최대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반도체 수급 문제 해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현대차 아이오닉5·포터EV, 1년 대기…K8, 2023년 신차 또 나와

9일 국내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인기 차량의 대기 시간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 여파로 지난달보다 늘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반도체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 노력 중이지만 여전히 대기 시간이 긴 상황이다.

자동차 구매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5월 기준 아이오닉5의 경우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도 마찬가지로 1년을 기다려야 하며 스타리아는 7~8개월, 포터 전기차량도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신차 대기 시간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 아반떼의 경우 가솔린 모델과 N라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개월이 더 늘어난 9개월을 기다려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차량과 그랜저 하이브리드도 지난달보다 1개월 연장돼 9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제네시스 G80은 지난달보다 1개월 늘어난 6개월을 대기해야 차량을 받을 수 있다.

기아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신차를 기다리다 구형이 된 경우도 있다.

기아 전기차 EV6는 지난달보다 2개월이 더 늘어서 18개월이 지나야 차량을 받을 수 있다. 이달 2일 기아는 2023 K8을 출시했다. 이에 지난해 계약한 2022 K8은 더 이상 신차가 아닌 게 됐다. 몇 달 사이에 구형이 된 것이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선택 사양과 트림에 따라서 달라서 정확히 얼마나 대기를 해야 하는지를 밝힐 수는 없다”면서 “다만 반도체 수급 문제로 인해서 늦어지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경우 신차 주문 대기 건수는 각각 100만대에 이른다. 이는 역대 최대치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현대차는 2배, 기아는 3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현대차·기아는 대기 시간에 지친 신차 대기 고객들을 위해 좀 더 차량 인도가 빠른 다른 차량을 구매할 경우 할인해주는 혜택도 제공하는 우회 대안도 내놨다.

현대차는 지난 2021년 아이오닉 5를 계약한 장기 대기고객에 대해 다른 차량으로 전환할 경우 넥쏘 100만원, 아반떼HEV·쏘나타HEV·투싼HEV 등은 30만원을 할인해주고 있다.

■ 르노, 2→3개월 늘어…쌍용차 “개소세 상반기 종료도 한몫”

르노코리아와 쌍용자동차 등도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로 대기 시간이 늘어난 상황이다. 다만 현대차·기아보다는 출고 시간이 짧다.

르노코리아는 주력 차량인 XM3와 QM6 등의 출고 시간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주력 차량의 경우 출고 대기시간이 이전엔 2개월이었는데 최근엔 한 달 더 늘어나 3개월까지 기다리셔야 한다”고 말했다. 차량과 선택 사양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주력 차량의 경우 출고 시기가 1개월정도 더 지연됐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반도체 수급 문제로 출고 시간이 지연된 것은 맞지만 타사 대비로는 많이 늦는 편은 아니라고 본다”면서 “출고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연합체 공급망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고 지연이 반도체 수급만은 아니다. 6월 말에 종료 예정인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 혜택 이유도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6월 말이면 개소세 지원 혜택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것도 출고 기준이라서 상반기에 구매가 몰리면서 출고가 지연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정부에서 개소세 혜택을 연장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쌍용차는 내수와 수출 모두를 국내에서 감당하고 있기에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로 출고가 지연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며 “인기 차종의 경우 1달 이내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쌍용차는 지난달 국내에서 8000대 이상 판매했다. 반도체 등 부품 수급 문제가 지속되면서 1만대 이상의 출고 적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쌍용차의 인기 차종은 ‘뉴 렉스턴 스포츠&칸’인데, 이 차의 경우 1~2개월 안에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수입차도 반도체 수급 영향 있지만 딜러사마다 달라

수입차의 경우는 국내 완성차와 달라 좀 더 출고가 빠른 편이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계보다 수입차 판매가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국내 판매 1위를 기록한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의 경우 딜러사들의 보유 차량에 따라서 출고 시기가 다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수입차는 딜러사를 통해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보유한 차량에 따라서 출고 시기가 다르다”면서 “그래도 반도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본사와 연락하며 출고 시기가 지연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는 지난 2020년 말 코로나19 대확산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 제재 중 하나 등으로 인해 시작됐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공장 폐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불에 기름을 부었다.

반도체 중에서도 엔진컨트롤유닛(ECU)의 경우 생산기지가 동남아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 98개 중 25개가 한 곳에 집중돼 있다. 반도체 공정 특성상 별도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어려워서 마냥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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