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아파트 공사 건설현장,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건설사의 시공능력평가 기준으로 자본금과 같은 경영평가보다 공사실적과 기술력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자본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던 건설사와 공사실적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건설사의 순위가 뒤바뀔 수 있을 전망이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건설기업의 시공능력평가 기준 및 방법의 개선연구'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안전기본법에 따라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 능력 및 신인도를 종합 평가해 매년 공시하는 제도다. 각 항목별 평가를 금액으로 환산하고 이를 합산한 시공능력평가액이 순위의 기준이 된다. 국토부는 경영평가액이 시공능력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기술평가액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건설공사실적평가와 기술 능력 및 신인도 종합평가가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가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제도 개편 이후 경영평가액 반영 비중이 늘면서 실적평가액과 경영평가액은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가중치로 따져봐도 공사실적평가액은 70%, 경영평가액은 80%, 기술능력평가액은 30%로 경영평가액의 가중치가 가장 높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국토교통부의 시공능력평가 기준이 얼마나 잘 짓는 건설사인지를 가르는 척도가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종종 나왔다. 삼성물산은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2013년부터 2021년까지 9년 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실질자본금이 지난해 기준 30조6744억원에 달해 경영평가액(13조9858만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시공능력평가액이 22조564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이 경영평가액인 셈이다. 지난해 2위를 차지한 현대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은 11조3770억원이다. 경영평가액은 3조6248억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능력평가액은 1조7615억원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향후 국토교통부의 평가 기준 변화에 따라 순위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다. 국토교통부의 경영 위주의 평가로 순위 급락을 겪은 건설사도 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기업분할로 신설법인으로 분류되면서 경영평가도 사실상 유보됐다. 이에 따라 DL이앤씨의 지난해 경영평가액은 1조392억원에 불과했다. 직전해 4조 4782억원이던 자본금 중 인정받은 금액이 1조2990억원에 그쳤다. 실질자본금으로 인정되는 영업대여금, 투자부동산, 종속회사 주식 등이 모두 제외됐다. 10위권 밖에서도 공사실적평가액에 비해 경영평가액이 높은 건설사로는 호반건설과 중흥토건 등이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3조1483억원을 기록하며 13위를 차지했다. 이 중 경영평가액은 2조1331억원이다. 중흥토건은 2조585억원의 시공능력평가액으로 17위에 올랐고 경영평가액은 1조3945억원을 기록했다. 국토부는 경영평가액 비중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 과거 건설사의 워크아웃 사례가 많았던 터라 부실기업을 걸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국토부가 이번 기준 손질을 통해 기술평가액 비중을 높여 항목 간 비중의 균형을 맞추고 안전과 관련한 새로운 항목이 추가될 것이라는 추측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는 경영평가 비중이 높아 시공능력평가라는 이름과는 잘 맞지 않았던 부분이 있던 것은 사실"이라며 "사회적으로 안전이나 하자, 층간소음과 관련한 이슈에 민감해진 시점에서 기준이 달라져야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공능력평가 평가 비중 달라진다…건설사 순위 지각변동 가능성

-시공능력평가에 경영평가액 비중 낮추고 기술 강조할 듯
-경영평가에서 좋은 점수 받던 건설사는 순위 하락 가능성도

정지수 기자 승인 2022.06.23 10:20 의견 0
광주 북구 아파트 공사 건설현장,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사진=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건설사의 시공능력평가 기준으로 자본금과 같은 경영평가보다 공사실적과 기술력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자본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던 건설사와 공사실적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건설사의 순위가 뒤바뀔 수 있을 전망이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건설기업의 시공능력평가 기준 및 방법의 개선연구'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안전기본법에 따라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 능력 및 신인도를 종합 평가해 매년 공시하는 제도다. 각 항목별 평가를 금액으로 환산하고 이를 합산한 시공능력평가액이 순위의 기준이 된다.

국토부는 경영평가액이 시공능력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기술평가액 비중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건설공사실적평가와 기술 능력 및 신인도 종합평가가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가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6년 제도 개편 이후 경영평가액 반영 비중이 늘면서 실적평가액과 경영평가액은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가중치로 따져봐도 공사실적평가액은 70%, 경영평가액은 80%, 기술능력평가액은 30%로 경영평가액의 가중치가 가장 높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국토교통부의 시공능력평가 기준이 얼마나 잘 짓는 건설사인지를 가르는 척도가 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종종 나왔다.

삼성물산은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2013년부터 2021년까지 9년 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실질자본금이 지난해 기준 30조6744억원에 달해 경영평가액(13조9858만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시공능력평가액이 22조564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 이상이 경영평가액인 셈이다.

지난해 2위를 차지한 현대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은 11조3770억원이다. 경영평가액은 3조6248억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능력평가액은 1조7615억원으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향후 국토교통부의 평가 기준 변화에 따라 순위 상승을 기대할 수도 있다.

국토교통부의 경영 위주의 평가로 순위 급락을 겪은 건설사도 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기업분할로 신설법인으로 분류되면서 경영평가도 사실상 유보됐다. 이에 따라 DL이앤씨의 지난해 경영평가액은 1조392억원에 불과했다. 직전해 4조 4782억원이던 자본금 중 인정받은 금액이 1조2990억원에 그쳤다. 실질자본금으로 인정되는 영업대여금, 투자부동산, 종속회사 주식 등이 모두 제외됐다.

10위권 밖에서도 공사실적평가액에 비해 경영평가액이 높은 건설사로는 호반건설과 중흥토건 등이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3조1483억원을 기록하며 13위를 차지했다. 이 중 경영평가액은 2조1331억원이다. 중흥토건은 2조585억원의 시공능력평가액으로 17위에 올랐고 경영평가액은 1조3945억원을 기록했다.

국토부는 경영평가액 비중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 과거 건설사의 워크아웃 사례가 많았던 터라 부실기업을 걸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국토부가 이번 기준 손질을 통해 기술평가액 비중을 높여 항목 간 비중의 균형을 맞추고 안전과 관련한 새로운 항목이 추가될 것이라는 추측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는 경영평가 비중이 높아 시공능력평가라는 이름과는 잘 맞지 않았던 부분이 있던 것은 사실"이라며 "사회적으로 안전이나 하자, 층간소음과 관련한 이슈에 민감해진 시점에서 기준이 달라져야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