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실적 추이 (자료=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상반기 건설사 대형 악재로 꼽힌 건설자재값 상승 충격 완화에 성공했다. 국내외로 기수주한 대형 현장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성장에도 청신호를 켰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 5794억원, 175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3%, 24.4% 증가한 수치다. 현대건설의 매출 증가는 국내외 대형공사가 이끌었다. 고금리와 고물가에 따른 국내외 경영 환경 악화 속에서도 공격적으로 수주고를 확보해놨던 점이 주효했다. 경기 변동성 우려에도 현대건설이 마음놓고 수주 확대를 할 수 있던 배경에는 풍부한 현금 유동성과 탄탄한 재무구조가 꼽힌다. 현대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조 5258억원이다. 순현금도 2조 274억원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으로 지불능력인 유동비율은 185.6%, 부채비율은 108.3%를 기록했다. 신용등급도 업계 최상위 수준인 AA-등급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건설의 주요 해외 매출 현장은 사우디 마잔, 이라크 바스라 정유 등이다. 여기에 최근 4년 동안 꾸준히 증가한 국내 주택 사업 수주도 힘을 보탰다. 현대건설의 도시정비 사업 수주액은 매년 늘었다. 지난 2019년 2조8322억원에서 2020년에는 4조8322억원을 달성했다. 이듬해에는 5조5499억원으로 도시정비상버 신규 수주 업계 최초 3년 연속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현대건설은 6조9544억원의 신규 수주액을 기록하며 도시정비 왕좌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매출 증대는 예상됐으나 영업이익 성장을 두고는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현대건설의 늘어난 주택 사업 수주가 건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던 탓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철근 가격은 지난해 초 1톤 당 71만1000원에서 지난달 119만원으로 약 66% 상승했다. 레미콘 단가도 ㎥당 7만1000원에서 8만300원으로 약 13% 급등했다. 원재료인 시멘트 가격도 15% 이상 상승하는 등 건설사 입장에서는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 화물연대와 철근·콘크리트 연합회 파업이 잇따라 터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철근·콘크리트 연합회 파업 당시 빠른 대응을 통해 공사 지연을 막았다. 또 건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을 원가율 기준 1%p 내외의 예상 수준으로 관리하는데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건설의 적정한 원가율 관리와 수주 확대에 따른 매출 호조가 수익성 악화를 막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세련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진의 경우 건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 현장의 일회성 비용 반영에 따라 낮아진 컨센서스 눈높이에 부합하는 무난한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현장 추가 원가 반영, 공사를 마무리한 HPC 프로제그의 발주처 정산 지연 등으로 원가율은 상승했지만 지역별, 공정별 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절대치를 지켜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동종 작업을 진행하는 다수의 현장에 필요한 자재는 사전에 업체와 계약 물량을 미리 조절해 건자재 가격 상승에 대비하고 있다"며 "중소건설사에 비해 현장이 많다보니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처럼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원가 관리를 통해 이익율을 지키는데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이 2010년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 모습과 글로벌 원전사업 전망 (자료=현대건설) ■ 건자재 이슈 벗어날 하반기…원전 신성장 동력 확보 탄탄 하반기부터는 국내 주택 건자재 가격 상승 영향력이 축소될 것으로 보여 현대건설의 성장 전망도 밝아졌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부터 철근 등 주요 건축자재의 가격 상승은 둔화되고 있어 하반기 관련 우려는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건설은 하반기부터 해외 대형 프로젝트 실적 확대에 따라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 목표로 하는 19조4000억원의 달성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향후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곳간도 풍부해졌다. 상반기 연결 신규 수주는 연간 목표치의 74.1%를 달성했다. 총 21조 16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다. 신규수주 증가에 따라 수주잔고도 전년 말 대비 15.2% 상승한 90조6985억원으로 약 4.6년치 일감을 확보하면서 중장기 성장 발판을 다졌다. 현대건설은 이 같은 수주고를 토대로 원전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SMR(소형모듈원전)을 비롯한 차세대 원전사업 로드맵을 가속화하여 원전 산업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로 거듭날 것"이라며 "여기에 수소에너지 생태계와 미래 모빌리티 인프라 등을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건자재 가격상승 충격 완화…대형수주 효과 ‘톡톡’

정지수 기자 승인 2022.07.25 13:26 의견 0
현대건설 실적 추이 (자료=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상반기 건설사 대형 악재로 꼽힌 건설자재값 상승 충격 완화에 성공했다. 국내외로 기수주한 대형 현장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향후 성장에도 청신호를 켰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 5794억원, 175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7.3%, 24.4% 증가한 수치다.

현대건설의 매출 증가는 국내외 대형공사가 이끌었다. 고금리와 고물가에 따른 국내외 경영 환경 악화 속에서도 공격적으로 수주고를 확보해놨던 점이 주효했다. 경기 변동성 우려에도 현대건설이 마음놓고 수주 확대를 할 수 있던 배경에는 풍부한 현금 유동성과 탄탄한 재무구조가 꼽힌다.

현대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조 5258억원이다. 순현금도 2조 274억원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으로 지불능력인 유동비율은 185.6%, 부채비율은 108.3%를 기록했다. 신용등급도 업계 최상위 수준인 AA-등급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건설의 주요 해외 매출 현장은 사우디 마잔, 이라크 바스라 정유 등이다. 여기에 최근 4년 동안 꾸준히 증가한 국내 주택 사업 수주도 힘을 보탰다.

현대건설의 도시정비 사업 수주액은 매년 늘었다. 지난 2019년 2조8322억원에서 2020년에는 4조8322억원을 달성했다. 이듬해에는 5조5499억원으로 도시정비상버 신규 수주 업계 최초 3년 연속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현대건설은 6조9544억원의 신규 수주액을 기록하며 도시정비 왕좌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매출 증대는 예상됐으나 영업이익 성장을 두고는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현대건설의 늘어난 주택 사업 수주가 건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던 탓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철근 가격은 지난해 초 1톤 당 71만1000원에서 지난달 119만원으로 약 66% 상승했다. 레미콘 단가도 ㎥당 7만1000원에서 8만300원으로 약 13% 급등했다. 원재료인 시멘트 가격도 15% 이상 상승하는 등 건설사 입장에서는 경영 환경이 악화됐다.

화물연대와 철근·콘크리트 연합회 파업이 잇따라 터진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철근·콘크리트 연합회 파업 당시 빠른 대응을 통해 공사 지연을 막았다. 또 건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을 원가율 기준 1%p 내외의 예상 수준으로 관리하는데 성공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건설의 적정한 원가율 관리와 수주 확대에 따른 매출 호조가 수익성 악화를 막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세련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진의 경우 건자재 가격 상승과 더불어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 현장의 일회성 비용 반영에 따라 낮아진
컨센서스 눈높이에 부합하는 무난한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현장 추가 원가 반영, 공사를 마무리한 HPC 프로제그의 발주처 정산 지연 등으로 원가율은 상승했지만 지역별, 공정별 매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영업이익 절대치를 지켜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동종 작업을 진행하는 다수의 현장에 필요한 자재는 사전에 업체와 계약 물량을 미리 조절해 건자재 가격 상승에 대비하고 있다"며 "중소건설사에 비해 현장이 많다보니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처럼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원가 관리를 통해 이익율을 지키는데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이 2010년 수주한 UAE 바라카 원전 모습과 글로벌 원전사업 전망 (자료=현대건설)

■ 건자재 이슈 벗어날 하반기…원전 신성장 동력 확보 탄탄

하반기부터는 국내 주택 건자재 가격 상승 영향력이 축소될 것으로 보여 현대건설의 성장 전망도 밝아졌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부터 철근 등 주요 건축자재의 가격 상승은 둔화되고 있어 하반기 관련 우려는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건설은 하반기부터 해외 대형 프로젝트 실적 확대에 따라 매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 목표로 하는 19조4000억원의 달성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향후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곳간도 풍부해졌다. 상반기 연결 신규 수주는 연간 목표치의 74.1%를 달성했다. 총 21조 16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4.3% 증가했다. 신규수주 증가에 따라 수주잔고도 전년 말 대비 15.2% 상승한 90조6985억원으로 약 4.6년치 일감을 확보하면서 중장기 성장 발판을 다졌다.

현대건설은 이 같은 수주고를 토대로 원전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SMR(소형모듈원전)을 비롯한 차세대 원전사업 로드맵을 가속화하여 원전 산업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로 거듭날 것"이라며 "여기에 수소에너지 생태계와 미래 모빌리티 인프라 등을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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