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기록적인 폭우로 인명 피해가 속출하면서 현재까지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한 전문가가 공개한 ‘대피 골든타임’이 이목을 끈다.

오늘(11일) 정창삼 교수(인덕대 스마트건설방재학과)는 YTN 라디오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과의 인터뷰에서 호우 피해를 막는 대처법에 대해 조언했다.

정 교수는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서 발생한 참변의 주요 원인으로 구조를 꼽으면서 “반지하는 유리창이 지상과 가까워 조그맣게 나있는 형태다, 따라서 지상에 물이 차게 되면 수압 때문에 유리창이 깨지면서 지상에 차있던 물이 일시적으로 반지하 방 안으로 들어오게 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그렇게 물이 들어오면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집에 물이 차게 되면 수압이 한쪽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방문을 열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인 방문의 크기를 생각했을 때 어느 정도까지 물이 차오르면 안팎에서 열기가 어렵게 되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쉽게 얘기하면 체중이 100kg이 넘는 사람이 밖에서 문을 반대쪽으로 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고, 그렇기 때문에 약자들은 열기가 어려운 것”이라며 “대부분 문의 바깥쪽은 물이 차있지 않고 거주하는 공간만 물이 차기 때문에 아무리 문을 열려고 해도 문이 안 열리는 그런 구조”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반지하의 반대편 쪽이 같이 침수가 됐으면 문을 열수가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반지하의 경우 지상으로 나있는 창문이 유일한 탈출구가 된다”며 “수위가 올라오기 전에 유리창이 깨지자 마자 바로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골든타임이고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감전 사고에 대한 대처법도 공개했다. 정 교수는 “많은 분들이 물이 전도체이기 때문에 몇 미터만 지나도 전기가 통해서 위험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거의 대부분 이런 호우 상황에서는 감전사의 접촉에 의한 사고가 많다”며 “우선적으로 '감전을 유발할 수 있는 물체와는 절대 접촉하지 않아야 되겠다'는 개념부터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대피를 할 때는 두꺼비집이나 전기를 내리는 게 좋지만, 문제는 침수 상황에서 젖은 손으로 두꺼비 집을 만지는 게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며 “만일 반지하에서 물이 차는 것처럼 긴급한 상황이면 두꺼비집을 내리는 것보다 우선 빠져나오는 게 가장 시급하지만 만일 여유 있게 사전 대피를 하는 게 가능한 경우, 두꺼비 집과 가스밸브를 잠그고 나오는 걸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로에서 침수된 차량 위에 올라가 대피해 화제가 된 일명 ‘서초동 현자’ 대처법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물이 차오르는 경우에는 상황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며 “급류가 심하지 않거나 수위 상승이 급격하지 않아 탈출이 가능한 상황에서는 차량 위에 올라가서 대피하는 것보다는 우선 해당 지역을 빨리 빠져 나오는 게 상책”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