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에 ESG 경영 바람이 불면서 각 제약사들이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비재무적 요소 강화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소외계층을 향한 관심과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뷰어스는 국내 제약사들의 이색적이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대웅제약‧보령‧유한양행‧종근당 등 국내 제약사들이 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이색적인 사회공헌 활동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웅제약이 지난 6일 2022 사랑나눔 사회공헌 대상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좌측부터 유창조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이상엽 대웅제약 홍보팀장. (사진=대웅제약 제공)
대웅제약은 지난 2019년 시작한 ‘참지마요’를 통해 그림책을 제작해 배포·기부하고 있다. ‘참지마요’는 발달장애인·경계선 지능 아동 등 느린 학습자들이 자신이 겪는 질병 증상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대웅제약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질병 증상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인들이 적절한 진료와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과의 소통을 돕는 보완대체의사소통(AAC) 그림책과 질병 증상 이해도서 등을 제작했다. 지금까지 1000여 곳이 넘는 전국 병·의원과 학교, 기관 등에 2만여권을 배포·기부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21년 충남소방본부, 2022년 세종소방본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참지마요’의 수혜 범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구급차 현장정보지원시스템(AVL)에 탑재된 그림 문진표는 구급대원들이 발달장애인 외에도 응급상황 시 의사소통이 어려운 어린이, 노인, 장애인과 외국인을 돕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6일 참지마요를 통해 ‘2022 사랑나눔 사회공헌대상’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의약보국의 경영이념을 꾸준히 실천해온 결과 ‘참지마요’ 활동의 진정성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대웅제약은 앞으로도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발달장애인들을 돕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보령은 지난해부터 ‘수어 오디오북’을 제작·보급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수어로 제작된 ‘BR Reader 오디오북’은 보령의사수필문학상의 대상 수상작품을 묶은 영상도서다.
보령은 한국수필문학진흥회와 함께 제정하고 시행중인 보령의사수필문학상의 대상 수상작품을 영상도서로 제작해 매달 2편씩 보령 유튜브를 통해 소개해왔다. 영상도서는 의사들이 의료현장에서 겪은 여러 일화들을 바탕으로 직접 쓴 수필문학에 내레이션이 더해져 좋은 평을 받고 있다.
특히 BR Reader 오디오북은 기존의 책자 형태의 작품집이 아닌 오디오와 수어로 작품을 읽어 줌으로써 장애인과 비장애인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특히 BR Reader 오디오북은 보령 직원들이 재능기부로 직접 수어와 내레이션에 참여하여 더 뜻이 깊다. 또한 청각장애인을 고려하여 수어를 오디오북에 삽입함으로써 작품의 따뜻한 감성을 더욱 배가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유한양행은 임직원의 경매 수익금과 봉사시간 환산 금액을 기부를 하고 있다. 올해 초 임직원 경매 수익금과 연간 누적 봉사시간 환산금 1000만원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12월28일부터 3일간 임직원 대상 연말 경매를 열었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들로부터 넥타이, 지갑 같은 패션 소품부터 주류, 골프채, 소형가전 총 55종 애장품을 받은 뒤 점심시간에 실시간 경매방송을 했다. 수익금은 총 514만원에 달했다.
올해 3년째를 맞는 연말 경매는 직원 참여 나눔 행사로 자리잡았으며 3년 누적 기부금은 2300만원에 이른다.
또한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부터 임직원들의 연간 봉사시간을 금액으로 환산해 기부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직원들은 비대면 봉사를 통해 지난해 총 2220시간의 봉사시간을 달성했다. 지금까지 지역사회에 기부한 금액은 총 1200만원이다.
올해는 직원들이 참여한 연말 경매 수익금과 봉사시간 환산금 외에 회사의 추가 기부로 총 1000만원을 모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전달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어려운 소아암 환자의 치료비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종근당홀딩스가 일산초등학교에서 '종근당 KIDS HOPERA' 공연을 진행학 있다. (사진=종근당)
종근당은 직접 찾아가는 오페라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종근당홀딩스가 코로나로 인해 중단 중이었던 키즈 오페라 공연을 3년 만에 재개했다. 키즈 오페라는 종근당이 전국의 문화소외 지역 어린이들을 직접 찾아가 진행하는 공연이다.
종근당홀딩스는 지난 6월 경기 고양시 일산초등학교에서 '종근당 KIDS HOPERA' 공연을 진행했다. 종근당은 한국메세나협회와 협약을 맺고 2011년부터 전국 63개 병원 및 시설에서 188회에 걸쳐 공연을 진행했다.
HOPERA는 희망을 뜻하는 HOPE와 OPERA를 합친 단어로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전달하는 공연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유명 오페라와 영화에 삽입된 명곡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편곡해 이야기와 함께 들려주는 어린이 맞춤형 오페라다.
종근당은 일산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울산혜인학교, 광주선명학교 등 전국의 초등학교와 특수학교 20곳에서 공연을 진행할 계획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찾아가는 키즈 오페라 공연을 코로나19로 중단했다가 3년만에 재개했다”며 “오랜 기간 준비한 만큼 완성도 높고 아이들이 더욱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근당의 사회공헌 활동은 종근당고촌재단을 통해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73년 창업주인 고(故) 고촌(高村) 이종근 회장이 설립한 종근당고촌재단은 장학금 지급, 학술연구, 해외동포 국내외 연수 등 지난 48년간 국내 제약업계에서 최대 규모인 8830명에게 635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하며 기업이윤의 사회 환원에 앞장서고 있다.
종근당고촌재단은 장학금 지원 외에도 지난 2011년부터 지방출신 대학생들의 주거문제와 생활고 해결을 위해 무상지원 기숙사인 ‘종근당고촌학사’를 운영하고 있다. 2011년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 1호관, 2012년 동대문구 휘경동에 2호관, 2014년 광진구 중곡동에 3호관을 개관했으며 2020년에는 영등포에 4호관을 신규 개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