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엔지니어링)

달러 강세와 금리 인상 기조 장기화,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인해 건설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원자재 수입 부담이 늘고 신흥시장 수주가 위축되면서 돌파구를 찾기조차 어렵다. 특히 그동안 건설사의 수익을 이끈 주택사업도 빨간등이 켜졌다.

이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은 숨죽여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해외사업 매출 비중이 국내 매출보다 높고, 주택사업 리스크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킹달러로 인해 환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액 2조7931억원, 국내 매출액 1조8637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사업매출 비중이 60%, 국내 사업이 40% 수준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높은 해외 사업 매출 비중과 기수주한 해외 사업 수주잔고도 11조9145억원에 달한다. 달러 초강세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8일 기준 최고 1445원까지 치솟고 이날까지도 1400원 초반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 반응도 나쁘지 않다. GS건설과 대우건설 등 주요 대형 상장건설사 주가가 우하향하고 있으나 삼성엔지니어링은 하락 후 빠르게 반등했다. GS건설은 전날 52주 최저가인 2만3650원을 찍기도 했다. 대우건설도 같은 날 407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7월 15일 52주 최저가인 1만8450원을 기록한 후 이달 들어 2만원 초반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부동산 침체에 GS건설과 대우건설 주가가 직격탄을 맞은 것과는 대비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포트폴리오는 화공과 비화공 부문으로 나뉜 플랜트 사업 위주다. 화공과 비화공 부문 매출액은 각각 2조2839억원, 2조3728억원으로 비중이 엇비슷하다. 부동산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면서 대형 건설사에 대한 투자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같은 국내 부동산 시장 상황에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증권가 반응도 긍정적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27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엔지니어링은 주택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없다"며 "FEED to EPC 수주 비중을 확대하며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해외 사업 수주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4분기에 S-Oil 샤인 프로젝트(20억 달러 규모)와 카타르 라스라판(15억 달러 규모) 등 대형 해외 사업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상황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신성장동력으로 ESG신사업에도 나서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화공 플랜트 경험을 기반으로 국내외 수소 프로젝트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1월에는 ESG 기반 신사업에 78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한 그린솔루션 사업을 활발히 전개 중이며 수소, 에너지최적화, 탄소포집/이용 등 친환경 신기술을 선점하여 미래 에너지 산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