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양성평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급진적 페미니스트가 등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차별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빈곤, 성범죄, 교육 박탈 등 국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화두에서도 여자, 그중에서도 여자 어린이들의 인권은 절대적으로 차별당하고 유린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NGO단체들 중에서는 여자 어린이의 인권과 생계에 관심을 갖고 그들이 여성이 아닌 ‘인간’으로서 우뚝 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운동을 펼치는 곳이 적지 않다. 10월 11일, 세계 소녀의 날을 맞아 국내외 여자 아이들이 처한 환경과 현실은 어떤지, 이같은 불평등과 억압 속에서 어떤 운동과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사진=연합뉴스 전세계적으로 여자 어린이들은 전통적 악습과 극빈국의 경제적 어려움, 내전으로 인한 혼란으로 조혼을 하거나 각종 성폭력에 노출되는 위험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하면 한국은 내전 등 분쟁이 없고, 교육수준이나 생활 수준을 비교해도 개발도상국과 같은 처지는 아니다. 그러나 국내 여자 어린이들의 삶도 결코 안전하고 풍요롭다고 할 수만은 없다. 경제 사정이 열악해 생계를 위해 떠나거나 자신들을 버린 부모를 대신해 가장의 짐을 짊어진 소녀들이 적지 않다. 한때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깔창 생리대’ 역시 열악한 환경이 낳은 소녀들의 아픔이었고,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이 급한 화두로 NGO단체들의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더해 국내 소녀들 역시 성범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세계의 극빈 국가 및 개발도상국 소녀들이 구식제도와 성차별 인식 속에 성폭력에 시달린다면 국내 소녀들은 이웃의 남자, 계부, 때로는 친부마저 성폭력 가해자가 되는 위험 속에 살고 있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는 이같은 실정을 고려해 국내 여아 지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굿네이버스가 지원하는 소녀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경제 사정이 어려워 생리대를 구하기 힘든 아이들을 지원하는 것,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장으로서 살아가야만 하는 소녀들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 ‘깔창 생리대’ 그 후, 도움의 손길 다양화 지난해 10월 한국 소비자원 생필품 가격 보고서 중 중형생리대 가격을 기준으로 여성 1명당 한달에 필요한 생리대는 약 40여 장, 매달 1만 2000원 가량이 필요하다. 그러나 친구들에 손을 벌리는 친구들, 그마저도 반복이 미안해 어찌할 수 없는 아이들은 이 일주일간의 생리대값에 마음을 다친다. 굿네이버스가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하고 있는 한 소녀는 할아버지, 동생과 한달을 살아내는 것도 부족한 형편에 작은 생리대 때문에 밤새 울어야 했다. 다행인 점은 정부와 NGO단체들의 지원이 줄을 잇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올해만 120억원 규모의 예산(여가부 50% + 지자체 50%)이 저소득 여성 청소년 생리대 지원으로 투입됐다. 약 13만명 소녀가 대상이지만 현재까지 혜택을 받은 여아는 67% 수준인 8만 7000여 명. 여가부는 연말까지는 80%까지 지원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 가운데 각 단체들의 생리대 지원 모금은 오히려 느는 추세라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한 NGO 단체 관계자는 “정부는 법적 테두리 안에 도움이 필요한 만 11~18세 여아 청소년으로 대상을 한정해 지원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구호하는 것이 NGO단체들의 목표라고 설명한다. 정부가 세운 기준으로 지원책을 펼치고 그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아이들에 NGO단체가 도움을 주는 구조다. 이에 따라 각 단체는 다양한 방식의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반짝반짝'키트를 통해 6개월치 생리대와 파우치를 지원하고 있다. 파우치, 속옷, 온찜질팩 등 청소년기 여아들에게 필요한 키트 지원을 통해 심리, 정서적 지원까지도 돕는다는 취지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보건소, 동사무소 등 대부분 생리대 지원이 개인이 원하는 형태, 크기를 선택할 수 없고 정해진 제품을 일괄 지급받아야 하는 어려움에 착안, 아이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생리대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직원이 각 아동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대신 구매해 배송하거나 아동과 동행해 구매하는 방식, 지원금을 아동 보호자에 송금하고 생리용품 구매 영수증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직원들이 좀 더 힘든 방식이긴 하지만 저소득 가정 여아라는 이유로 정해진 제품만 사용해야 하는 차별을 없애겠다는 노력의 일환이다. 저소득 가정 아동 약 350명에게 1년치 생리용품을 지원하며 매년 프로젝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생리대 문제를 포함, 경제적 여건이 어려워 가장으로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여성가족부 2018년 기준 대상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 가족 지원 대상자 및 법정 차상위 가구의 만 11~18세 여성 청소년은 전국 12만명 정도다. 형제자매나 아픈 부모, 조부모를 부양해야 해 학업조차 이어가기 힘든 소녀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생계를 위해 떠나있는 부모 대신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버텨나가야 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각 단체들에서는 시민들에 지속적으로 여아의 이슈를 알리는 캠페인들을 통해 여아가 교육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도모하고 있다. 정부 역시 소년소녀가정세대에 대한 복지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분위기다. 산업부는 지난 8월, 저소득 가구의 냉난방비 등을 보조하는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을 한부모가족과 소년소녀가정세대, 보호아동 가정위탁세대로 확대하는 등 저소득 가정의 생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자 하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굿네이버스 여아후원 홈페이지 캡처 ■ 성폭력·학대, 여아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 여아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더 이상 좌시해선 안될 문제다. 범죄 자체의 심각성은 물론이고 후유증이 크고 장기적인 탓에 자칫 여아의 삶 자체를 피폐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 그러나 옆집오빠, 계부, 하다못해 친부까지 공포의 대상이 되는 소녀들이 적지 않다. 2017년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한해 성학대 신고건수는 1087건, 그중 86.9%가 여자 아이들이다. 신고되지 않은 일까지 포함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친부에게 성학대를 당해 자해를 해야 했던 열다섯살 소녀, 계부로부터 지속적인 성학대를 당해 주변어른에게도 호소했지만 묵인당하고 보살핌을 받지 못한 소녀, 엄마와 단둘이 살다 엄마가 일하러 간 사이 옆집 오빠로부터 놀이라는 미명 하에 지속적 성추행을 당해야 했던 여아 등 사례는 국내 소녀들의 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아동 성범죄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9월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인화 대안정치연대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총 3621건 발생했다. 13세 미만 아동 성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1083건, 2017년 1261건, 지난해 1277건으로 해마다 늘면서 2년 사이 약 17.9% 증가했다. 이 자료는 여아 남아 모두를 포함한 것이지만 피해 아동 성별로 보면 여아가 86.7%, 남아가 13.3%로 여아가 압도적이다. 사진=정인화 의원실 반대로 성범죄에 대한 법원 판결은 솜방망이인 경우가 많은 상황이라 여자 어린이들의 안전지대는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새다. 9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강원 원주을)이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 6월까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위반해 재판을 받은 사람 중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비율이 2014년 24.83%에서 올해 35.40%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재판을 받은 사람만 보더라도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비율 역시 2014년 37.08%에서 올해 39.54%로 다소 증가했다. 게다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같은 기간 처벌받은 인원 중 집행유예, 재산형을 선고 받은 인원은 5515명으로 전체 1만114명의 절반 수준인 54.37%에 불과해 경미한 처벌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한 NGO단체 관계자는 “아동은 위기의 순간 대처하기 힘든 연약한 존재다. 때문에 아동에게 위기대처법을 교육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주변 어른들의 관심과 더불어 올바른 성인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무엇보다도 사회적 인식 변화의 틀은 법처벌에서 나온다. 여아를 비롯한 아동 성범죄에 대해 외국처럼 강력한 처벌이 수반될 때 미성년 아동에 대한 범죄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각 NGO단체들은 성범죄 및 학대 피해 여아들에 대한 후속조치와 치유에도 힘쓰고 있다. 여아 및 아동을 지원하는 단체들 대부분이 응급조치 및 상처를 딛고 본래의 생활로 빠르게 돌아올 수 있도록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법률 지원과 일시 보호 시스템도 함께 운영 중이다. 한편 가정 내 성폭력·학대에 대해서도 정부 산하기관들이 지속관찰, 분리보호 등 절차를 거쳐 보호에 힘쓰고 있지만 사각지대에 놓이거나 가족이란 이유로 가해 부모의 손에 다시 놓이게 되는 아이들도 적지 않아 이에 대한 시정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소녀로 산다는 건 ②] 끝없는 성범죄와 빈곤, 국내 소녀들을 위협하다

문다영 기자 승인 2019.10.11 11:18 의견 0

성차별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양성평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급진적 페미니스트가 등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차별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빈곤, 성범죄, 교육 박탈 등 국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화두에서도 여자, 그중에서도 여자 어린이들의 인권은 절대적으로 차별당하고 유린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NGO단체들 중에서는 여자 어린이의 인권과 생계에 관심을 갖고 그들이 여성이 아닌 ‘인간’으로서 우뚝 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운동을 펼치는 곳이 적지 않다. 10월 11일, 세계 소녀의 날을 맞아 국내외 여자 아이들이 처한 환경과 현실은 어떤지, 이같은 불평등과 억압 속에서 어떤 운동과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편집자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전세계적으로 여자 어린이들은 전통적 악습과 극빈국의 경제적 어려움, 내전으로 인한 혼란으로 조혼을 하거나 각종 성폭력에 노출되는 위험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하면 한국은 내전 등 분쟁이 없고, 교육수준이나 생활 수준을 비교해도 개발도상국과 같은 처지는 아니다.

그러나 국내 여자 어린이들의 삶도 결코 안전하고 풍요롭다고 할 수만은 없다. 경제 사정이 열악해 생계를 위해 떠나거나 자신들을 버린 부모를 대신해 가장의 짐을 짊어진 소녀들이 적지 않다. 한때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깔창 생리대’ 역시 열악한 환경이 낳은 소녀들의 아픔이었고,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이 급한 화두로 NGO단체들의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더해 국내 소녀들 역시 성범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세계의 극빈 국가 및 개발도상국 소녀들이 구식제도와 성차별 인식 속에 성폭력에 시달린다면 국내 소녀들은 이웃의 남자, 계부, 때로는 친부마저 성폭력 가해자가 되는 위험 속에 살고 있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는 이같은 실정을 고려해 국내 여아 지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굿네이버스가 지원하는 소녀들은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경제 사정이 어려워 생리대를 구하기 힘든 아이들을 지원하는 것, 경제적 어려움으로 가장으로서 살아가야만 하는 소녀들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깔창 생리대’ 그 후, 도움의 손길 다양화

지난해 10월 한국 소비자원 생필품 가격 보고서 중 중형생리대 가격을 기준으로 여성 1명당 한달에 필요한 생리대는 약 40여 장, 매달 1만 2000원 가량이 필요하다. 그러나 친구들에 손을 벌리는 친구들, 그마저도 반복이 미안해 어찌할 수 없는 아이들은 이 일주일간의 생리대값에 마음을 다친다. 굿네이버스가 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하고 있는 한 소녀는 할아버지, 동생과 한달을 살아내는 것도 부족한 형편에 작은 생리대 때문에 밤새 울어야 했다.

다행인 점은 정부와 NGO단체들의 지원이 줄을 잇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올해만 120억원 규모의 예산(여가부 50% + 지자체 50%)이 저소득 여성 청소년 생리대 지원으로 투입됐다. 약 13만명 소녀가 대상이지만 현재까지 혜택을 받은 여아는 67% 수준인 8만 7000여 명. 여가부는 연말까지는 80%까지 지원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 가운데 각 단체들의 생리대 지원 모금은 오히려 느는 추세라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한 NGO 단체 관계자는 “정부는 법적 테두리 안에 도움이 필요한 만 11~18세 여아 청소년으로 대상을 한정해 지원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을 구호하는 것이 NGO단체들의 목표라고 설명한다. 정부가 세운 기준으로 지원책을 펼치고 그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하는 아이들에 NGO단체가 도움을 주는 구조다.

이에 따라 각 단체는 다양한 방식의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반짝반짝'키트를 통해 6개월치 생리대와 파우치를 지원하고 있다. 파우치, 속옷, 온찜질팩 등 청소년기 여아들에게 필요한 키트 지원을 통해 심리, 정서적 지원까지도 돕는다는 취지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보건소, 동사무소 등 대부분 생리대 지원이 개인이 원하는 형태, 크기를 선택할 수 없고 정해진 제품을 일괄 지급받아야 하는 어려움에 착안, 아이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생리대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직원이 각 아동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대신 구매해 배송하거나 아동과 동행해 구매하는 방식, 지원금을 아동 보호자에 송금하고 생리용품 구매 영수증을 수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직원들이 좀 더 힘든 방식이긴 하지만 저소득 가정 여아라는 이유로 정해진 제품만 사용해야 하는 차별을 없애겠다는 노력의 일환이다. 저소득 가정 아동 약 350명에게 1년치 생리용품을 지원하며 매년 프로젝트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생리대 문제를 포함, 경제적 여건이 어려워 가장으로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 여성가족부 2018년 기준 대상 국민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 가족 지원 대상자 및 법정 차상위 가구의 만 11~18세 여성 청소년은 전국 12만명 정도다. 형제자매나 아픈 부모, 조부모를 부양해야 해 학업조차 이어가기 힘든 소녀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생계를 위해 떠나있는 부모 대신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고 버텨나가야 하는 이들도 많다.

이에 각 단체들에서는 시민들에 지속적으로 여아의 이슈를 알리는 캠페인들을 통해 여아가 교육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도모하고 있다. 정부 역시 소년소녀가정세대에 대한 복지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분위기다. 산업부는 지난 8월, 저소득 가구의 냉난방비 등을 보조하는 에너지바우처 지원 대상을 한부모가족과 소년소녀가정세대, 보호아동 가정위탁세대로 확대하는 등 저소득 가정의 생계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자 하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굿네이버스 여아후원 홈페이지 캡처
사진=굿네이버스 여아후원 홈페이지 캡처

■ 성폭력·학대, 여아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

여아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더 이상 좌시해선 안될 문제다. 범죄 자체의 심각성은 물론이고 후유증이 크고 장기적인 탓에 자칫 여아의 삶 자체를 피폐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 그러나 옆집오빠, 계부, 하다못해 친부까지 공포의 대상이 되는 소녀들이 적지 않다. 2017년 전국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한해 성학대 신고건수는 1087건, 그중 86.9%가 여자 아이들이다. 신고되지 않은 일까지 포함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수치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친부에게 성학대를 당해 자해를 해야 했던 열다섯살 소녀, 계부로부터 지속적인 성학대를 당해 주변어른에게도 호소했지만 묵인당하고 보살핌을 받지 못한 소녀, 엄마와 단둘이 살다 엄마가 일하러 간 사이 옆집 오빠로부터 놀이라는 미명 하에 지속적 성추행을 당해야 했던 여아 등 사례는 국내 소녀들의 현실이 결코 녹록지 않음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더욱이 아동 성범죄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9월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정인화 대안정치연대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총 3621건 발생했다. 13세 미만 아동 성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1083건, 2017년 1261건, 지난해 1277건으로 해마다 늘면서 2년 사이 약 17.9% 증가했다. 이 자료는 여아 남아 모두를 포함한 것이지만 피해 아동 성별로 보면 여아가 86.7%, 남아가 13.3%로 여아가 압도적이다.

사진=정인화 의원실
사진=정인화 의원실

반대로 성범죄에 대한 법원 판결은 솜방망이인 경우가 많은 상황이라 여자 어린이들의 안전지대는 갈수록 좁아지는 모양새다. 9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강원 원주을)이 법원행정처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 6월까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위반해 재판을 받은 사람 중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비율이 2014년 24.83%에서 올해 35.40%로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재판을 받은 사람만 보더라도 1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은 비율 역시 2014년 37.08%에서 올해 39.54%로 다소 증가했다. 게다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같은 기간 처벌받은 인원 중 집행유예, 재산형을 선고 받은 인원은 5515명으로 전체 1만114명의 절반 수준인 54.37%에 불과해 경미한 처벌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한 NGO단체 관계자는 “아동은 위기의 순간 대처하기 힘든 연약한 존재다. 때문에 아동에게 위기대처법을 교육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주변 어른들의 관심과 더불어 올바른 성인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무엇보다도 사회적 인식 변화의 틀은 법처벌에서 나온다. 여아를 비롯한 아동 성범죄에 대해 외국처럼 강력한 처벌이 수반될 때 미성년 아동에 대한 범죄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각 NGO단체들은 성범죄 및 학대 피해 여아들에 대한 후속조치와 치유에도 힘쓰고 있다. 여아 및 아동을 지원하는 단체들 대부분이 응급조치 및 상처를 딛고 본래의 생활로 빠르게 돌아올 수 있도록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법률 지원과 일시 보호 시스템도 함께 운영 중이다.

한편 가정 내 성폭력·학대에 대해서도 정부 산하기관들이 지속관찰, 분리보호 등 절차를 거쳐 보호에 힘쓰고 있지만 사각지대에 놓이거나 가족이란 이유로 가해 부모의 손에 다시 놓이게 되는 아이들도 적지 않아 이에 대한 시정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