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광장. (사진=연합뉴스) 게임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개발자 모시기' 경쟁을 벌였던 게임사들의 낯빛이 바뀌었다. 불과 몇 년만에 허리띠를 졸라 매고 인건비를 줄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던 중견 게임사가 더욱 심각하다. 불황을 버틸 힘이 없는 만큼 보수적인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성장성이 유망하다고 평가 받은 유니콘 게임사도 마찬가지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시삼십삼분은 160여명의 임직원 중 30명이 넘는 인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사업 재편에 나섰다. 네시삼십삼분은 지난 2009년 6월 전 넥슨 대표 권준모 의장이 설립한 이후 '활'과 '블레이드' 등 게임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주목받고 유니콘 기업 수준으로까지 평가 받았으나 적자가 누적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지난 2015년 187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낸 후 2021년까지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된 적자만 4672억원이다. 계속된 적자에도 불구하고 네시삼십삼분은 지난 2021년까지 상반기와 하반기 개발자 공개 채용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올해 결국 인력 감축에 나섰다. 구조조정과 함께 실적 부진 돌파구로 블록체인 신사업에 집중하면서 대체불가능토큰(NFT) 게임 전담 개발 자회사 '디랩스'를 신설하고 해외 사업 위주로 재편 중이다. 다만 조직 개편 과정에서 부서 및 업무 분담을 놓고 혼선이 빚어지는 기류가 포착되기도 했다. 엔픽셀도 지난해 연말부터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 '그랑사가' 출시 이후 그해 8월 유니콘 기업으로까지 인정받았으나 신작 부재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그랑사가'가 출시한 지난 2021년에도 376억원 가량의 적자를 내면서 실적 반등을 위한 신작이 필요한 시점이다. 배봉건 엔픽셀 대표가 최근 개인 트위터를 통해 신작 '크로노 오디세이' 출시 시점에 대한 질문에 "아마도 내년"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렇지만 공식적인 답변이 아닌만큼 정확한 개발 및 출시 시점은 오리무중이란게 업게 전언이다. 라인게임즈는 지난 16일 100% 자회사 우주를 합병하기로 했다. 우주는 라인게임즈가 배급하는 '엑소스히어로즈'의 개발사이다. 지난해부터 '엑소스 히어로즈'의 개발은 라인게임즈가 투자한 개발사 너디스타가 맡으면서 우주 극소수의 인력만 남았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를 목적으로 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더홀딩스 산하 원더피플은 폐업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의 창립자인 허민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해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로 내놓은 '슈퍼피플2'가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에 허 대표가 직접 폐업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하기도 했으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2017년 모바일 RPG 게임 '킹스레이드' 출시 이후 글로벌 흥행으로 주목받았던 베스파는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왔다. '킹스레이드' 출시 이듬해 코스닥 상장까지 성공했다. 이후 사운을 걸고 개발했다는 평가까지 받았던 신작 '타임 디펜던스'가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데브시스터즈도 팬 플랫폼 '마이쿠키런' 사업을 종료했고 프로젝트 인력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인원 이탈이 있었다. 게임업계에서는 경쟁적인 연봉 인상 대열에 휘말려 '개발자 모시기'에 나선 게 결국 부메랑이 됐다고 보고 있다. 베스파는 전 직원 연봉을 일괄 1200만원 인상하면서 내부 인력 이탈을 막고 외부 인재 모시기에 열중했다. 그 결과 과도하게 늘어난 비용 부담으로 경영난에 휩싸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 말 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 "연봉 인상 릴레이는 결과적으로 게임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는데, 이는 인건비는 올랐지만 신작 배출이 없던 탓"이라며 "대형 게임사는 충격에 버틸 여력이 있었지만 중소 게임사들은 충격에 버티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국내 게임사가 늘어난 수익으로 신작을 준비했고 인재 영입 과정에서 출혈 경쟁이 벌어졌다"며 "다만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가 불가피했고 게임 산업 특성상 즉각적인 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개발에 속도를 내기 어려웠고 완성도 측면에서도 부족한 점이 많았다. 결국 인재 영입으로 돈만 쓰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지 못해 이 같은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니콘도 야위어간다…중견게임사 경영효율화 칼바람에 ‘뒤숭숭’

경영효율화 목적으로 사업 재편 및 구조조정 진행
개발자 모시기 출혈 경쟁이 결국 비용 증가, 경영 악화 '부메랑'

정지수 기자 승인 2023.03.21 16:10 의견 0
경기도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광장. (사진=연합뉴스)

게임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개발자 모시기' 경쟁을 벌였던 게임사들의 낯빛이 바뀌었다. 불과 몇 년만에 허리띠를 졸라 매고 인건비를 줄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던 중견 게임사가 더욱 심각하다. 불황을 버틸 힘이 없는 만큼 보수적인 수준에서 머물지 않고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성장성이 유망하다고 평가 받은 유니콘 게임사도 마찬가지다.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시삼십삼분은 160여명의 임직원 중 30명이 넘는 인원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사업 재편에 나섰다.

네시삼십삼분은 지난 2009년 6월 전 넥슨 대표 권준모 의장이 설립한 이후 '활'과 '블레이드' 등 게임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주목받고 유니콘 기업 수준으로까지 평가 받았으나 적자가 누적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지난 2015년 187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낸 후 2021년까지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누적된 적자만 4672억원이다.

계속된 적자에도 불구하고 네시삼십삼분은 지난 2021년까지 상반기와 하반기 개발자 공개 채용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올해 결국 인력 감축에 나섰다. 구조조정과 함께 실적 부진 돌파구로 블록체인 신사업에 집중하면서 대체불가능토큰(NFT) 게임 전담 개발 자회사 '디랩스'를 신설하고 해외 사업 위주로 재편 중이다. 다만 조직 개편 과정에서 부서 및 업무 분담을 놓고 혼선이 빚어지는 기류가 포착되기도 했다.

엔픽셀도 지난해 연말부터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1년 1월 '그랑사가' 출시 이후 그해 8월 유니콘 기업으로까지 인정받았으나 신작 부재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그랑사가'가 출시한 지난 2021년에도 376억원 가량의 적자를 내면서 실적 반등을 위한 신작이 필요한 시점이다.

배봉건 엔픽셀 대표가 최근 개인 트위터를 통해 신작 '크로노 오디세이' 출시 시점에 대한 질문에 "아마도 내년"이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그렇지만 공식적인 답변이 아닌만큼 정확한 개발 및 출시 시점은 오리무중이란게 업게 전언이다.

라인게임즈는 지난 16일 100% 자회사 우주를 합병하기로 했다. 우주는 라인게임즈가 배급하는 '엑소스히어로즈'의 개발사이다. 지난해부터 '엑소스 히어로즈'의 개발은 라인게임즈가 투자한 개발사 너디스타가 맡으면서 우주 극소수의 인력만 남았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를 목적으로 합병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더홀딩스 산하 원더피플은 폐업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의 창립자인 허민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해 얼리 액세스(미리 해보기)로 내놓은 '슈퍼피플2'가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에 허 대표가 직접 폐업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하기도 했으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 2017년 모바일 RPG 게임 '킹스레이드' 출시 이후 글로벌 흥행으로 주목받았던 베스파는 인수합병(M&A) 시장 매물로 나왔다. '킹스레이드' 출시 이듬해 코스닥 상장까지 성공했다. 이후 사운을 걸고 개발했다는 평가까지 받았던 신작 '타임 디펜던스'가 부진한 성적을 거두면서 치명타를 입었다.

데브시스터즈도 팬 플랫폼 '마이쿠키런' 사업을 종료했고 프로젝트 인력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인원 이탈이 있었다.

게임업계에서는 경쟁적인 연봉 인상 대열에 휘말려 '개발자 모시기'에 나선 게 결국 부메랑이 됐다고 보고 있다. 베스파는 전 직원 연봉을 일괄 1200만원 인상하면서 내부 인력 이탈을 막고 외부 인재 모시기에 열중했다. 그 결과 과도하게 늘어난 비용 부담으로 경영난에 휩싸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해 말 출간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서 "연봉 인상 릴레이는 결과적으로 게임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는데, 이는 인건비는 올랐지만 신작 배출이 없던 탓"이라며 "대형 게임사는 충격에 버틸 여력이 있었지만 중소 게임사들은 충격에 버티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국내 게임사가 늘어난 수익으로 신작을 준비했고 인재 영입 과정에서 출혈 경쟁이 벌어졌다"며 "다만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가 불가피했고 게임 산업 특성상 즉각적인 협업이 이뤄지지 않으면 개발에 속도를 내기 어려웠고 완성도 측면에서도 부족한 점이 많았다. 결국 인재 영입으로 돈만 쓰고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지 못해 이 같은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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