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델타항공은 지난 12일 무난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 이익 전망 상단을 낮춰 주가는 전날보다 2.31% 하락했다. 델타항공은 그냥 부진한 전망을 제시한 많은 사례 중 하나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투자에 도움이 될 여러 시사점들을 얻을 수 있다. 우선 매출과 조정 주당순이익은 각각 145.5억달러(전년동기 대비 11% 증가)와 2.03달러(전년동기 대비 13% 증가)를 기록했다. 레피니티 기준 애널리스트 전망(매출 145.6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 1.95달러)과 비교하면 매출은 거의 부합했고 조정 주당순이익은 4.1% 상회했다. 대체로 무난한 실적이다. (사진=델타항공공) 문제는 올해 실적 전망이다. 올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하고 조정 주당순이익 범위는 6~6.25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직전 전망치(매출 성장률 17~20%, 조정 주당순이익 범위 6~7달러)에 비해 조정 주당순이익 상단이 10.7% 낮아졌다. 이익 전망을 낮춘 가장 큰 이유는 연료비 부담이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부문은 “항공 여행 수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다. 여기서 항공 수요는 올해 4분기 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자신했다. 로이터는 이런 회사의 자신감을 “여행 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제목으로 전했다. 올 상반기 눌렸던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최근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불안한 경제 여건과 여름 성수기가 지남에 따라 이제 여행 수요 성장세가 꺾을 것이라는 의견이 강해졌다. 최근 한달 사이 저가항공사인 스피릿항공과 프론티어항공이 수요 둔화로 마케팅 강화와 요금 인하를 시사한 적도 있다. 델타항공은 보도자료를 통해 “여행에 대한 탄탄한 수요는 12월 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며 “최근 기업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4년까지 여행량이 증가하거나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4분기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애널리스트와의 대담에서 태평양 횡단 노선이 회복되고 올해 상승한 비용을 가격에 전가하면 2024년 실적도 낙관적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견조한 수요가 해외 여행이 포함된 고가 수요의 성장에 기인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장 3분기 여객 매출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국내선은 6%에 그친 반면 국제선은 35%에 달했다. 국제선 호조는 대서양 횡단과 태평양 노선이 예상치를 상회했기 때문이다. 또한 일등석 객실을 포함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17%나 증가했다. 회사 측은 이런 추세가 올 여름만이 아니라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해외 여행 수요는 기업들의 출장 증가와 유럽향 레저 여행 수요의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회사 측은 “올해 다소 부진한 태평양 횡단 수요가 내년에 가세할 것”이며 “올해 4분기 태평양 지역의 네트워크 복원으로 운송 여력을 40~50% 증가한다”고 밝혔다. 해외/고가 항공 여행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은 최근 높은 물가수준에도 미국인들의 소비심리가 생각보다 크게 위축되지 않았고, 여행에 대한 높은 지출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최근 높아진 물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하다는 뜻인 동시에 고가 상품에서 여행 등 경험 소비로의 이동이 아직도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어 관련 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로이터) 여행의 전반적인 가격이 상승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점이 앞서 언급한 저가항공사들과 델타와의 경기 전망 차이의 근본 원인이다. 올해 상반기 크루즈 여행에서 확인한 “경험 소비의 판가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높아졌을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런 추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면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차후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델타항공이 강한 수요에도 이익 전망이 부진한 것은 연료비와 유지비 등 원가 부담 때문이다. 비용 관리 역량이 향후 기업 실적에 더 중요하고 동시에 물가 불안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수요가 몰린 가전이나 자동차 같은 일부 제품들에서 두드러졌는데, 지금 수요가 견조한 경험 소비에서 판가 상승이 이어져 추가적인 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연료 가격이 7월 이후 상승해 올해 하반기 전망에 약 4억달러의 비용이 추가”되며 “4분기 연료 가격은 갤런당 평균 2.90~3.20달러(올해 3분기 2.78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급등한 유가가 다소 하락했지만, 유가가 반영되는 시차를 고려시 4분기 석유를 많이 사용하는 업종의 마진율 하락과 이를 고려한 판가 상승이 내년 초까지 이어져 기업 이익과 전반적인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델타항공은 단순히 유가를 넘어 추가적인 투자와 공급망 전반에 걸친 부담도 언급했다. 당장 보잉 757의 P&WC 엔진 차질 공급차질이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공급망 차질이 사업 전반에 비용 상승요소다. 항공기 산업은 복잡한 공급망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더 두드러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공급망 전반적인 차질은 여전히 꽤 많은 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회사 측은 애널리스트와의 대담에서 인건비와 공급망 및 유지관리 비용 증가를 강조했다. 필자 서병수 애널리스트는 하나증권 등 국내외 투자회사에서 주식 운용과 기업 분석 업무를 수행했으며, 특히 미래에셋증권에서 글로벌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했습니다. [편집자주] 뷰어스는 칼럼리스트의 분석과 관련한 투자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서병수의 글로벌 View] 델타항공 실적 뜯어보니...주목할 이유 있다

서병수 애널리스트 승인 2023.10.13 15:52 의견 0

미국 델타항공은 지난 12일 무난한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 이익 전망 상단을 낮춰 주가는 전날보다 2.31% 하락했다. 델타항공은 그냥 부진한 전망을 제시한 많은 사례 중 하나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투자에 도움이 될 여러 시사점들을 얻을 수 있다.

우선 매출과 조정 주당순이익은 각각 145.5억달러(전년동기 대비 11% 증가)와 2.03달러(전년동기 대비 13% 증가)를 기록했다. 레피니티 기준 애널리스트 전망(매출 145.6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 1.95달러)과 비교하면 매출은 거의 부합했고 조정 주당순이익은 4.1% 상회했다. 대체로 무난한 실적이다.

(사진=델타항공공)


문제는 올해 실적 전망이다. 올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하고 조정 주당순이익 범위는 6~6.25달러를 제시했다. 이는 직전 전망치(매출 성장률 17~20%, 조정 주당순이익 범위 6~7달러)에 비해 조정 주당순이익 상단이 10.7% 낮아졌다. 이익 전망을 낮춘 가장 큰 이유는 연료비 부담이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부문은 “항공 여행 수요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다. 여기서 항공 수요는 올해 4분기 뿐만 아니라 내년까지 강하게 이어질 것으로 자신했다. 로이터는 이런 회사의 자신감을 “여행 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제목으로 전했다.

올 상반기 눌렸던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최근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불안한 경제 여건과 여름 성수기가 지남에 따라 이제 여행 수요 성장세가 꺾을 것이라는 의견이 강해졌다. 최근 한달 사이 저가항공사인 스피릿항공과 프론티어항공이 수요 둔화로 마케팅 강화와 요금 인하를 시사한 적도 있다.

델타항공은 보도자료를 통해 “여행에 대한 탄탄한 수요는 12월 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며 “최근 기업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4년까지 여행량이 증가하거나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4분기 매출도 전년동기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측은 애널리스트와의 대담에서 태평양 횡단 노선이 회복되고 올해 상승한 비용을 가격에 전가하면 2024년 실적도 낙관적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견조한 수요가 해외 여행이 포함된 고가 수요의 성장에 기인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장 3분기 여객 매출의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국내선은 6%에 그친 반면 국제선은 35%에 달했다. 국제선 호조는 대서양 횡단과 태평양 노선이 예상치를 상회했기 때문이다. 또한 일등석 객실을 포함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17%나 증가했다. 회사 측은 이런 추세가 올 여름만이 아니라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해외 여행 수요는 기업들의 출장 증가와 유럽향 레저 여행 수요의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회사 측은 “올해 다소 부진한 태평양 횡단 수요가 내년에 가세할 것”이며 “올해 4분기 태평양 지역의 네트워크 복원으로 운송 여력을 40~50% 증가한다”고 밝혔다.

해외/고가 항공 여행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은 최근 높은 물가수준에도 미국인들의 소비심리가 생각보다 크게 위축되지 않았고, 여행에 대한 높은 지출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최근 높아진 물가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하다는 뜻인 동시에 고가 상품에서 여행 등 경험 소비로의 이동이 아직도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어 관련 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로이터)


여행의 전반적인 가격이 상승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점이 앞서 언급한 저가항공사들과 델타와의 경기 전망 차이의 근본 원인이다. 올해 상반기 크루즈 여행에서 확인한 “경험 소비의 판가가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높아졌을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런 추세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면 관련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차후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

델타항공이 강한 수요에도 이익 전망이 부진한 것은 연료비와 유지비 등 원가 부담 때문이다. 비용 관리 역량이 향후 기업 실적에 더 중요하고 동시에 물가 불안이 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수요가 몰린 가전이나 자동차 같은 일부 제품들에서 두드러졌는데, 지금 수요가 견조한 경험 소비에서 판가 상승이 이어져 추가적인 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연료 가격이 7월 이후 상승해 올해 하반기 전망에 약 4억달러의 비용이 추가”되며 “4분기 연료 가격은 갤런당 평균 2.90~3.20달러(올해 3분기 2.78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급등한 유가가 다소 하락했지만, 유가가 반영되는 시차를 고려시 4분기 석유를 많이 사용하는 업종의 마진율 하락과 이를 고려한 판가 상승이 내년 초까지 이어져 기업 이익과 전반적인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델타항공은 단순히 유가를 넘어 추가적인 투자와 공급망 전반에 걸친 부담도 언급했다. 당장 보잉 757의 P&WC 엔진 차질 공급차질이 이슈가 되고 있다., 이런 공급망 차질이 사업 전반에 비용 상승요소다. 항공기 산업은 복잡한 공급망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더 두드러진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공급망 전반적인 차질은 여전히 꽤 많은 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회사 측은 애널리스트와의 대담에서 인건비와 공급망 및 유지관리 비용 증가를 강조했다.


필자 서병수 애널리스트는 하나증권 등 국내외 투자회사에서 주식 운용과 기업 분석 업무를 수행했으며, 특히 미래에셋증권에서 글로벌 섹터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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