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리 공연은 관객이 그 때 그 때 마주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보러 와서 서로 다른 경험을 하고, 공연이 끝난 후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또 각 캐릭터에 중심을 두고 여러 번 관람하는 것도 우리 작품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매번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알렉산더 라이트(Alexander Wright) 연출은 12월 21일 개막하는 ‘위대한 개츠비’를 두고 이 같이 설명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F. 스콧 피츠 제럴드의 고전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원작으로 객석과 무대가 분리되는 전통적인 프로시니엄 공연장에서 벗어나, 1920년대 미국의 화려한 황금기이자 재즈시대를 느낄 수 있도록 재현된 공간에서 무대와 객석의 구분 없이 관객과 배우가 직접 소통하며 현장성과 즉흥성을 추구하는 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제이 개츠비(Jay Gatsby)의 대저택 파티에 초대된 관객들은 1920년대로 돌아가 함께 찰스턴 댄스를 추기도 하고 재즈음악에 몸을 맡기기도 한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따라 개츠비 맨션 곳곳에서 펼쳐지는 개츠비의 이야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흥미롭게 관극 할 수 있다.   사진=국립극단 제공 관객을 무대 위로 초대하는 이머시브극은 국내 창작 작품에서도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달 3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 올랐던 ‘까마귀의 눈’을 찾은 관객들의 움직임은 마치 전시회장에서나 볼 법한 풍경을 연출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수시로 자리를 이동해가며 관객이 보고 싶은 각도로 공연을 지켜볼 수 있다. 심지어 연기를 하는 배우와 배우 사이에 자리를 잡아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 그 역시도 공연의 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당시 김철승 연출가는 공연 시작 전 관객들에게 “마치 무대가 미술관인 것처럼 해 보려고 한다. 관객 여러분들은 무대에 배우와 함께 있을 것이고, 앉으셔도 걸어 다니셔도 상관없습니다. ‘내가 저기로 가서 이 각도로 극을 보겠다’하는 마음이 드실 때 자유롭게 움직이면 됩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사진=남산예술센터 제공/ⓒ이승희 또 최근 막을 내린 ‘휴먼 푸가’도 이머시브극의 형태를 일부 빌려왔다. 공연장인 남산예술센터의 기존 객석을 텅 비우고, 무대 위에 또 다른 런웨이 무대를 만들고 그 양쪽에 객석을 새로 깔았다. 기존의 객석에는 오브제들이 놓여 있고, 배우들은 수시로 객석을 누볐다. 무대와 객석, 배우와 관객이 가까워지면서 물리적, 심정적으로 극에 더 근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이다.  이밖에도 현재 대학로 익스트림씨어터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되고 있는 ‘#나만빼고’는 공연 중 프로젝터를 통해 연극 초반부터 끝까지 관객이 보낸 카톡과 주인공의 카톡을 실시간으로 무대 위에서 중계하면서 배우와 관객이 교감할 수 있는 ‘소통 연극’이다. 이와 유사한 형태의 연극으로 ‘시비노자’도 지난 7월과 8월에 걸쳐 공연됐다.   공연 관계자들은 이머시브극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세분화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연 홍보 관계자는 “최근 국내 무대에 오르는 연극들의 경우 이머시브극의 형태를 띄는 공연이 늘어나고 있다. 관객들이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직접 극에 개입하고, 관객이 무대의 주체가 되면서 얻는 만족감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수요는 공연 제작자들에게 또 다른 시도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이야기”…관객, 무대의 주체가 되다

객석과 무대의 경계 허문 ‘이머시브극’ 인기

박정선 기자 승인 2019.11.28 11:02 | 최종 수정 2019.11.29 10:36 의견 0
사진=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리 공연은 관객이 그 때 그 때 마주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친구들과 함께 보러 와서 서로 다른 경험을 하고, 공연이 끝난 후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또 각 캐릭터에 중심을 두고 여러 번 관람하는 것도 우리 작품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매번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알렉산더 라이트(Alexander Wright) 연출은 12월 21일 개막하는 ‘위대한 개츠비’를 두고 이 같이 설명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F. 스콧 피츠 제럴드의 고전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원작으로 객석과 무대가 분리되는 전통적인 프로시니엄 공연장에서 벗어나, 1920년대 미국의 화려한 황금기이자 재즈시대를 느낄 수 있도록 재현된 공간에서 무대와 객석의 구분 없이 관객과 배우가 직접 소통하며 현장성과 즉흥성을 추구하는 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제이 개츠비(Jay Gatsby)의 대저택 파티에 초대된 관객들은 1920년대로 돌아가 함께 찰스턴 댄스를 추기도 하고 재즈음악에 몸을 맡기기도 한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따라 개츠비 맨션 곳곳에서 펼쳐지는 개츠비의 이야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흥미롭게 관극 할 수 있다.  

사진=국립극단 제공

관객을 무대 위로 초대하는 이머시브극은 국내 창작 작품에서도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달 3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 올랐던 ‘까마귀의 눈’을 찾은 관객들의 움직임은 마치 전시회장에서나 볼 법한 풍경을 연출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수시로 자리를 이동해가며 관객이 보고 싶은 각도로 공연을 지켜볼 수 있다. 심지어 연기를 하는 배우와 배우 사이에 자리를 잡아도 전혀 문제될 게 없다. 그 역시도 공연의 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당시 김철승 연출가는 공연 시작 전 관객들에게 “마치 무대가 미술관인 것처럼 해 보려고 한다. 관객 여러분들은 무대에 배우와 함께 있을 것이고, 앉으셔도 걸어 다니셔도 상관없습니다. ‘내가 저기로 가서 이 각도로 극을 보겠다’하는 마음이 드실 때 자유롭게 움직이면 됩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사진=남산예술센터 제공/ⓒ이승희

또 최근 막을 내린 ‘휴먼 푸가’도 이머시브극의 형태를 일부 빌려왔다. 공연장인 남산예술센터의 기존 객석을 텅 비우고, 무대 위에 또 다른 런웨이 무대를 만들고 그 양쪽에 객석을 새로 깔았다. 기존의 객석에는 오브제들이 놓여 있고, 배우들은 수시로 객석을 누볐다. 무대와 객석, 배우와 관객이 가까워지면서 물리적, 심정적으로 극에 더 근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 것이다. 

이밖에도 현재 대학로 익스트림씨어터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되고 있는 ‘#나만빼고’는 공연 중 프로젝터를 통해 연극 초반부터 끝까지 관객이 보낸 카톡과 주인공의 카톡을 실시간으로 무대 위에서 중계하면서 배우와 관객이 교감할 수 있는 ‘소통 연극’이다. 이와 유사한 형태의 연극으로 ‘시비노자’도 지난 7월과 8월에 걸쳐 공연됐다.  

공연 관계자들은 이머시브극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세분화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공연 홍보 관계자는 “최근 국내 무대에 오르는 연극들의 경우 이머시브극의 형태를 띄는 공연이 늘어나고 있다. 관객들이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직접 극에 개입하고, 관객이 무대의 주체가 되면서 얻는 만족감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수요는 공연 제작자들에게 또 다른 시도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