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민미술관 제공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알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온다. 그 속에서 너무도 순수한 두 영혼 ‘노아’와 밍크고래 ‘밍키’의 대화가 관객을 이끈다. 마치 한 편의 미스터리 소설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박윤영 개인전 ‘YOU, Live! - 12개의 문고리’는 작가가 지난 몇 년 동안 진행해 오고 있는 리서치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조우한 이미지와 텍스트들, 작가에게 일어났던 특별한 순간들을 엮어서 만든 시나리오 ‘12개의 문고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연극-전시 플랫폼이다.  ‘12개의 문고리’는 작가의 조카가 반복적으로 문고리를 잡아당기며 노는 행위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 행위에 대한 궁금증과 성서의 계시록에서 마주하게 된 아마겟돈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 호기심으로부터 전시가 시작된다. 전시는 12개의 뒤섞인 타임라인으로 구성된다. 전시장 곳곳을 누비며 12개의 문고리를 찾아다니면서 그 뒤에 감춰진 사건들의 배후, 혹은 임박한 상황을 추리하게 한다.  사진=일민미술관 제공 특히 이 장면들은 앞서 언급한 두 개의 캐릭터 노아와 밍키가 12개의 다른 세계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마주하는 장면들을 보여 준다. 이 두 개의 작은 캐릭터들이 어떻게 하나의 거대한 사건과 역사가 만들어 지는데 사용되는지를 보여준다.  작가의 시선으로 시각화된 작품들은 병풍과 족자 같은 전통적인 한국화 매체가 변형된 오브제들, 드로잉, 조명 그리고 조각 등의 혼합물이다. 또 이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건 ‘사운드’다. 전시장을 가득 채우며 울려 퍼지는 소리는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작가는 연구 과정에서 드러난 단서와 증거들로부터 도출된 요소들 중의 하나인 ‘엘라미’(Ellamy·영국의 시리아 공습 작전명)를 고대 그리스 전통 음계인 테트라코드의 ‘E’음계로 변형시켰다. 이 음계는 다시 예술적 참조의 연구 과정에서 드러난 특정한 악기(변형된 첼로)로 연주되며, 시나리오에 참조된 모티프들과 관련된 여러 상징 오브제들을 통해 수행된다.  사진=일민미술관 제공 ◆포스트드라마 연극 ‘당신의 만찬’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작가의 시나리오 ‘12개의 문고리’는 전시장 1층에서 연극을 통해 재구성됐다. 연극연출가 임형진이 재구성한 이 연극에는 ‘12개의 문고리’의 주요 모티프들 중 전쟁, 아이, 일상을 키워드로 스토리텔링이 이뤄진다.  전통적 연극이 연출가를 창조자로, 배우를 연출가의 의도를 전달하는 매개자로, 관객은 그 의도를 수용하는 수동적 존재로 보았다면, ‘당신의 만찬’은 전통적 서사적 구조의 완결에 의존하지 않는다. 관객은 헤드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쫓아 그에 따른 대답, 혹은 행위를 함으로써 연극의 퍼포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전시는 2020년 1월 12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1, 2 전시실.

[전시를 읽다] 한 편의 미스터리 소설을 읽은 걸까?... 박윤영 개인전 ‘YOU, Live!’

전시 모티프로한 연극 ‘당신의 만찬’ 동시 진행

박정선 기자 승인 2019.12.23 10:06 의견 0
사진=일민미술관 제공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알 수 없는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온다. 그 속에서 너무도 순수한 두 영혼 ‘노아’와 밍크고래 ‘밍키’의 대화가 관객을 이끈다. 마치 한 편의 미스터리 소설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박윤영 개인전 ‘YOU, Live! - 12개의 문고리’는 작가가 지난 몇 년 동안 진행해 오고 있는 리서치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조우한 이미지와 텍스트들, 작가에게 일어났던 특별한 순간들을 엮어서 만든 시나리오 ‘12개의 문고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연극-전시 플랫폼이다. 

‘12개의 문고리’는 작가의 조카가 반복적으로 문고리를 잡아당기며 노는 행위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 행위에 대한 궁금증과 성서의 계시록에서 마주하게 된 아마겟돈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 호기심으로부터 전시가 시작된다.

전시는 12개의 뒤섞인 타임라인으로 구성된다. 전시장 곳곳을 누비며 12개의 문고리를 찾아다니면서 그 뒤에 감춰진 사건들의 배후, 혹은 임박한 상황을 추리하게 한다. 

사진=일민미술관 제공

특히 이 장면들은 앞서 언급한 두 개의 캐릭터 노아와 밍키가 12개의 다른 세계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마주하는 장면들을 보여 준다. 이 두 개의 작은 캐릭터들이 어떻게 하나의 거대한 사건과 역사가 만들어 지는데 사용되는지를 보여준다. 

작가의 시선으로 시각화된 작품들은 병풍과 족자 같은 전통적인 한국화 매체가 변형된 오브제들, 드로잉, 조명 그리고 조각 등의 혼합물이다. 또 이 작품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건 ‘사운드’다. 전시장을 가득 채우며 울려 퍼지는 소리는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작가는 연구 과정에서 드러난 단서와 증거들로부터 도출된 요소들 중의 하나인 ‘엘라미’(Ellamy·영국의 시리아 공습 작전명)를 고대 그리스 전통 음계인 테트라코드의 ‘E’음계로 변형시켰다. 이 음계는 다시 예술적 참조의 연구 과정에서 드러난 특정한 악기(변형된 첼로)로 연주되며, 시나리오에 참조된 모티프들과 관련된 여러 상징 오브제들을 통해 수행된다. 

사진=일민미술관 제공

◆포스트드라마 연극 ‘당신의 만찬’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작가의 시나리오 ‘12개의 문고리’는 전시장 1층에서 연극을 통해 재구성됐다. 연극연출가 임형진이 재구성한 이 연극에는 ‘12개의 문고리’의 주요 모티프들 중 전쟁, 아이, 일상을 키워드로 스토리텔링이 이뤄진다. 

전통적 연극이 연출가를 창조자로, 배우를 연출가의 의도를 전달하는 매개자로, 관객은 그 의도를 수용하는 수동적 존재로 보았다면, ‘당신의 만찬’은 전통적 서사적 구조의 완결에 의존하지 않는다. 관객은 헤드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쫓아 그에 따른 대답, 혹은 행위를 함으로써 연극의 퍼포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전시는 2020년 1월 12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1, 2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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