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플랫폼엘 제공 ‘가능한 최선의 세계’는 소설가 정지돈과 국내의 젊은 작가들(곰디자인, 권아람, 김희천, 박광수, 박아람, 유영진, 이은새, 정지돈, 정희민, 최윤, 최하늘)의 단체전이다. 시각 예술과 문학 간의 협업으로, 전시와 글로 구성되는 이번 전시는 읽고, 발견하고, 수집하는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관람 방식을 통해 완성된다.  입장과 동시에 관람객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입장 전 주어지는 시놉시스에 등장하는 어떤 인물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블루프린트에 남을지, 혹은 레드프린트로 떠날지를 선택해야 한다. 선택에 따라 다른 색안경과 지시문을 전달받고 안내에 따라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작품과 함께 배치된 이야기들을 수집하는 방식이다.  이 수집된 이야기들은 결국 자신만의 ‘가능한 최선의 세계’로서 완성되는 것이다. 놀라운 점은 종이를 어떤 식으로 배열해도 이야기가 연결된다. 때문에 이 전시는 각자가 수집하는 방향과 순서에 따라 모두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의외성이 있다.  사진=플랫폼엘 제공 정지돈 작가가 시놉시스를 통해 그려낸 ‘가능한 최선의 세계’는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한 블루프린트와, 그 반대쪽의 규칙도 일관성도 없는 레드프린트로 명명된 각각의 세계가 있다. 이 이야기는 전시의 기본적인 뼈대를 구성하게 된다. 작가들은 각각 이 이야기를 토대로 자신의 세계관을 담은 작품들은 선보였다.  상상으로 구축된 가까운 미래 속 세계관 안에 배치된 작품들은 본래의 의도와 문맥에서 벗어나 단편적인 이야기들로 존재하고, 다시 정 작가에 의해 읽혀져 짧은 글로 표현된다. 결국 이 전시의 최종 결과물은 작품들과 글 묶음 두 가지의 형태로 남게 된다.  작가들의 작품들은 이야기 속의 존재이면서도 개별적으로도 완결성을 갖는다. 곰디자인 팀은 블루프린트와 레드프린트 세계 중 어디에도 속할 수 있는 망원경을 건설해 두 세계를 관찰하고 엿볼 수 있는 가상의 장치를 세웠다.  권아람 작가는 미디어를 통해 각종 정보를 조장하는 이면의 대상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김희천 작가는 무형의 온라인 공간에서 존재하는 혹은 존재하지 않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박광수 작가는 오랜 시간 관심을 가져온 사라짐과 소멸을 표현한 작업들을 선보였다. 박아람 작가는 벽화로 제작진 페인팅과 드로잉 등으로 미술관 각 층에 나뉘어 놓인 레드 프린트와 블루프린트의 두 세계가 특유의 방식으로 엮이는 시공을 그려낸다.  사진=플랫폼엘 제공 또 유영진 작가는 폴리우레탄 폼이나 철근 콘크리트, PVC 파이프 등을 덧붙여 만든 건물의 일부분을 건물에 기생하는 하나의 생물로 바라본다. 그리고 이를 드로잉 시리즈로 새롭게 그려냈다. 특히 이 작가가 그간 수집해오던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설치 구조물은 전시 기간 동안 ‘의외의 공간’으로 불리는 옥상 층에 재현된다.  이밖에도 이은새 작가는 일상의 순간을 회화로 표현한 작품을, 정희민 작가는 가상 세계의 시공간을 다양한 물성을 가진 재료에 의해 무게감과 실물감을 가지면서 실재와 가상 세계의 대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최윤 작가는 ‘시민의 숲’이라는 제목의 영상 작업을, 최하늘 작가는 정지돈 작가의 시놉시스를 읽고 역사가 부재하는 상태를 떠올려 네 점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가능한 최선의 세계’는 서울 강남구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2020년 4월 5일까지 개최된다.

[전시를 읽다] 관객의 선택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전시, ‘가능한 최선의 세계’

전시와 소설의 이색 만남

박정선 기자 승인 2019.12.30 12:11 의견 0
사진=플랫폼엘 제공

‘가능한 최선의 세계’는 소설가 정지돈과 국내의 젊은 작가들(곰디자인, 권아람, 김희천, 박광수, 박아람, 유영진, 이은새, 정지돈, 정희민, 최윤, 최하늘)의 단체전이다. 시각 예술과 문학 간의 협업으로, 전시와 글로 구성되는 이번 전시는 읽고, 발견하고, 수집하는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관람 방식을 통해 완성된다. 

입장과 동시에 관람객은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입장 전 주어지는 시놉시스에 등장하는 어떤 인물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블루프린트에 남을지, 혹은 레드프린트로 떠날지를 선택해야 한다. 선택에 따라 다른 색안경과 지시문을 전달받고 안내에 따라 전시장을 돌아다니며 작품과 함께 배치된 이야기들을 수집하는 방식이다. 

이 수집된 이야기들은 결국 자신만의 ‘가능한 최선의 세계’로서 완성되는 것이다. 놀라운 점은 종이를 어떤 식으로 배열해도 이야기가 연결된다. 때문에 이 전시는 각자가 수집하는 방향과 순서에 따라 모두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의외성이 있다. 

사진=플랫폼엘 제공

정지돈 작가가 시놉시스를 통해 그려낸 ‘가능한 최선의 세계’는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한 블루프린트와, 그 반대쪽의 규칙도 일관성도 없는 레드프린트로 명명된 각각의 세계가 있다. 이 이야기는 전시의 기본적인 뼈대를 구성하게 된다. 작가들은 각각 이 이야기를 토대로 자신의 세계관을 담은 작품들은 선보였다. 

상상으로 구축된 가까운 미래 속 세계관 안에 배치된 작품들은 본래의 의도와 문맥에서 벗어나 단편적인 이야기들로 존재하고, 다시 정 작가에 의해 읽혀져 짧은 글로 표현된다. 결국 이 전시의 최종 결과물은 작품들과 글 묶음 두 가지의 형태로 남게 된다. 

작가들의 작품들은 이야기 속의 존재이면서도 개별적으로도 완결성을 갖는다. 곰디자인 팀은 블루프린트와 레드프린트 세계 중 어디에도 속할 수 있는 망원경을 건설해 두 세계를 관찰하고 엿볼 수 있는 가상의 장치를 세웠다. 

권아람 작가는 미디어를 통해 각종 정보를 조장하는 이면의 대상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김희천 작가는 무형의 온라인 공간에서 존재하는 혹은 존재하지 않는 ‘나’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박광수 작가는 오랜 시간 관심을 가져온 사라짐과 소멸을 표현한 작업들을 선보였다. 박아람 작가는 벽화로 제작진 페인팅과 드로잉 등으로 미술관 각 층에 나뉘어 놓인 레드 프린트와 블루프린트의 두 세계가 특유의 방식으로 엮이는 시공을 그려낸다. 

사진=플랫폼엘 제공

또 유영진 작가는 폴리우레탄 폼이나 철근 콘크리트, PVC 파이프 등을 덧붙여 만든 건물의 일부분을 건물에 기생하는 하나의 생물로 바라본다. 그리고 이를 드로잉 시리즈로 새롭게 그려냈다. 특히 이 작가가 그간 수집해오던 이미지를 바탕으로 한 설치 구조물은 전시 기간 동안 ‘의외의 공간’으로 불리는 옥상 층에 재현된다. 

이밖에도 이은새 작가는 일상의 순간을 회화로 표현한 작품을, 정희민 작가는 가상 세계의 시공간을 다양한 물성을 가진 재료에 의해 무게감과 실물감을 가지면서 실재와 가상 세계의 대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최윤 작가는 ‘시민의 숲’이라는 제목의 영상 작업을, 최하늘 작가는 정지돈 작가의 시놉시스를 읽고 역사가 부재하는 상태를 떠올려 네 점의 작품을 만들어냈다. 

‘가능한 최선의 세계’는 서울 강남구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2020년 4월 5일까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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