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여행할 때다. 현지에서는 나름 현지에서 인기 있다는 음식점 앞에서 한국인 여행자 2명이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검색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 음식점이 무엇을 팔고, 어떤 음식점인지 알고 찾았을 텐데, 그 문 앞에서 주저한 것이다.  대화가 이렇다. “000 어플에서는 좋은 평이었는데, 000 어플에서는 별이 2개 밖에 안돼. 이런 점이 안 좋다는데” “이 사람은 별을 5개 줬는데, 그 사람하고 평가가 다른데”. 그들을 주저하게 만든 것은 여행 어플에 나온 별점 평가와 리뷰들이었다. 사실 별점과 리뷰는 여행 뿐 아니라, 영화, 뮤지컬, 상품 등을 평가할 때 사용된 오래된 방식이다. 뭔가를 선택할 때 후회 없이 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알아보고, 최대한의 이익 혹은 만족은 느끼려 하는 소비자의 당연한 소비 과정 중 하나다.  그런데 그 과정이 과한 상태로 진행돼, 주(主)와 부(副)가 바뀌는 경우는 답답할 때도 있다. 특히 다른 이의 상상력 속에서 만들어진 스토리에서 재미를 찾는 뮤지컬과 영화와 달리, 새로운 장소를 찾아서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껴야 하는 여행에서, 다른 이들의 평가에 휘둘리고 그 평가에 억눌려 좌고우면하는 모습은 뭔가 어색하기까지 하다. 여행을 좋아하는 한 지인은 맛집 혹은 주요 여행지를 갈 때, 사전조사를 하되 의견은 찾아보지 않는다. 정확히는 의견을 갔다 와서 찾아본다. 자신이 느꼈던 감정, 그리고 음식의 맛은 오로지 자신이 우선이고, 다른 이의 의견은 덧붙일 뿐이다. 그러다보니 어느 때는 맛집이나 흥미로운 여행지를 찾아 기쁨을 느꼈는데, 다른 이들은 이와 반대로 별점이나 의견을 달아, 오히려 통쾌함을 느꼈다고도 한다.  별점이나 의견은 개개인이 주관적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여행은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인데, 타인의 감정이 중심이 된다면, 여행지에서의 감정은 내 감정일까 타인의 감정일까. 게다가 그 별점과 리뷰들은 ‘순간’에 대한 내용일 뿐이다. 어느 리조트에서 묵었을 때, 특별하게 불친절한 직원을 만난 기억을 리뷰에 올렸는데, 다른 이가 갔을 때 교체돼 친절한 직원들만 있는 상황이라면 그 리뷰는 적절한가.  여행지를 돌아다니다가 배고파 우연히 들어간 음식점에서 가장 황홀한 음식을 만나는 기쁨은 별점이나 리뷰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내 맛의 기억과 배고픔이다. 길을 잃어 헤매다가 찾은 여행지가 주는 기쁨도 공간에 대한 내 기억과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에서 기인하다.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내 여행의, 인생의 스토리가 된다. 그래서 여행을 가는 사람들에게 제안하곤 한다. 별점이나 리뷰를 보지 말라고.

[여행 한담] 별점? 리뷰?…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여행해야

유명준 기자 승인 2020.02.07 10:28 의견 0
 


대만을 여행할 때다. 현지에서는 나름 현지에서 인기 있다는 음식점 앞에서 한국인 여행자 2명이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검색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 음식점이 무엇을 팔고, 어떤 음식점인지 알고 찾았을 텐데, 그 문 앞에서 주저한 것이다. 

대화가 이렇다. “000 어플에서는 좋은 평이었는데, 000 어플에서는 별이 2개 밖에 안돼. 이런 점이 안 좋다는데” “이 사람은 별을 5개 줬는데, 그 사람하고 평가가 다른데”.

그들을 주저하게 만든 것은 여행 어플에 나온 별점 평가와 리뷰들이었다. 사실 별점과 리뷰는 여행 뿐 아니라, 영화, 뮤지컬, 상품 등을 평가할 때 사용된 오래된 방식이다. 뭔가를 선택할 때 후회 없이 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평가를 알아보고, 최대한의 이익 혹은 만족은 느끼려 하는 소비자의 당연한 소비 과정 중 하나다. 

그런데 그 과정이 과한 상태로 진행돼, 주(主)와 부(副)가 바뀌는 경우는 답답할 때도 있다. 특히 다른 이의 상상력 속에서 만들어진 스토리에서 재미를 찾는 뮤지컬과 영화와 달리, 새로운 장소를 찾아서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껴야 하는 여행에서, 다른 이들의 평가에 휘둘리고 그 평가에 억눌려 좌고우면하는 모습은 뭔가 어색하기까지 하다.

여행을 좋아하는 한 지인은 맛집 혹은 주요 여행지를 갈 때, 사전조사를 하되 의견은 찾아보지 않는다. 정확히는 의견을 갔다 와서 찾아본다. 자신이 느꼈던 감정, 그리고 음식의 맛은 오로지 자신이 우선이고, 다른 이의 의견은 덧붙일 뿐이다. 그러다보니 어느 때는 맛집이나 흥미로운 여행지를 찾아 기쁨을 느꼈는데, 다른 이들은 이와 반대로 별점이나 의견을 달아, 오히려 통쾌함을 느꼈다고도 한다. 

별점이나 의견은 개개인이 주관적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여행은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인데, 타인의 감정이 중심이 된다면, 여행지에서의 감정은 내 감정일까 타인의 감정일까. 게다가 그 별점과 리뷰들은 ‘순간’에 대한 내용일 뿐이다. 어느 리조트에서 묵었을 때, 특별하게 불친절한 직원을 만난 기억을 리뷰에 올렸는데, 다른 이가 갔을 때 교체돼 친절한 직원들만 있는 상황이라면 그 리뷰는 적절한가. 

여행지를 돌아다니다가 배고파 우연히 들어간 음식점에서 가장 황홀한 음식을 만나는 기쁨은 별점이나 리뷰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내 맛의 기억과 배고픔이다. 길을 잃어 헤매다가 찾은 여행지가 주는 기쁨도 공간에 대한 내 기억과 새로움에 대한 호기심에서 기인하다. 그리고 그것들이 모여 내 여행의, 인생의 스토리가 된다. 그래서 여행을 가는 사람들에게 제안하곤 한다. 별점이나 리뷰를 보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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