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뷰어스=강소영 기자] 손예진이라서, 손예진이기에 완성된 캐릭터였다.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1회가 30일 전파를 탔다. 극적인 반전이 없기에 연기력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손예진은 살아남았다. 손예진이 그리는 디테일은 예쁜 그리고 친근한 누나에 최적화 돼 있었다. 하지만 정해인의 활약은 조금 더 두고봐야할 듯 하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그냥 아는 사이로 지내던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면서 그려가게 될 진짜 연애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30일 첫 방송에서는 커피회사 슈퍼바이저로 근무하는 윤진아(손예진)가 남자친구와도 헤어지고 회사에서 자신의 잘못도 아닌 일에 휘말렸다. 이렇다 할 일 없는 일상에 오랜 친구의 동생인 서준희(정해인)가 미국에서 돌아오면서 다시 만나게 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첫 방송에서 느낀 점은 역시 ‘손예진은 예쁘다’는 것이다. 윤진아로 변신한 손예진이 오히려 더 진짜 손예진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그의 연기내공이 느껴지는 지점은 윤진아를 통해 30대 여성으로 살아가는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는 것이다. 사랑을 알지만 또 모를 것도 같은 나이가 30대라는 것을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을 공감케 한다.
(사진=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캡처)
진아는 회사원으로 프로페셔널한 모습이지만 전혀 행복해보이지 않는다. 상사의 성희롱이 언짢지만 웃어넘기고, 발이 아프도록 구두를 신고 여기저기를 뛰어다닌다. 이는 직장인 여성들의 공감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극 중 손예진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더해져 누군가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또 두 주인공의 비주얼도 말할 나위 없이 청순하다. 안판석 감독 특유의 영상미도 극이 진행될수록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개가 밋밋하다는 느낌이다. 진아의 일상 속 디테일에 집중하다보니 재미는 떨어질 수밖에. 책이라면 가독성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저 오래된 누나와 동생의 모습만 보여 전개가 답답한 면도 있다. 스토리를 모르는 시청자라면 두 사람의 사이가 어떻게 변화할지 가늠하기에는 부족하다. 느린 스토리 전개 때문에 정해인의 역할도 덩달아 밋밋해보인다.
시청자들은 “채널 돌리다 손예진 때문에 봤다” “두 주인공 케미가 좋다” “영화 보는 느낌” “오랜만에 설렌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특히 두 주인공의 외모에 대한 칭찬이 자자했다. 그만큼 두 사람의 어깨도 무겁다. 비주얼 뿐 아니라 연기력에서 인정받아야 할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사진=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캡처)
손예진은 옆집 누나 같은 연기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그러나 정해인은 연기력도 검증돼야 한다는 반응도 있다. 1회 결말에 대해서도 분분하다. 두 사람의 상황이 진전되는 모습을 기대하다가 끝났다는 평이 나온다. 다만 다음 회에서 그려질 두 사람의 변화가 기다려진다는 반응이 여전한 기대감을 반영한다.
여러 반응이 엇갈리는 와중에도 흥행가능성을 점쳐볼만한 단서들이 나온다. 31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1회는 1.8%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종편 프로그램 1위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그러나 앞서 방영한 ‘비긴어게인2’가 1.9%의 시청률을 보여 드라마까지 연속성으로 시청률이 올랐을 수 있다. 흔히 하는 드라마의 흥행 공식을 따라가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진아가 진짜 사랑을 깨닫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 요소가 주관적이어서 매니아층을 이룰 확률도 있다. 하지만 손예진은 남녀 모두에 팬층이 넓고. 정해인은 라이징스타로서 팬들을 보유하고 있어 나쁘지만은 않은 결과를 조심스레 예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