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손명수 제2차관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못 살겠다 갈아보자"  이 선거 구호는 지난 1956년 제3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속한 자유당에 대항해 민주당이 내건 선거 구호였다. 장기 집권을 꿈꾸며 마음대로 개헌을 일삼았던 집권당에 대한 반발의 의미이자 국민들에게 정권 교체를 호소했던 이 구호는 아이러니하게도 2020년 현재 여당으로 국가를 책임지고 있는 민주당에 고스란히 다시 돌아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이후 약 3년간 30번에 가까운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집값, 투기 등을 잡기 위해 많은 방법을 썼지만 치솟는 집값은 잡히지 않았고 현재도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며 과거 민주당의 구호를 다시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통위원회에 출석해 "법인과 다주택자가 내놓은 것을 30대가 영끌해서 샀다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라는 발언으로 업계와 대중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김 장관이 언급한 '영끌'은 '영혼까지 끌어모으다'는 뜻의 신조어로, 부동산 시장에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쓰인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김 장관의 발언은 연이은 대책과 멈추지 않는 집값으로 혼란과 좌절감을 동시에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뉘앙스로 들린다. 실제로 많은 누리꾼 역시 정부가 책임을 내부가 아닌 30대, 젊은 층 등 외부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고공행진 중인 집값을 바라보며 지금 아니면 집을 살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집을 사는 서민들을 투기 세력으로 치부하는 게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물론 김 장관은 대출이라도 받아 무조건 주택만 구입하면 된다는 젊은 층에게 '노파심'을 적용해 이야기한 것이겠지만, 내면에는 쏟아지는 매물로 인해 떨어져야 하는 집값을 젊은층이 받아주는 바람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취지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값과 전셋값을 폭등시켜 온 국민의 영혼을 탈탈 털리게 만든 주무부처의 장관이 할 소리인가"라면서 "김 장관은 유체이탈 화법 말고 집값, 전셋값 폭등과 그동안 집값 잡힌다고 사기 친 것부터 국민들께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실제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천장을 뚫으며 올라가는 집값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며 책임을 피해갔다. 김 장관은 지난 6월 집값 급등에 대해 "전 정부에서 모든 부동산 규제들이 풀어진 상태에서 (정권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또 부동산 관련 통계 역시 대중이 보는 시선이 아닌 다른 잣대를 적용해 교묘하게 눈속임이 가득한 발표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강남구 은마아파트 등 지금도 신고가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0세 미만의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이달 131을 기록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올랐다. 이미 집값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상승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정부의 바람과 달리 집값이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국민의 불만 역시 집값처럼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않고 "안타깝다"는 말을 핑계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마저 국민에게 돌린다면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대중의 구호는 현실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최동수의 부동산;View] '영끌'해서 집 산다는 30대…"안타깝다"며 떠넘기는 안일한 정부

연이은 정책에도 집값 상승하자 떠넘기기 전개
자칫 국민을 투기 세력으로 규정할 수 있어 논란

최동수 기자 승인 2020.08.28 10:00 | 최종 수정 2020.08.31 09:06 의견 0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손명수 제2차관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못 살겠다 갈아보자" 

이 선거 구호는 지난 1956년 제3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속한 자유당에 대항해 민주당이 내건 선거 구호였다. 장기 집권을 꿈꾸며 마음대로 개헌을 일삼았던 집권당에 대한 반발의 의미이자 국민들에게 정권 교체를 호소했던 이 구호는 아이러니하게도 2020년 현재 여당으로 국가를 책임지고 있는 민주당에 고스란히 다시 돌아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이후 약 3년간 30번에 가까운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집값, 투기 등을 잡기 위해 많은 방법을 썼지만 치솟는 집값은 잡히지 않았고 현재도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부의 무능함을 비판하며 과거 민주당의 구호를 다시 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교통위원회에 출석해 "법인과 다주택자가 내놓은 것을 30대가 영끌해서 샀다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느낀다"라는 발언으로 업계와 대중들의 분노를 자극했다. 김 장관이 언급한 '영끌'은 '영혼까지 끌어모으다'는 뜻의 신조어로, 부동산 시장에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마련했다는 의미로 쓰인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김 장관의 발언은 연이은 대책과 멈추지 않는 집값으로 혼란과 좌절감을 동시에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뉘앙스로 들린다. 실제로 많은 누리꾼 역시 정부가 책임을 내부가 아닌 30대, 젊은 층 등 외부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고공행진 중인 집값을 바라보며 지금 아니면 집을 살 수 없을 것 같은 불안감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집을 사는 서민들을 투기 세력으로 치부하는 게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물론 김 장관은 대출이라도 받아 무조건 주택만 구입하면 된다는 젊은 층에게 '노파심'을 적용해 이야기한 것이겠지만, 내면에는 쏟아지는 매물로 인해 떨어져야 하는 집값을 젊은층이 받아주는 바람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취지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값과 전셋값을 폭등시켜 온 국민의 영혼을 탈탈 털리게 만든 주무부처의 장관이 할 소리인가"라면서 "김 장관은 유체이탈 화법 말고 집값, 전셋값 폭등과 그동안 집값 잡힌다고 사기 친 것부터 국민들께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앞서 실제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천장을 뚫으며 올라가는 집값의 원인을 외부로 돌리며 책임을 피해갔다. 김 장관은 지난 6월 집값 급등에 대해 "전 정부에서 모든 부동산 규제들이 풀어진 상태에서 (정권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또 부동산 관련 통계 역시 대중이 보는 시선이 아닌 다른 잣대를 적용해 교묘하게 눈속임이 가득한 발표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강남구 은마아파트 등 지금도 신고가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0세 미만의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이달 131을 기록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올랐다.

이미 집값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상승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정부의 바람과 달리 집값이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국민의 불만 역시 집값처럼 꾸준하게 오르고 있다.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않고 "안타깝다"는 말을 핑계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마저 국민에게 돌린다면 '못 살겠다 갈아보자'는 대중의 구호는 현실로 나타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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