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비 더 블루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짙은 바다 속으로 잠수하겠다”는 말을 들으면 보통 무언가를 포기하고 싶거나 외면하고 싶거나, 어두운 심정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가수 제비 더 블루(Jebi The Blue, 차상윤)도 그랬다. 그는 아직 출발도 안 했는데 넘어진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모든 것을 외면하고 저 깊은 곳으로 빠져들고 싶어 시린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자신의 모습을 대면하고 난 뒤에 자유를 얻었다. 이 자유는 스스로가 좋아하는 ‘나’를 찾아갈 수 있는 용기이기도 했다. 세상을 외면하고자 푸르른 바다로 뛰어든 제비 더 블루는 그렇게 자신의 세상과 마주했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바로 ‘다이브 인투 유(Dive into you)’다. “원래 정규앨범에 넣으려던 곡이었어요. 그런데 모든 게 마음대로 되나요. 정규는 삼바, 브라질 느낌인데 ‘다이브 인투 유’는 피비알앤비 장르가 돼서 따로 발표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때그때 듣는 음악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곡을 만들 당시 대니얼 시저(Daniel Caesar) 같은 가수들의 노래를 주로 들었거든요” 제비 더 블루는 “해외 유명감독들도 작품을 찍을 때마다 한 앨범만 듣고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고 하더라”면서 그런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변덕(?)과 달리 멋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그때그때 바뀌는 취향은 그에게 아쉬운 점일까. 그건 또 아니다. 여러 가지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브 인투 유’ 역시 ‘풍경’ ‘바다’ ‘서핑’과 같은 키워드에 꽂혀 나오게 된 곡이다. “풍경, 그 중에서도 바다를 떠올릴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어요. 여름을 좋아하거든요. 파도에 꽂힌지라 서핑과 관련해 쓰고 싶었는데 한 번도 안 해봐서 어떤 느낌인지 상상이 잘 안 되더라고요. 아무리 써도 거짓으로 나오고요. 그러다가 조지(Joji)의 ‘인 텅스(In Tongues)’ 앨범 커버를 보고 ‘아, 이거다!’ 싶었어요” (왼쪽부터) 'Dive into you' 커버, 'In Tongues' 커버 ‘인 텅스’의 커버에는 물에 잠수하는 사람의 모습이 담겨있다. 빈티지한 색감이 입혀진 파란색이 돋보인다. 제비 더 블루의 ‘다이브 인투 유’ 역시 파란색이 이미지 톤을 이룬다. 침대를 둘러싼 외곽에는 파도가 치는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딥블루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심해로 내려가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요. 살다보면 잠수하고 싶을 때 많잖아요. 나도 원래 낯도 많이 가리고 소심하고 사실 친구가 필요 없는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음악을 하다 보니 자꾸 밖으로 돌아다니게 되더라고요. 성격이 변했죠. 그러다 보니 내가 아닌 내가 되려고 노력하면서 산 것 같아요. 음악하면 왠지 잘 놀아야 할 것 같고 술도 잘 마셔야 할 것 같고, 또 원래는 힙합을 했으니 더 거칠어야 할 것 같고. 그런데 나이가 드니 점점 원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더라고요. 올해 목표도 ‘인간관계 줄이기’에요” 제비 더 블루는 “지금의 모습은 예전과 다른 거냐”고 묻자 “엄청 바뀌었다”고 말했다. 말로 표현하자면 ‘변화’이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원래의 나로 돌아온 것’이다. 그는 내가 알고 있던 나와 사람들과 부딪히며 만들어진 나, 이 두 자아 사이에서 고민했다. 이제는 “지금의 내가 더 마음에 든다”고 단박에 대답할 수 있게 됐다. 둘 다 내 모습이지만 자신이 더 좋아하는 모습을 택하겠다는 것.  “물 속 깊이 잠든 너 / 널 깨우고 싶은걸 / 다가갈 수 있을까 / 호흡이 네게 닿을까 / 어푸어푸 / 어설프게 / 발걸음이 / 춤을 추네”(‘Dive into you’ 中) 이런 용기는 밴드였던 제비 더 블루가 변화를 겪는 과정과 맞물려 더 발휘됐다. 현재 제비 더 블루는 멤버 차상윤 1인 체제로 움직인다. ‘다이브 인투 유’는 밴드 해체 이후 혼자서 내는 첫 번째 곡이다. (사진=제비 더 블루 제공) “지난해 밴드가 해체됐어요. 밴드를 하다 보니 혼자 작업하는 방식이 더 잘 맞는다는 걸 깨달은 거죠. 예를 들어 어떤 곡을 발라드 장르로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멤버들을 거쳐 록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물론 이런 점이 밴드의 재미이긴 해요. 그런데 내가 그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못 잡은 것 같아요. 원래는 이게 좋았는데 들어보니 이 장르도 좋다든가. 노래가 나오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도 있고요.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니니 원하는 색깔의 정규앨범을 빨리 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멤버들도 자주 바뀌면서 서로 힘이 빠진 것 같아요” 제비 더 블루는 “함께 고생한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새롭게 나아갈 앞날에 기대를 품었다.  “신곡 ‘다이브 인투 유’는 마치 ‘신호탄’ 같은 느낌의 곡이랄까요. 목적이 없으면 길을 잃기 쉬운데 나아갈 방향이 설정된 듯해요. 어떻게 보면 날 위한 노래 같기도 하고요. 밴드가 해체되고 무기력하게 있을 수 있는데 이 곡을 통해 스스로에게 ‘그럴 때가 아니야’라고 말해줄 수 있었어요. 이제 앞으로 준비하는 것들은 시간이 지나도 부끄럽지 않을 듯해요. ‘이걸로 성공해야지’ 그런 생각들을 버리고 하고 싶은 것들에만 집중할 생각이에요” 제비 더 블루의 정규앨범은 올 여름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앨범에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방향성과 사뭇 다르지만 한편으로는 제비 더 블루 안에 내재되어 있던 진짜 색깔이 담긴다. 더불어 그는 자신을 돌아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꿈, 소중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꺼내 놓을 생각이다.  “언젠가 뉴스를 보면서 울었던 적이 있어요. 무너진 건물에 깔린 생존자를 인터뷰한 내용이인데 그 사람이 ”내 꿈은 아내와 딸과 행복하게 사는 거였다“고 말했어요. 그 당시 나는 음악과 성공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시기였거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꿈이 허황되어 보이더라고요. 내가 생각할 때 나는 진짜 별 거 아니에요. 생각해보면 음악을 할 수 있는 것도 모두가 기여해주신 덕분이죠. 부모님부터 영감을 준 사람들, 친구들, 하물며 나를 둘러싼 환경까지요. 음악을 하는 이유가 내 존재를 남기고 싶어서인데, 그 음악에는 나뿐만 아니라 이들 역시 들어가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마주보기] 희망 속으로 잠수하는 제비 더 블루

이소희 기자 승인 2019.01.15 10:44 | 최종 수정 2138.01.29 00:00 의견 0
(사진=제비 더 블루 제공)
(사진=제비 더 블루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짙은 바다 속으로 잠수하겠다”는 말을 들으면 보통 무언가를 포기하고 싶거나 외면하고 싶거나, 어두운 심정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가수 제비 더 블루(Jebi The Blue, 차상윤)도 그랬다. 그는 아직 출발도 안 했는데 넘어진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모든 것을 외면하고 저 깊은 곳으로 빠져들고 싶어 시린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러자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자신의 모습을 대면하고 난 뒤에 자유를 얻었다. 이 자유는 스스로가 좋아하는 ‘나’를 찾아갈 수 있는 용기이기도 했다. 세상을 외면하고자 푸르른 바다로 뛰어든 제비 더 블루는 그렇게 자신의 세상과 마주했다. 그렇게 탄생한 곡이 바로 ‘다이브 인투 유(Dive into you)’다.

“원래 정규앨범에 넣으려던 곡이었어요. 그런데 모든 게 마음대로 되나요. 정규는 삼바, 브라질 느낌인데 ‘다이브 인투 유’는 피비알앤비 장르가 돼서 따로 발표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때그때 듣는 음악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곡을 만들 당시 대니얼 시저(Daniel Caesar) 같은 가수들의 노래를 주로 들었거든요”

제비 더 블루는 “해외 유명감독들도 작품을 찍을 때마다 한 앨범만 듣고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고 하더라”면서 그런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변덕(?)과 달리 멋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그때그때 바뀌는 취향은 그에게 아쉬운 점일까. 그건 또 아니다. 여러 가지를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이브 인투 유’ 역시 ‘풍경’ ‘바다’ ‘서핑’과 같은 키워드에 꽂혀 나오게 된 곡이다.

“풍경, 그 중에서도 바다를 떠올릴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어요. 여름을 좋아하거든요. 파도에 꽂힌지라 서핑과 관련해 쓰고 싶었는데 한 번도 안 해봐서 어떤 느낌인지 상상이 잘 안 되더라고요. 아무리 써도 거짓으로 나오고요. 그러다가 조지(Joji)의 ‘인 텅스(In Tongues)’ 앨범 커버를 보고 ‘아, 이거다!’ 싶었어요”

(왼쪽부터) 'Dive into you' 커버, 'In Tongues' 커버
(왼쪽부터) 'Dive into you' 커버, 'In Tongues' 커버

‘인 텅스’의 커버에는 물에 잠수하는 사람의 모습이 담겨있다. 빈티지한 색감이 입혀진 파란색이 돋보인다. 제비 더 블루의 ‘다이브 인투 유’ 역시 파란색이 이미지 톤을 이룬다. 침대를 둘러싼 외곽에는 파도가 치는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딥블루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심해로 내려가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요. 살다보면 잠수하고 싶을 때 많잖아요. 나도 원래 낯도 많이 가리고 소심하고 사실 친구가 필요 없는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음악을 하다 보니 자꾸 밖으로 돌아다니게 되더라고요. 성격이 변했죠. 그러다 보니 내가 아닌 내가 되려고 노력하면서 산 것 같아요. 음악하면 왠지 잘 놀아야 할 것 같고 술도 잘 마셔야 할 것 같고, 또 원래는 힙합을 했으니 더 거칠어야 할 것 같고. 그런데 나이가 드니 점점 원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더라고요. 올해 목표도 ‘인간관계 줄이기’에요”

제비 더 블루는 “지금의 모습은 예전과 다른 거냐”고 묻자 “엄청 바뀌었다”고 말했다. 말로 표현하자면 ‘변화’이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원래의 나로 돌아온 것’이다. 그는 내가 알고 있던 나와 사람들과 부딪히며 만들어진 나, 이 두 자아 사이에서 고민했다. 이제는 “지금의 내가 더 마음에 든다”고 단박에 대답할 수 있게 됐다. 둘 다 내 모습이지만 자신이 더 좋아하는 모습을 택하겠다는 것. 

“물 속 깊이 잠든 너 / 널 깨우고 싶은걸 / 다가갈 수 있을까 / 호흡이 네게 닿을까 / 어푸어푸 / 어설프게 / 발걸음이 / 춤을 추네”(‘Dive into you’ 中)

이런 용기는 밴드였던 제비 더 블루가 변화를 겪는 과정과 맞물려 더 발휘됐다. 현재 제비 더 블루는 멤버 차상윤 1인 체제로 움직인다. ‘다이브 인투 유’는 밴드 해체 이후 혼자서 내는 첫 번째 곡이다.

(사진=제비 더 블루 제공)
(사진=제비 더 블루 제공)

“지난해 밴드가 해체됐어요. 밴드를 하다 보니 혼자 작업하는 방식이 더 잘 맞는다는 걸 깨달은 거죠. 예를 들어 어떤 곡을 발라드 장르로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멤버들을 거쳐 록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물론 이런 점이 밴드의 재미이긴 해요. 그런데 내가 그 사이에서 무게중심을 못 잡은 것 같아요. 원래는 이게 좋았는데 들어보니 이 장르도 좋다든가. 노래가 나오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것도 있고요. 나이가 어린 것도 아니니 원하는 색깔의 정규앨범을 빨리 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멤버들도 자주 바뀌면서 서로 힘이 빠진 것 같아요”

제비 더 블루는 “함께 고생한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새롭게 나아갈 앞날에 기대를 품었다. 

“신곡 ‘다이브 인투 유’는 마치 ‘신호탄’ 같은 느낌의 곡이랄까요. 목적이 없으면 길을 잃기 쉬운데 나아갈 방향이 설정된 듯해요. 어떻게 보면 날 위한 노래 같기도 하고요. 밴드가 해체되고 무기력하게 있을 수 있는데 이 곡을 통해 스스로에게 ‘그럴 때가 아니야’라고 말해줄 수 있었어요. 이제 앞으로 준비하는 것들은 시간이 지나도 부끄럽지 않을 듯해요. ‘이걸로 성공해야지’ 그런 생각들을 버리고 하고 싶은 것들에만 집중할 생각이에요”

제비 더 블루의 정규앨범은 올 여름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앨범에는 지금까지 보여줬던 방향성과 사뭇 다르지만 한편으로는 제비 더 블루 안에 내재되어 있던 진짜 색깔이 담긴다. 더불어 그는 자신을 돌아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꿈, 소중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꺼내 놓을 생각이다. 

“언젠가 뉴스를 보면서 울었던 적이 있어요. 무너진 건물에 깔린 생존자를 인터뷰한 내용이인데 그 사람이 ”내 꿈은 아내와 딸과 행복하게 사는 거였다“고 말했어요. 그 당시 나는 음악과 성공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시기였거든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꿈이 허황되어 보이더라고요. 내가 생각할 때 나는 진짜 별 거 아니에요. 생각해보면 음악을 할 수 있는 것도 모두가 기여해주신 덕분이죠. 부모님부터 영감을 준 사람들, 친구들, 하물며 나를 둘러싼 환경까지요. 음악을 하는 이유가 내 존재를 남기고 싶어서인데, 그 음악에는 나뿐만 아니라 이들 역시 들어가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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