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는 백성(관객)들은 원캐스트(한 역할을 한 배우가 소화하는) 잖아요. 관객들이 공연만 보는 게 아니라, 작품에서 함께 호흡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이하 ‘스웨그에이지’)에 출연 중인 배우 이휘종은 무엇보다 관객들과의 호흡을 중요시 했다. 신나는 음악에 몸을 맡긴 채 몸을 덩실거릴 때도, 감정이 차올라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그의 시선은 관객을 향해 있었다. 신인답지 않은 패기와 열정, 여유가 이휘종에게 더 느껴졌다. ‘스웨그에이지’는 시조(時調)를 국가 이념으로 삼고 있는 상상 속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다. 이휘종은 극 중 단이 역을 맡아 운율과 라임을 살린 시조로 한(恨)을 승화시키고 있다. 이휘종은 관객들을 ‘백성’이라고 표현했다. 객석까지 환하게 비추는 ‘스웨그에이지’의 조명은, 관객들을 백성으로 만들어 버린다. 한 섞인 시조를 읊어내는 배우들을 바라만 보는 수동적인 관객이 아니라, 작품에 함께 하는 능동적인 관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무대에 오르면 백성들과 같이 울고 싶다. 선조들의 한이 우리에게도 전해진 거 같다. 연습할 때는 내가 맡은 것만 소화하기 바빠서 안 보였었는데, 관객을 마주하니 억압당한 선조들의 소리가 더 느껴지는 거 같다.” 이휘종은 ‘울고 싶다’라고 말했지만, 무대 위 이휘종은 ‘날아다닌다’라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즐거워 보인다. 그가 맡은 단이라는 인물은 천민의 자식으로 손가락질을 받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어디서나 당당하게 목소리를 낸다. “즐거워 보일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함께 하는 백성(관객)들은 원캐스트(한 역할을 한 배우가 소화하는) 아닌가. 공연만 보는 게 아니라, 관객들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관객들에게 에너지를 받기도 하지만, 난 주로 분출하는 편이다. 내가 즐거워야 관객들도 즐겁다는 생각으로 더 에너지를 태우고 있다. 단이가 극을 끌고 가기도 하니까, 책임감도 막중하다.” 무대에서 시조를 읊고, 춤도 추고, 정말 쉴 틈이 없다. 특히 시조라고 부르지만, 운율과 라임이 살아 있는 랩을 연상케 해 귀가 즐겁다. 춤 역시 한국 무용의 아름다움과 힙합의 파워풀함이 더해져 눈이 재밌다. 이휘종은 연습에 연습을 거쳐 ‘거침없는 단이’가 됐다고 말했다.  “난 아날로그 감성의 소유자다. 기타치고 책 읽는 거 좋아하는(웃음). TV나 영상 등을 통해 랩을 하는 분들을 보면 ‘왜 저렇게 화가 나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이번 무대를 통해 랩도 하고, 아이돌 군무도 한다(웃음). 정말 쉽지 않다. 난 다른 작품에서도 춤을 춰 본적이 없다, ‘스웨그웨이지’ 시작할 때도 ‘댄스 부진아’였다. 정말 연습으로 이 정도까지 소화하는 거다. 랩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배워본 적도 없고, 잘하지도 못해 연습이 해결책이었다. 연습의 과정을 통해 단이의 생각에 집중하게 됐다.” ‘스웨그에이지’에서 그리는 조선은 상상 속의 모습답게 의상도 독특하고, 분위기도 신비하다.이휘종이 단이라는 인물을 통해 조선의 분위기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을까. 그는 “창작진들이 그리고 싶은 조선시대의 색이 강했다. 덕분에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상상 속 조선을 구현하는 데에는 의상의 힘도 크다. 의상에 따라 자세도 바뀌지 않나. ‘스웨그에이지’ 의상은 고전적이면서, 현대적이다. 거기에 힙합이 더해졌다. 무대에 오르는 다른 백성들의 옷은 조선시대 느낌이 나지만, 나와 골빈당 멤버들은 좀 특이한 느낌이다. 백성들 옷 때문에 ‘여기가 조선이었지?’ 상기하게 된다.” 시조가 국가 이념이었지만, 역모 사건으로 인해 백성들이 시조를 읊는 것이 금지된 시대다.  하지만 15년 만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조선시조자랑이 열리고, 왕은 백성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조선을 바꾸고자 하는 이들이 뭉친 비밀사조단 골빈당의 힘이었고, 그 중심엔 단이가 있다. “우리의 작은 목소리가 세상을 바꾼 셈이다. 정말 의미 있지 않나. ‘스웨그에이지’를 본 관객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니길 바란다. 포장을 잘 해서라도,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뜨거움 말이다. 본인이 갖고 있는 고민을 품고 있으면 곪아 터진다. 단이를 통해 가슴속의 한을 끌어내고, 기대하고 소망하는 마음속 불씨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주보기①] 이휘종 “‘스웨그에이지’, 백성들과 함께 하죠”

김진선 기자 승인 2019.08.19 16:18 | 최종 수정 2139.04.06 00:00 의견 0

“함께 하는 백성(관객)들은 원캐스트(한 역할을 한 배우가 소화하는) 잖아요. 관객들이 공연만 보는 게 아니라, 작품에서 함께 호흡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뮤지컬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이하 ‘스웨그에이지’)에 출연 중인 배우 이휘종은 무엇보다 관객들과의 호흡을 중요시 했다. 신나는 음악에 몸을 맡긴 채 몸을 덩실거릴 때도, 감정이 차올라 눈시울이 붉어질 때도, 그의 시선은 관객을 향해 있었다. 신인답지 않은 패기와 열정, 여유가 이휘종에게 더 느껴졌다.

‘스웨그에이지’는 시조(時調)를 국가 이념으로 삼고 있는 상상 속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다. 이휘종은 극 중 단이 역을 맡아 운율과 라임을 살린 시조로 한(恨)을 승화시키고 있다.

이휘종은 관객들을 ‘백성’이라고 표현했다. 객석까지 환하게 비추는 ‘스웨그에이지’의 조명은, 관객들을 백성으로 만들어 버린다. 한 섞인 시조를 읊어내는 배우들을 바라만 보는 수동적인 관객이 아니라, 작품에 함께 하는 능동적인 관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무대에 오르면 백성들과 같이 울고 싶다. 선조들의 한이 우리에게도 전해진 거 같다. 연습할 때는 내가 맡은 것만 소화하기 바빠서 안 보였었는데, 관객을 마주하니 억압당한 선조들의 소리가 더 느껴지는 거 같다.”

이휘종은 ‘울고 싶다’라고 말했지만, 무대 위 이휘종은 ‘날아다닌다’라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로 즐거워 보인다. 그가 맡은 단이라는 인물은 천민의 자식으로 손가락질을 받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어디서나 당당하게 목소리를 낸다.

“즐거워 보일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함께 하는 백성(관객)들은 원캐스트(한 역할을 한 배우가 소화하는) 아닌가. 공연만 보는 게 아니라, 관객들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관객들에게 에너지를 받기도 하지만, 난 주로 분출하는 편이다. 내가 즐거워야 관객들도 즐겁다는 생각으로 더 에너지를 태우고 있다. 단이가 극을 끌고 가기도 하니까, 책임감도 막중하다.”

무대에서 시조를 읊고, 춤도 추고, 정말 쉴 틈이 없다. 특히 시조라고 부르지만, 운율과 라임이 살아 있는 랩을 연상케 해 귀가 즐겁다. 춤 역시 한국 무용의 아름다움과 힙합의 파워풀함이 더해져 눈이 재밌다. 이휘종은 연습에 연습을 거쳐 ‘거침없는 단이’가 됐다고 말했다. 

“난 아날로그 감성의 소유자다. 기타치고 책 읽는 거 좋아하는(웃음). TV나 영상 등을 통해 랩을 하는 분들을 보면 ‘왜 저렇게 화가 나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이번 무대를 통해 랩도 하고, 아이돌 군무도 한다(웃음). 정말 쉽지 않다. 난 다른 작품에서도 춤을 춰 본적이 없다, ‘스웨그웨이지’ 시작할 때도 ‘댄스 부진아’였다. 정말 연습으로 이 정도까지 소화하는 거다. 랩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배워본 적도 없고, 잘하지도 못해 연습이 해결책이었다. 연습의 과정을 통해 단이의 생각에 집중하게 됐다.”

‘스웨그에이지’에서 그리는 조선은 상상 속의 모습답게 의상도 독특하고, 분위기도 신비하다.이휘종이 단이라는 인물을 통해 조선의 분위기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을까. 그는 “창작진들이 그리고 싶은 조선시대의 색이 강했다. 덕분에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상상 속 조선을 구현하는 데에는 의상의 힘도 크다. 의상에 따라 자세도 바뀌지 않나. ‘스웨그에이지’ 의상은 고전적이면서, 현대적이다. 거기에 힙합이 더해졌다. 무대에 오르는 다른 백성들의 옷은 조선시대 느낌이 나지만, 나와 골빈당 멤버들은 좀 특이한 느낌이다. 백성들 옷 때문에 ‘여기가 조선이었지?’ 상기하게 된다.”

시조가 국가 이념이었지만, 역모 사건으로 인해 백성들이 시조를 읊는 것이 금지된 시대다.  하지만 15년 만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조선시조자랑이 열리고, 왕은 백성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조선을 바꾸고자 하는 이들이 뭉친 비밀사조단 골빈당의 힘이었고, 그 중심엔 단이가 있다.

“우리의 작은 목소리가 세상을 바꾼 셈이다. 정말 의미 있지 않나. ‘스웨그에이지’를 본 관객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니길 바란다. 포장을 잘 해서라도,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뜨거움 말이다. 본인이 갖고 있는 고민을 품고 있으면 곪아 터진다. 단이를 통해 가슴속의 한을 끌어내고, 기대하고 소망하는 마음속 불씨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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